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프리미어12 우승팀 한국은 작년 제2회 프리미어12에서 양현종(KIA 타이거즈),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으로 이어지는 원투펀치를 내세우고도 일본에게 연패를 당해 연속우승이 무산됐다. 두 번의 한일전 스코어는 각각 8-10, 3-5였지만 한국과 일본의 객관적인 전력 차이는 분명했다(실제로 한국은 결승전에서 일본이 불펜을 가동한 2회부터 한 점도 내지 못했다).
일본 야구가 한국야구보다 더 뛰어나다는 증거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의 숫자를 봐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친정으로 컴백하고 강정호가 소속팀을 구하지 못하면서 올 시즌 빅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는 한국인 선수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최지만(템파베이 레이스)까지 4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올 시즌 빅리그에서 활약할 일본인 선수는 최대 9명에 달한다. 그 중에서는 올해 2300만 달러의 연봉을 수령하는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도 있고 아직 최저연봉을 받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도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메이저리그 계약을 체결해 입지가 탄탄하다. 이들 중 올해 뛰어난 활약을 펼칠 일본인 선수가 누구일지는 시범경기 활약을 통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이하 기록은 한국시간으로 10일 기준).
계약 종료 다나카- 팀 옮긴 마에다, 시범경기부터 위력투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와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마에다 켄타(미네소타 트윈스) 등이 비슷한 시기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일본인 메이저리거 중에는 확실한 '아이콘'이 사라졌다. 2010년대 초·중반에 빅리그 무대를 밟아 스포트라이트를 나눌 수밖에 없었던 선수들 대신 일본인 메이저리거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선수는 바로 오타니다.
루키 시즌 타자로는 타율 .285 22홈런 61타점, 투수로는 4승 2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던 오타니는 타자에 전념했던 작년 타율 .286 18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타자로 시작했다가 5월부터 마운드에 오를 예정인 오타니는 시범경기에서 7경기에 출전해 홈런 없이 타율 .143(14타수2안타) 1타점 9삼진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이미 마이크 트라웃과 함께 팀의 간판으로 분류되는 만큼 오타니의 입지가 흔들릴 확률은 높지 않다.
양키스의 다나카는 2014년 빅리그에 진출한 이후 6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올리는 꾸준한 활약 속에 벌써 빅리그에서만 75승을 수확했다. 게다가 다나카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얻기 때문에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올리겠다는 의지가 남 다르다. 다나카의 시범경기 출발은 매우 좋은 편이다. 다나카는 시범경기에서 3경기에 등판해 8.2이닝 3피안타 11탈삼진 2실점으로 1승 2.08의 뛰어난 투구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시즌 31경기에서 178.2이닝 동안 229탈삼진을 기록하고도 6승 8패 3.98에 그쳤던 다르빗슈는 올 시즌 명예회복을 노린다. 올해 2200만 달러의 연봉에 트레이드 거부권까지 가지고 있는 다르빗슈의 부활은 컵스의 성적과도 직결된 문제다. 하지만 시범경기 1경기에 등판해 2이닝 1실점을 기록한 다르빗슈는 코로나19 의심증상으로 등판이 취소됐다. 최근 증세가 나아져 훈련을 재개한 다르빗슈는 오는 12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작년까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팀 동료였던 마에다는 자신을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노예(?)처럼 부리던 LA 다저스를 떠나 미네소타 트윈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아직 시즌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마에다는 미네소타 생활이 꽤나 만족스러운 모양이다. 시범경기 3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등판한 마에다는 8.2이닝 동안 4피안타 10탈삼진 2실점으로 평균자책점 2.08의 뛰어난 투구 내용을 이어가고 있다.
맹타로 주전 가까워진 아키야마와 평균자책점12.00의 야마구치
2000년대까지만 해도 이치로 스즈키, 마쓰이 히데키, 조지마 겐지, 이구치 다다히토,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 스왈로즈) 등 빅리그를 누비는 일본인 타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일본의 엘리트 타자들이 빅리그 도전 대신 일본 잔류를 선택하고 기존 일본인 빅리거들의 전성기가 지나면서 일본인 타자들은 빅리그에서 점점 숫자가 줄었다. 작년에는 투타를 겸비한 오타니와 은퇴를 앞둔 이치로를 제외하면 빅리그에서 일본인 타자를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일본을 대표하는 두 명의 강타자가 빅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먼저 4번의 퍼시픽리그 최다안타왕과 3번의 득점왕에 빛나는 '5툴 플레이어' 아키야마 쇼고는 3년 2100만 달러에 신시내티 레즈와 계약했다. 시범경기 9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아키야마는 16타수 6안타(타율 .346)1타점3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신시내티의 외야 주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2016년 센트럴리그 타격 3관왕(홈런, 타점, 장타율)에 통산 205홈런 613타점을 기록한 '요코하마의 마쓰이' 쓰쓰고 요시모토는 2년 1200만 달러에 최지만의 소속팀 템파베이와 계약했다. 뛰어난 장타력을 갖춘 대신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쓰쓰고는 템파베이에서도 지명타자로 활약할 확률이 적지 않다. 쓰쓰고가 지명타자로 나선다면 1루수와 지명타자를 겸하는 최지만과의 주전경쟁이 불가피하다.
쓰쓰고는 시범경기에서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217 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그리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10일 토론토전에서는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쳐 삼진 하나를 포함해 2타수 무안타로 물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쓰쓰고는 '스몰마켓' 템파베이에서 1200만 달러를 투자해 영입한 선수인 만큼 시즌 초반까지는 충분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두 명의 일본인 타자들이 상대적으로 시장규모가 작은 구단을 선택해 충분한 출전기회가 예상되는 반면에 토론토에 입단해 류현진의 동료가 된 우완 야마구치 슌의 전망은 썩 밝지 못하다. 야마구치는 작년 11월 한국과의 프리미어12 결승에서 선발 등판해 1이닝3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바 있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 14년 동안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펼친 꾸준한 활약을 인정 받아 2년 최대 915만 달러의 조건에 토론토 유니폼을 입었다.
첫 두 번의 등판에서 3.2이닝4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펼쳤던 야마구치는 6일 시범경기 3번째 등판에서 2.1이닝 동안 홈런 3방을 맞으며 5피안타4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이 12.00으로 치솟은 야마구치는 토론토의 5선발 경쟁에서도 한 발 멀어지고 말았다. 류현진과는 1987년생 동갑내기로 야구장 안팎에서 좋은 동료가 될 수 있는 야마구치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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