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FC 헤비급 인기스타 '쿵푸팬더' 아오르꺼러
로드FC
아오르꺼러의 힘과 젊음, 밴너에게 통할까?
물론 현재의 밴너는 과거의 그가 아니다. 1972년생으로 40대 후반에 들어선지라 지금 당장 격투계를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노쇠했다. 쟁쟁한 해외 단체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은 로드FC에 들어오게 된 배경 역시 이 같은 부분과 무관하지 않다. 아무리 예전의 밴너가 아니라 해도 헤비급 최고의 하드펀처로 불리던 밴너인지라 어지간한 동양 파이터들이 감당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그래플러 스타일이 아닌 타격을 주무기로 하는 선수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188cm, 150㎏의 큰 덩치를 자랑하고 나이도 20살 이상 어린 아오르꺼러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펀치 공격을 통해 밴너를 이긴 대표적 파이터로는 K-1 시절 사와야시키 준이치(35·일본)를 들 수 있다. ´K-1 월드그랑프리 2007요코하마'에서 밴너와 붙은 준이치는 아웃파이팅을 통해 밴너와의 정면승부를 철저히 피했다. 경고를 각오하고 필사적으로 도망 다니는 패턴으로 일관, 성질 급한 밴너의 페이스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참다 못한 밴너는 막무가내로 준이치를 쫓아다녔고, 그 틈을 탄 준이치의 카운터가 두 번이나 꽂혔다.
밴너의 주먹이 나오는 순간 준이치가 기습적으로 맞받아 쳤고, 그 결과 1라운드와 3라운드 두 번에 걸쳐 다운을 빼앗는 성과를 거뒀다. 밴너를 완전히 넉아웃 시킬 만큼의 위력은 아니었으나,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고 무너질 정도의 펀치는 제대로 적중시켰다.
밴너로서는 생각지도 않은 상황에서 거푸 허를 찔렸다. 준이치는 두 번의 경고를 받기는 했지만, 두 번의 다운을 빼앗으며 포인트를 착실히 챙기며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 후 밴너는 어이없다는 듯 씁쓸한 미소를 머금은 채 링을 떠나야만 했다.
밴너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준이치는 한동안 승승장구했다. 밴너에 이어 '붕붕마루' 후지모토 유스케(44·일본)까지 누르자 주최 측에서는 "무사시의 뒤를 이을 일본 에이스의 재목을 발견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준이치는 이후 단순한 공격옵션, 내구력 부족 등 약점을 드러내며 금세 한계에 부딪쳤다. 하지만 기량이 완전히 녹슬지 않았던 시절의 밴너를 이겼다는 사실만으로도 준이치의 이름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아오르꺼러는 체격 하나만큼은 리얼 헤비급이지만 아직까지는 성장 중인 파이터다. 앞서 언급한대로 테크닉, 경기운영 등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그가 이긴 빅네임 파이터들은 하나 같이 전성기가 한참 지났다. 밴너 같은 경우 여전히 노련하고 한방은 살아있는지라 어지간한 헤비급 파이터들이 힘만 믿고 펀치로 들이대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아오르꺼러 역시 스탭형 파이터는 아닌 관계로 정면대결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아오르꺼러에게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부분은 그가 여전히 기량이 늘고 있으며 체구에 비해 유연하고 민첩하다는 것이다. 맞추는 재주도 좋다. 왕년의 밴너가 아닌지라 근거리에서 빠르게 치고받으며 먼저 묵직한 펀치를 꽂을 경우 넉 아웃 승리도 기대해볼 만하다. 거침 없는 아오르꺼러가 상승세의 길목에서 만난 밴너까지 잡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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