▲MBC 라디오 <싱글벙글쇼>의 배너 사진.
MBC
지금까지 싱글벙글쇼를 이끌어 온 두 개의 기둥은 '청취자와의 공감'과 '통렬한 시사풍자'에 있었다. 사연과 전화연결을 통해 청취자와 깊이 공감했다. 그리고 라디오에 귀를 맡긴 서민들을 위해 쉽게 정치를 비유하고 풀어내며 막힌 속을 뻥 뚫어줬다.
코너의 경계가 확실하고, 다소 예스러운 콩트가 가득한 라디오 프로그램이 현재까지 명성을 이어온 데는 진행자 강석과 김혜영의 헌신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각각 36년간, 33년간 부스를 떠나지 않고, 심지어는 신혼여행 때도 이원 생중계를 한 이들의 노력과 청취자를 향한 진심이 지금까지의 역사를 만들어 온 것이다.
이런 <싱글벙글쇼>의 계보는 후배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SBS는 1990년 개국 당시부터 시사풍자 프로그램인 <와와쇼>를 만들어 한동안 진행했고, tbs교통방송 역시 < 9595쇼 >를 만들어 청취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후배 DJ인 최양락도 MBC에서 한동안 개그와 풍자, 성대모사를 곁들인 <재미있는 라디오>를 진행했었다.
분위기 쇄신 위해 새로운 진행자 기용
하지만 역사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는 법. MBC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팟캐스트를 통해 인기를 끈 정영진씨와 가수 배기성씨를 기용, <싱글벙글쇼>의 명성을 이어가려고 한다.
MBC에서 새로운 진행자가 나선다며 보도자료를 낸 것이 지난 6일. 그리고 청취자들이 진행자 교체의 소식을 들은 시점 역시 6일, 진행자들의 입을 통해서였다. 36년, 일수로만 따지면 1만 3천여 일을 함께했던 진행자와 청취자에게 이별을 위한 준비시간은 짧기만 하다.
일부 청취자들은 반발하기도 했다. "중학교 때부터 들었던 라디오 프로그램을 중학생 아들을 둘 때까지 들었는데, 겨우 5일 전에 알려주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는 반응부터 "싱글벙글쇼가 이대로 끝나면 이제 MBC 라디오를 끊겠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올 정도.
대부분의 청취자들은 라디오를 일상이자 친구처럼 곁에 두고 매일 듣는다. 30여 년을 함께 한 프로그램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싱글벙글쇼> 개편과정에서 청취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김혜영 DJ는 인터뷰에서 "방송사에서 한 달 전 알려줬다"며 사전에 두 DJ의 하차가 예정되어 있었음을 알렸다. 최소 한 달 전부터라도 남은 시간 동안 청취자들이 라디오에 더 집중할 수 있게, 그리고 후임 DJ를 기꺼이 맞이할 수 있게 시간을 줬다면 어땠을까.
물론 MBC는 두 DJ에게 골든마우스와 감사패를 수여하는 등 예우를 갖췄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의 정든 진행자 하차가 '끝'이 아닌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앞으로는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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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