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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취재열기... 여자배구 대표팀, '기대·부담' 이겨내야

진천선수촌 훈련 공개에, 취재진 40여 명 몰려... 대회 임박, 긴장 고조

19.12.31 18:17최종업데이트19.12.3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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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리니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진천선수촌 인터뷰 (2019.12.30) ⓒ 박진철 기자

 
여자배구 대표팀을 향한 국내 방송사, 매체들의 관심이 뜨겁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다음 달 1월 7일부터 12일까지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열리는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대륙별 예선전)'에 출전한다. 남자배구 대표팀도 똑같은 기간에 중국 광둥성 장먼에서 결전을 치른다. 남녀 모두 오로지 우승 팀에게만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진다. 우승하지 못하면 올림픽 출전은 완전히 좌절된다.

남녀 배구 대표팀은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에 대비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1월 5일 오전에 각각 결전의 장소로 떠난다.

대회가 임박한 가운데, 30일 진천선수촌에는 여자배구 대표팀 라바리니 감독과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취재하기 위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언론사의 요청이 많아 진행하게 된 특별 미디어데이였다. 또한 여자배구 대표팀의 훈련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날 진천선수촌에는 3대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 종편 방송사, 뉴스 전문 케이블TV 등 11개 방송사가 찾아와 열띤 취재를 했다. 사실상 국내 방송사가 전부 집결한 셈이다.

신문사 등 다른 언론매체까지 포함하면 4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장소가 수도권과 거리가 있는 진천선수촌인 데다 평일 오후 시간임을 감안하면, 여자배구 대표팀이 대단한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다. 태국의 스프츠 매체도 연일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동향을 자세히 보도하고 있다.

행복한 비명과 압박감... 라바리니·양효진 '필승 의지'
 

양효진 선수, 진천선수촌 인터뷰 (2019.12.30) ⓒ 박진철 기자

 
높은 관심과 기대는 대표팀 사기를 위해서 분명 좋은 일이다. 대중의 관심을 못 받는  종목도 있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행복한 비명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담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대표팀 선수들은 국민적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라바리니 감독은 이날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한국이 원정 경기를 한다는 점에 대해서 부담감이 있지만, 태국도 홈 경기인만큼 굉장한 압박감을 가질 수 있다. 경기는 해봐야 안다"고 밝혔다.

라바리니 감독도 개인적으로는 첫 올림픽 도전이다. 그것도 고국인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이 아닌,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으로서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도전한다.

그 부분에 대해 라바리니 감독은 "다른 국적을 가지고 뭔가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 있고, 새로운 경험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구는 하나이기 때문에 다른 국기를 달고 뛰더라도 배구로 인해서 하나가 될 수 있고, 배구를 위해서 우리가 여기에 모여 있기 때문에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다면 그것만큼 영광스러운 일이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배구협회가 저에게 올림픽 도전의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 드린다. 꼭 좋을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양효진도 "선수들끼리 가끔 '올림픽 예선전 반드시 이겨야 하는데', '우리 잘 할 수 있겠지'라는 말을 하곤 한다"며 부담감이 적지 않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올림픽 티켓을 꼭 따야 한다는 열의를 가지고 모두 훈련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

'국가적 총력전' 태국도 부담... 일주일 뒤 대회 개막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 여자배구 대표팀, 진천선수촌 '취재 열기' (2019.12.30) ⓒ 박진철 기자

 
부담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대표팀 주장인 김연경은 지난 2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남녀 배구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높은 국민적 관심과 기대에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하지만 그 부담감이 어떨 때는 좋게 작용하기도 한다. 더 잘 준비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과 도쿄행 티켓을 놓고 끝장 승부를 벌일 태국도 부담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태국은 비록 홈팀이지만, 자국 배구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이 걸려 있다. 또한 '황금 세대'로 불리는 주전 선수들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번에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면 앞으로 얼마나 긴 세월을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태국은 이번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에 말 그대로 '국가적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배구협회 차원을 뛰어넘어 사살상 정부 차원에서 총력 지원을 하고 있다. 태국에서 여자배구 인기는 정평이 나 있다. 국민 스포츠나 마찬가지다.

태국 여자배구는 이미 리그 연기, 대표팀 일본 전지훈련, 그리고 지난 17일부터는 대표팀 선수들이 대회 장소인 나콘랏차시마로 이동해 경기장과 날씨 적응에 들어갔다. 대회를 20여일이나 남겨놓고 있는 데도 유리한 모든 조건을 총동원하겠다는 뜻이다.

다나이(49) 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27일 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은 여전히 강하다"며 "한국과 싸우기 위해서 우리는 팀 시스템을 더욱 강하게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여자배구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의 입장권도 이미 매진됐다. 한국과 태국 대표팀 선수들은 엄청난 압박감을 가지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정확히 일주일 뒤 대회가 시작된다. 부담감을 얼마나 잘 이겨내느냐도 승패의 중요한 변수이자 전력의 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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