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가족:라멘샵> 장면
주)팝엔터테인먼트
이 영화에는 다양한 음식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가 나온다. 일본어를 중심으로 북경어, 광둥어, 영어 등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려 노력한다. 공통적인 대화를 할 때는 영어가 사용되지만 좀 더 깊숙한 각자의 사연을 알기 위해서는 각각의 언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마사토의 어머니가 쓴 일기는 북경어로 돼있다. 그 안에 무수한 말들이 있지만 북경어를 모르는 마사토가 그걸 다 알 수가 없다. 광둥어를 쓰는 외할머니는 마사토에게 알 수 없는 광둥어를 내뱉는다. 그 말 안에는 아픈 과거의 감정들이 실려있다. 알아듣지 못해도 그 감정은 다른 언어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마사토가 자신의 부모님의 과거를 서서히 알게 되면서 과거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자행했던 일들에 대한 것을 알게 된다. 싱가포르 어딘가에 위치한 전쟁 기념관의 한 장소에서 들려오는 전쟁 피해자의 증언을 들려주는 영화는 마사토의 얼굴을 통해 현재를 살고 있는 일본 젊은이들의 감정을 알려준다. 결국 이 장면에 담긴 건 일본의 과거를 반성하는 시각과 현재를 사는 사람들도 그걸 알아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리고 그들과 다른 나라의 사람들은 과거의 잘못과 별개로 결국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인 남자와 결혼한 어머니와 인연을 끊었던 외할머니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마사토는 그와는 별개로 자신 만의 메뉴를 개발한다. 싱가포르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접하게 된 싱가포르 음식 바쿠테와 일본 음식 라멘을 조합하여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려 노력하는 마사토는 어쩌면 온 세계에 존재하는 다문화 가정의 자식들을 대표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혹자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힘이 좋지 않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제결혼이나 국제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너무나 공감할 이야기들이 많다. 특히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난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정서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 마사토는 현재 모든 다문화 가정이 처한 문화적 환경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만들어낸 라멘테는 그가 받은 두 나라의 영향을 고스란히 반영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여러 영화와 시리즈 속 감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단순한 이야기보다, 우리의 삶과 감정을 비추는 거울처럼 바라봅니다.
브런치에 영화 감성 리뷰와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으며,
영화 속 감정을 담은 첫 에세이집 《그럴 때, 나는 그를 떠올렸다》를 출간했습니다.
레빗구미라는 이름으로,
영화가 남긴 감정과 삶의 이야기를 오래 기록하고 있습니다. :)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일에 관심이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오마이뉴스 유지영입니다. alreadyblue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