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리는 자신의 그래플링이 누르마고메도프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케빈 리 트위터
누르마고메도프와는 또 다른 색깔의 파워레슬러 리는 지난 22일 있었던 UFC FIGHT NIGHT 128 대회서 체급 내 최고 타격가로 불리던 '주니어' 에드손 바르보자(32·브라질)와 격돌했다. 바르보자는 이전 경기에서 누르마고메도프에게 완패를 당한 바 있다. 때문에 이날 경기는 리와 누르마고메도프의 그래플링을 간접비교하는 의미까지 포함된 승부로 주목을 받았다.
시작하자마자 타격을 잠깐 섞어주는 듯하던 리는 이내 바르보자의 허리를 잡고 뽑아들며 단박에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다. 이어 사이드와 탑을 자유롭게 오가며 강력한 압박을 거듭했다. 펀치와 팔꿈치를 통해 무수한 파운딩 공격으로 바르보자의 안면에 데미지를 줬다. 어지간한 선수 같았으면 그대로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던지라 버티고 있는 바르보자가 대단해 보일 정도였다.
2라운드에서도 리는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펀치와 킥을 자신있게 내며 바르보자를 압박했다. 바르보자는 테이크다운이 부담되어 밀고 들어오는 리에게 제대로 타격을 못냈다. 그럼에도 그립을 단단하게 잡고 들어메치듯 시도되는 리의 테이크다운을 막아내기 힘들었다.
리는 상위 포지션을 차지한 상태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파운딩을 쳤다. 파운딩의 숫자만 보면 이전 누르마고메도프보다도 더 많았다. 끊임없는 파운딩 세례에 2라운드를 마친 바르보자의 얼굴은 엉망이 되어가고 있었다.
리는 스탠딩에서도 파워풀한 압박을 뽐냈다. 잽으로 거리를 재다가 훅과 어퍼컷을 내는가하면 강하게 단발 하이킥을 찼다. 바르보자는 사이드를 돌며 테이크다운 방어에 신경을 쓰기에 급급했다.
그런 가운데 3라운드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바르보자의 예상치 못한 뒤돌려차기가 리의 머리 쪽에 제대로 들어갔던 것이다.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은 리의 다리가 휘청거리며 풀렸다. 하지만 후속타가 아쉬웠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물고 늘어지는 리를 뿌리치고 타격을 내야 했으나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엉키며 다시금 그라운드로 끌려가고 말았다. 바르보자 입장에서는 유일한 승리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4라운드에서 기운을 차린 리는 또다시 바르보자를 케이지 쪽으로 압박해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다. 긴 리치로 허리를 감싸 안고 뽑아들어 메치는 방식의 테이크다운은 바르보자로서 답이 없었다. 바르보자는 조금의 틈만 보이면 리의 바디 쪽에 날카로운 미들킥을 날렸다. 만만치 않은 충격이 느껴질 수도 있었으나 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전진스탭을 멈추지 않았다.
리의 테이크다운 공격은 단순했지만 막아내기가 매우 까다로웠다. 태클을 스프롤 등으로 방어해내면 케이지 쪽으로 밀어붙인 후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는 곳에서 들어메치는 식의 테이크다운을 구사했다. 이른바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마의 패턴'이었다.
바르보자는 집중력을 발휘해 5라운드에서 리의 테이크다운을 어느 정도 잘 막아내는 듯싶었으나 거듭된 파운딩으로 생긴 상처로 눈을 못뜰 만큼 안면 부상이 심했고 결국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적어도 바르보자전만 놓고 보면 리의 파워 그래플링은 누르마고메도프에 못지않았다. 누르마고메도프와의 그라운드 승부에서 우세를 점하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디펜스라도 된다면 승부의 향방은 복잡해진다. 의외로 타격전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갈 수도 있다.
물론 바르보자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온전히 현재의 리에게 대입하기는 힘들다. 리는 바르보자전에서 감량에 실패한 채 계약체중으로 경기를 가졌다. 막판까지 무리해서 체중을 맞추려다 컨디션이 엉망이 되는 케이스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어느 정도 이익을 본 부분도 분명 있다. 이래저래 누르마고메도프의 적수로 견적을 쉽게 내기 힘든 캐릭터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