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만 만지러 온 호날두2019년 7월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 유벤투스 호날두가 경기 시작전 벤치에 앉아 머리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팀K리그와 유벤투스의 경기의 주인공은 사실상 호날두였다. 슈퍼스타 호날두를 보기 위해 많은 관중이 유벤투스 팬이 아니어도 경기장을 찾았다. 실제로 이번 경기에 대한 홍보 측면에서도 '호날두 45분 의무 출전'으로 모든 관심을 집중시켰다. 사실상 세계적인 구단 유벤투스의 방문보다 '축구스타' 호날두에 관심이 집중된 셈이었다.
그 결과 경기 주최사는 비싼 가격에 티켓 가격을 선정할 수 있었고, 팬들은 기꺼이 호날두를 보기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했다. 티켓은 금방 매진됐고, 호날두와 K리그 선수들의 맞대결에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경기 당일 호날두는 출전하지 않았고, 경기 후 '대국민 사기극', '노쇼' 논란으로 사태가 번졌다.
이번 경기에서 베테랑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은 레전드의 품격을 보여주며, 경기가 끝나가도 경기장에서 한국팬들을 향해 박수를 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맹활약하며 네덜란드 수비의 핵심으로 떠오른 젊은 수비수 데 리흐트도 풀타임 출전하며 최선을 다했다. 후반에 투입된 마투이디, 라비오 등은 1-3으로 유벤투스가 뒤지던 경기를 뒤집기 위해 열심히 뛰었고, 결국 3-3 스코어 동점을 만들며 멋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호날두라는 슈퍼스타 앞에 이 세계적인 선수들도 들러리가 되고 말았다.
유벤투스 선수뿐 아니라 열심히 경기에 임한 팀K리그 선수들, 목청껏 응원해준 팬들 모두 씁쓸하게도 들러리 신세가 됐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호날두의 결장으로 경기 내용보다 호날두 논란이 더 화제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애초에 경기 홍보를 '호날두 출전'으로 했다는 것이다. 호날두가 출전한다는 데 방점을 찍고 경기를 홍보했고, 정작 경기에 호날두가 안 나왔기에 그 책임은 더페스타가 피하기 어렵게 됐다.
또한 <한국일보>의 단독 기사 <로빈 장 "배상은 연맹 책임" 떠넘기기..연맹 "호날두 출전조항 있었기에 계약">에 따르면, 연맹과 주최사 사이에서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대표 로빈장은 연맹이 '호날두 45분 출전조항'을 유출해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고, 연맹은 더페스타에 위약금 책임이 있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한다. 다만 명백한 것은 홍보는 연맹이 했더라도 티켓으로 이익을 취하고, 티켓 가격설정·광고를 한 쪽은 더페스타라는 점이며 이에 대한 책임은 주최사가 어느 정도 이상은 분명히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박사이트 광고 노출', '에스코트 키즈 돈 요구' 논란까지
더페스타는 계약 불이행의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태의 책임자이다. 책임자가 맡은 일을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와 다른 차원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경기장 내에 광고판에서 도박사이트 광고가 노출됐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번 경기는 KBS라는 공영방송을 통해 전 국민에 생중계됐다. 그런데 광고판에 떡하니 등장한 것은 해외 도박사이트 홍보 광고였다. 경기 내내 선수들이 누비는 그라운드 주변에 버젓이 도박사이트가 홍보되고 있었던 셈이다.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관람하는 공중파 경기 중계에서, 명백히 불법으로 규정된 사설 스포츠 베팅 사이트의 광고를 내보낸 것은 결코 사소하지 않은 문제다.
또한 경기 직후에 축구선수 출신 송종국은 본인의 유튜브를 통해 "더페스타가 에스코트 키즈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주장을 해 파문이 일었다. 송종국은 유튜브 영상에서 "호날두 손을 잡고 들어가는 에스코트 키즈에 2000만 원이 책정됐다"라며 "이 금액은 주최 측에 내야 하는 돈인데 동심을 깨버렸다"고 주장했다. 만약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래의 축구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에스코트 키즈를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큰 비판을 받을 지점이 된다.
송종국의 주장에 대해 경기 마케팅 대행업체 측에서는 "하프타임에 진행했던 어린이 축구 행사 비용은 우리가 책임졌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마케팅 업체는 "공식 스폰서에서 추천한 어린이들을 포함해도 숫자가 맞지 않아 유소년 축구 교실에 에스코트 키즈를 의뢰"했다고 밝히면서 해당 아동들이 부모와 함께 경기 티켓을 구매해 관람했다고 덧붙였다.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 유벤투스의 호날두가 벤치에서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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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기 주최사였던 더페스타 대표는 MBN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벤투스 측에서 조만간 한국을 다시 방문해 사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벤투스 측에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느꼈다는 얘기인데, 만약 유벤투스의 사과 방문이 성사된다고 해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단순히 유벤투스의 사과 방문으로 사태가 진정될지는 여전히 모를 일이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을 포함해 많은 축구팬들은 경기를 뛰는 호날두, 팬들과 함께 하는 호날두를 원했지만 그걸 보지 못했다. 이 사실은 구단의 사과로도 달라지지 않는다. 과연 유벤투스의 사과 혹은 호날두의 사과가 나올지, 사과로 상처 입은 축구팬들의 마음을 달래고 만족시킬 수 있을지, 경기 주최사가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계속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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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미출전, 경기 중 알았다"는 주최사, 변명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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