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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삼성화재 '빅딜', 누가 더 잘한 거래일까

[프로배구] 선수 7명 오간 대형 트레이드 성사, 송희채-이호건-황경민-노재욱 포함

20.04.30 07:07최종업데이트20.04.3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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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남자부 1위 우리카드와 5위 삼성화재가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우리카드 위비 구단과 삼성화재 블루팡스 구단은 2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카드의 노재욱, 김광국, 황경민, 김시훈이 삼성화재로 이적하고 삼성화재의 송희채, 류윤식, 이호건이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는 4: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무려 7명의 선수가 하루 아침에 소속팀이 바뀌는 근래 보기 드문 엄청난 규모의 대형 트레이드였다.

선수들의 면면을 봐도 각 팀의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송희채는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의 2연패 주역이자 삼성화재 이적 당시 3억 8000만 원의 몸값을 받은 선수다. 노재욱은 2016-2017 시즌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챔프전 우승할 당시 주전 세터였고 이호건과 황경민은 2017-2018 시즌과 2018-2019 시즌 신인왕 출신이다. 핵심선수 한두 명에 구색 맞추기용(?) 선수들이 일부 포함된 실속 없는 트레이드가 아니라는 뜻이다.

입대 앞둔 송희채는 미래 위한 투자, 이호건 세터 활약이 관건
 
 이호건은 우리카드로 이적하면서 명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을 만난다.
이호건은 우리카드로 이적하면서 명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을 만난다.한국배구연맹
 
코로나19 사태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긴 했지만 우리카드는 2019-2020 시즌을 1위로 마쳤다. 창단 후 9시즌 동안 한 번도 봄 배구를 해보지 못했던 만년 하위 우리카드가 2018-2019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이어 2019-2020 시즌 정규리그 1위까지 차지한 강호로 급부상한 것이다. 나경복, 한성정, 황경민 등 대학배구의 스타 선수들을 꾸준히 영입한 효과가 드디어 성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2019-2020 시즌 정규리그 MVP 나경복과 2018-2019 시즌 신인왕 황경민은 아직 군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지난 14일 연봉 4억 5000만 원에 우리카드와 FA 계약을 체결한 나경복이 트레이드 불가 선수가 된 가운데 우리카드는 197cm의 한성정 대신 194cm의 황경민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아무래도 신체조건과 병역문제(한성정은 면제)가 두 선수의 운명을 바꿨을 확률이 높다.

노재욱 세터는 2018년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우리카드로 이적해 두 시즌 동안 주전 세터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노재욱 역시 아직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허리에 고질적인 부상을 안고 있다. 여기에 군복무를 마친 백업세터 김광국은 어느덧 한국나이로 34세의 노장이 됐다. 이에 우리카드는 세터진을 젊은 선수로 교체하기 위해 두 세터를 한꺼번에 삼성화재로 보냈다.

새로 영입한 송희채는 이미 오는 5월18일 일반병으로 입대가 예정돼 있다. 우리카드는 오는 2021-2022 시즌까지 나경복을 활용한 후 돌아오는 송희채와 입대하는 나경복을 '바통터치' 시킬 계획이다. 대한항공 점보스 시절 신영철 감독의 지도를 받은 적 있는 류윤식은 지난 16일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친 윙스파이커로 한성정의 백업이나 포지션 경쟁상대로 활용가치가 높은 선수다.

이번 트레이드에서 우리은행의 성패를 결정할 선수는 프로에서 세 시즌을 보낸 세터 이호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력 빅스톰 시절이던 2017-2018 시즌 신인왕을 차지했던 이호건은 지난 24일 FA 박철우의 보상 선수로 삼성화재에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삼성화재 선수가 된 지 5일 만에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우리카드로 이적하게 됐다. 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을 만난 이호건이 '우승후보' 우리카드의 주전 자리를 감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인왕 출신' 황경민, 박철우 없는 삼성화재의 새 토종 에이스
 
 우리카드의 3옵션이었던 황경민은 삼성화재에서 팀을 떠난 박철우,송희채 대신 새 토종 에이스로 활약해야 한다.
우리카드의 3옵션이었던 황경민은 삼성화재에서 팀을 떠난 박철우,송희채 대신 새 토종 에이스로 활약해야 한다.한국배구연맹
 
팀 공격의 핵심인 '레전드' 박철우(한국전력)가 떠나고 지난 20일 고희진 코치가 새 감독으로 부임한 삼성화재는 최근 4시즌 동안 3번이나 봄 배구 진출에 실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2019-2020 시즌 5위에 머문 삼성화재는 '피나는 노력과 단호한 결의' 같은 추상적인 구호 외에도 실질적인 전력 보강이 필요한 팀이다. 삼성화재가 고희진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우리카드와의 '빅딜'을 성사시키며 전력보강과 분위기 전환을 노린 이유다.

이번 트레이드에서 삼성화재로 이적한 공격수 중 가장 이름값이 높은 선수는 2018-2019 시즌 신인왕이자 2019-2020 시즌에도 49.63%의 성공률로 320득점을 기록한 황경민이다. 우리카드 시절에는 펠리페 알톤 반데로와 나경복의 뒤를 이은 '제3옵션'으로 활약했지만 박철우와 송희채가 없는 삼성화재에서는 토종 에이스로 활약해야 한다. 그만큼 다가올 새 시즌 황경민의 어깨가 무겁다는 뜻이다.

프로 입단 후 6시즌 동안 4개 팀을 거치며 활약했던 노재욱 세터는 다음 시즌부터 5번째 팀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볼을 배분하게 됐다. 실력이야 한선수(대한항공)의 뒤를 이을 만큼 뛰어나지만 고질적인 허리 부상과 언제 입대 영장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꽉 찬 나이(1992년생)가 걸림돌이다. 삼성화재는 노재욱이 최소 한 시즌이라도 동료들과 호흡을 맞춘 후 군에 입대하길 바라고 있다.

사실 삼성화재의 고희진 감독이 우리카드에서 먼저 탐을 냈던 선수는 우리카드의 백업세터 김광국이었다. 고희진 감독은 군입대 전 우리카드의 주전세터로 활약했던 김광국의 경험을 높이 사 주전세터로 영입하려 했다. 바꿔 말하면 노재욱이 부상이나 병역문제로 이탈하는 변수가 발생한다 해도 삼성화재는 그 변수를 최소화할 '보험'이 있다는 뜻이다. 199cm의 중앙공격수 김시훈은 박상하와 지태환의 백업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는 이번 비시즌을 통해 박철우와 송희채 같은 간판 선수들을 잃었지만 황경민과 노재욱이 가세하면서 더욱 젊은 팀으로 거듭났다. 좋은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고 신인왕 정성규가 더욱 성장한다면 삼성화재의 전력누수는 의외로 작을 수도 있다. 현역시절 삼성화재의 챔프전 우승 8회를 모두 경험했던 고희진 감독은 새로 가세한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해 삼성화재를 다시 봄 배구로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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