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래의 미라이>장면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일 높은 곳엔 가족들의 사적인 공간인 침실과 욕실을 배치했고요, 아래층은 부엌과 거실을 겸하는 공간입니다. 계단을 통해 내려오면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 있던 떡갈나무가 주인인 정원이 놓여있지요. 쿤은 이 정원을 통해 가족의 역사를 자유롭게 여행하게 된답니다.
그리고 가장 아래층엔 거리를 향해 있는 아이들의 전용 놀이 공간이 있는데, 부엌의 통창을 통해서 정원과 놀이방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구조예요. 좁은 공간을 가득 채워 지어진 공간이지만 높이를 통해 시야를 확보할 수 있으니 답답함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집이란 것이 이렇게 '가족'의 취향을 품어낼 수 있는 공간이었구나,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결국, 집이라는 공간과 그곳을 여러 대에 걸쳐 지켜본 떡갈나무를 통해, 쿤은 '가족의 시간'을 여행하게 됩니다. 이 놀라운 여행을 통해 쿤은, '선택하지 않은 채' 속해버린 가족을 이해하게 되었고 갑자기 자신 앞에 나타난 동생을 받아들이게 되지요. 그렇게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속해있는지를 알아채게 되는 거예요.
영화에서 네 살짜리 꼬마에게 '너는 누구'인지를 묻는 장면이 나와요. 지금의 제게도 쉬운 질문이 아닌데, 쿤에게는 얼마나 어려웠겠어요? 하지만, 쿤은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냅니다. 그 장면에서는 저도 같이 환호할 수밖에 없었어요.
'가족'에 관해 던지는 질문
'전통적인 가족의 사랑'에 대해 얘기하는 이 영화에서 왜 갑자기 <어느 가족>(2018)이 떠올랐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때문이었을 거예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어느 가족>을 통해 던졌던 질문은 '선택하지 않은 채 소속되어 버린' 관계의 불의에 대한 것이었어요. 어쩌면 '스스로 선택한 관계'가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 말이에요.
그런 면에서 <미래의 미라이>는 전혀 다른 방향의 접근이지요. 선택하지 않았으나, 인정하고 받아들인 관계 안에서 뿌리내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니까요. 저는 두 종류의 가족 모두가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지만요.
▲영화 <어느 가족>의 한 장면.
티캐스트
미라이는 '미래'의 일본어 발음이에요. <시간을 달리는 소녀> 이후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시간을 넘나드는 여행'은 이번에도 계속됩니다. 가족의 탄생을 지켜본 떡갈나무와 그들이 살아온 시간을 함께한 '집'이라는 공간과 함께 말이에요.
사랑스러운 이야기였습니다. 따뜻한 그림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듯한 인물들, 게다가 인물을 창조한 작업자들의 정성이 더해져서인가 행복할 수밖에 없는 여행이었네요. 당신도 한 번 이 질문에 대답해 보세요. 혹시 알아요, 언젠가의 시간으로 휙 빨려 들어갈 수 있을지?
당신은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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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던진 질문 '가족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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