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레이디 인 더 밴> 속 장면
넷플릭스
호기심에서 시작한 만남은 자신에 대한 진실을 말할 때 관계가 깊어진다. 엘렌 베넷과 메리 할머니가 친해졌다고 느낀 것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지 않던 메리 할머니가 마음을 열고 엘렌 베넷에게 자신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할 때다.
가령 그녀가 피아노를 꽤 잘 치지만 음악을 듣는 것을 고통스러워하는 이유 같은 것 말이다. 메리 할머니는 과거 신입 수녀가 되어 수녀원에서 기거할 때 피아노를 발견했다. 반가운 마음에 조율이 되지 않은 피아노인데도 여느 연주보다도 잘 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를 본 지도 수녀가 피아노를 치는 것을 하느님과 다투는 것이라고 말하는 터라 그 이후로 음악을 듣기 힘들어졌다고 이야기해준다.
사회복지사가 그녀에게 친척에 대해 물어봤지만 메리 할머니는 오직 엘렌 베넷에게만 연락처를 남겼다. 그녀에 대해 좀더 알고 싶었던 엘렌 베넷이 친척을 방문하게 되면서 그녀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녀가 죽고 난 후 그녀가 경찰을 무서워하던 이유와 그녀를 버거워 하던 동생 때문에 정신병원에 갇혔던 고통스러운 경험 등이 전해지면서 그녀의 인생이 녹록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엘렌 베넷의 집 정원에 밴을 대면서 그와 함께한 삶들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던, 즐거웠던 삶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안쓰러웠다.
음악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하면서 건반은 자신에게는 방이었으며 어두운 방이 있는 가 하면 밝은 방이 있었다고 토로한다. 그녀한테 음악은 대저택 같았다는, 연주가 기도보다 쉽다는 게 걱정될 정도로 음악에 흠뻑 빠졌던 시절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신부님에게 고해성사를 했을 때 음악을 연주했을 때 그 공간으로 악마가 끼어들 수 있다고 조언했고 그 이후로 피아노 연주도 금지, 음악 듣는 것도 금지했다고 한다.
그녀의 인생에 유일하게 그녀를 기쁘기 해준 음악조차 빼앗기면서 그녀는 어떻게 오랜 인생을 견뎌낼 수 있었던 건가.
사람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해서 그녀에게 직접 묻기 보다는 그녀가 말할 때까지 기다려주던 엘렌 베넷의 모습을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메리 할머니의 삶을 엿본다. 그리고 얼마나 그녀가 인생을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왔는지를 느낀다. 음악에 대한 열정도.
이 영화는 실제 극작가 엘렌 베넷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이를 이미 1999년 연극으로 발표했다. 당시 연극을 함께 완성한 배우 매기 스미스와 감독 니콜라스 하이트너가 이번 영화에도 함께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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