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40명의 북한 노동자들을 만났다는 <세나, 집순이의 세계여행 SENA> 영상 중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
"선배님들의 이런 토론 자체가 솔직히 지겨워요. 우리의 적이, 6.25 전쟁을 했던 적이 공산국가라는 점과 공산주의 사상을 공부하거나 사상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 (이것이) 적을 이롭게 한다는 점은 구분을 해야 하잖아요.
근데 이걸 섞어서 국내정치에서 상대방 정치인을 공격할 때 '네가 우리와 전쟁을 했던 이북과 같은 사상을 공부하지 않았니. 너도 적이야'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뒤섞는 것은 정치발전에도 도움도 되지 않고 젊은 세대가 보기엔 지겨운 논쟁이에요."
공교롭게도, <뉴스데스크>가 방영된 직후 MBN <판도라>에서는 조수진 변호사가 함께 출연한 남한의 '할배'와 '아재'에게 이런 일침을 날리고 있었다. '386 정치인'들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던 중 색깔론을 들먹이다 못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과거 '사노맹' 가입 전력과 1991년 기고 글을 읽어내려 간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과 예나 지금이나 색깔론을 전가의 보도마냥 휘두르는 전원책 변호사를 향한 따끔한 충고였다.
그 중 핵심은 아마도 "젊은 세대가 보기엔 지겨운 논쟁"이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은가.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만난 북한 남자 40명 앞에서도 스스럼없이 유튜브 촬영을 하고 불닭볶음면을 나눠 먹는 20대의 눈에 이러한 색깔론은, 국가보안법 위반 운운은, 종북좌파, 주사파 논쟁은 옛날 옛적 '꼰대들의 향연'으로 비쳐지지 않겠는가.
한국이 아직 그런 나라다. 기독자유당이란 극우/보수 정당이 상상 속 '북남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사랑의 불시착>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나라,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의 의미를 흠집 내기 위해 방송사가 인터뷰 조작을 불사하는 나라, 그 남북의 적대로 밥 벌이를 이어가는 세력(과 정권들)이 기득권을 유지해 왔던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우리나라 대한민국(과 휴전선 넘어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
최근 정부와 통일부는 북한 개별관광을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현실성 제고부터 제도개선과 안전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중이다. 미국 백악관도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북으로, 평양으로 개별 관광을 한다고 해도 김세은씨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을 리 없다. 다시 영상으로 돌아가 볼까.
북한 노동자들은 김세은씨에게 연신 "평양에 가자", "판문점을 넘자"는 농담을 건넸다. 블라디보스톡은 여행하는데 북한은 왜 못 가느냐는 (알면서도 건네는) 아쉬움의 표현이었으리라. 그러자 김세나씨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이 여권으론) 못 간다"고 답했다.
그렇게 '가장 가깝지만 가고 싶어도 못 가는 나라'인 남과 북 시민과 인민들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막아온 것은 체제요, 정치요, 권력이었을 터. 하지만 도합 380만 명이 유튜브로 확인한 영상 속 남과 북의 만남은 지극히 자연스러웠고 내내 호의가 흘러 넘쳤다. 그렇다. 남과 북은 끊임없이 만나고 말을 건네고 살을 부대껴야 한다. 우연찮게 마주했으나 진귀한 간접체험을 전해 준 유튜브 영상이 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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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칼럼니스트 및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전 FLIM2.0,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