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WKBL 자유게시판 화면. 여자 프로농구 올스타전 당시 사회자 측 발언을 지적하며 사과와 처벌을 요구하는 글이 3페이지 이상 올라왔다.
WKBL 사이트 갈무리
지난 2~3일 동안 여자농구연맹 게시판에 올라온 글 대부분은 올스타전에 대한 불만, 특히 무례한 진행을 서슴지 않았던 장내 아나운서에 대한 비판이었다. 게시판에 올라온 항의 글은 대부분 "남성 감독·관중에게 '이상형'인 여성 선수를 고르게 하였고, 올스타전 경기 내내 은퇴 선수의 체격이 크다며 조롱했다"고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또한 항의 글에는 이에 관해 "선수의 자질과 상관 없는 여성미까지 운운했다. 무례하고 모욕적인 발언에 사과 및 처벌을 요구한다"는 부분도 있다.
사실 여성 스포츠의 성적 대상화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2000년 여자프로농구 초창기에는 팬들의 관심을 끌어 올린다는 이유로 몸에 달라 붙는 원피스형 유니폼을 착용하게 했다. 하지만 당시 유니폼은 선정성 논란으로 선수들과 팬들의 반발을 샀고, 1년 만에 농구계에서 퇴출됐다. 이후 배드민턴이나 탁구 같은 종목에서도 여자 선수들의 치마 착용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도입했다가 제자리로 돌아가기도 했다. 모두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생각한 발상이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골프 등 선수 유니폼 선택이 자유로운 종목에서는 일부 선수들이 화려한 복장과 퍼포먼스를 통해 성적과 별개로 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선수 개인이 판단하고 선택해야 할 영역이지, 단체에서 강제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여자 프로농구 종목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팬들 앞에 모인 축제의 장 '올스타전'에서, 축제의 주인공을 장내 아나운서들이 성적 대상화하는 일이 벌어졌다가 팬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내용을 다시 살펴봐도 2019년에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의 일이다. 지난 유니폼 사례 등도 그랬지만 이번 올스타전 진행 항의 사태는 이제 스포츠계에서 여성 선수를 보는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방증일 것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발은 상처가 많고 못생긴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고통을 참아내고 끊임 없는 훈련에 매진한 노력의 결과다. 하지만 이를 두고 '아름답지 않다'고 비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여자농구 팬들의 마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올해 올스타전에서 한국여자농구연맹이 선수들과 그들을 좋아하는 팬들의 마음에 남긴 상처를 어떻게 수습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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