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보도된 MBC <뉴스데스크> '배고파 음식 훔친 '현대판 장발장'…이들 운명은' 방송 화면
MBC
'인지상정'이, '측은지심'이 있는 이라면 누구라도 울컥할 만한 사연이었다. 그래서인지, 여러 장면이 스쳐지나갔다. 내년 2월, '송파 세 모녀'와 '성북 네 모녀'의 합동 추모식이 열린다는 뉴스도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뒤이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어느 가족>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떠올랐다.
작년과 올해, 나란히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두 작품은 공교롭게도 '가족'의 이야기이자 빈곤과 계급 불평등을 다룬 이야기였다. <어느 가족>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6명의 '만비키'(도둑질) 가족을 통해 '정상 가족'과 '인간애'를 묻는 이야기였고, 부연할 필요 없을 <기생충>은 '백수' 가족(들)이 '부자' 가족에게 '기생'하기 위해 눈물 나는 쟁투를 벌이는 희비극이었다.
"<기생충>은 인간에 대한 예의와 존엄에 관한 영화다."
봉 감독이 여러 인터뷰를 통해 밝힌 <기생충>의 주제다. 마트에서 1만원어치 식료품을 훔치려했던 이 부자와 시민들의 대응에서, 그 '인간에 대한 예의와 존엄'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만약 경찰이, 마트 직원들이 이들 부자를 호되게 내쳤다면, 훈방이 아닌 '법'대로 처리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20만 원을 건넨 남성에게 돈이 든 봉투를 되돌려 주려고 뛰어나갔다던 아들은 이 사회와 어른들의 모습에서 무엇을 배웠을까.
일말의 재고도 없이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예의'가 법 앞에, 돈 앞에 휘발되는 어른들의 세계를 어린 나이에 체득하게 되지 않았을까. MBC가 '장발장'이란 이름을 붙여준 것도 그래서가 아니었을까.
이 보도를 보고 눈물을 훔친 이들 역시 같은 생각이었을 것 같다. 과연 지금 우리 사회는 이들 가족을 보듬어 안을만큼 충분히 '인지상정'을, '측은지심'을 발휘하고 있는가. '인간에 대한 예의'를, 그 '존엄'을 우리 각자가 담보해내고 유지해 나가고 있는가. 이들 부자에게 답지한 사례와 응원, 그리고 관심은 각자 그러한 '존엄'을 확인하고 싶은 우리 안의 열망이 담긴 제스처가 아니었을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영화 칼럼니스트 및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전 FLIM2.0,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