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율동 선보이는 북측 응원단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0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유성호
이번 취주악단 공연은 시민과 마주하는 네 번째 공연이었다. 앞서 북측 취주악단은 지난 13일 강릉 오죽헌, 15일 강릉 올림픽 파크, 17일 평창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쳤다.
북측 취주악단이 북을 두드리면서 응원단과 함께 올림픽 플라자 내 '만국기 광장'으로 들어오자, 순식간에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취주악단은 여느 때처럼 <반갑습니다>를 연주하면서 공연을 열었다. 이중삼중으로 모여든 시민들은 북측 응원단의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휴대폰을 든 손을 이리저리 뻗었다. 일부 시민들은 폴리스라인 안에 있는 북측 기자단과 경찰 등을 향해 "아저씨 좀만 비켜주세요", "키 좀 줄여주세요"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취주악단은 지난 19일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하려다 음향 장비 등을 문제로 취소한 바 있다. 그 취소 이유는 이날 밝혀졌다. 지난 17일 공연 때 새로 추가한 안무를 선보였던 응원단이 마이크를 잡고 취주악단 앞에 섰다. 또 다시 공연을 '업그레이드' 시킨 셈이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로 시작하는 동요 <고향의 봄>와 동요 <까치 까치 설날은>이 북측 응원단 세 명의 화음을 타고 평창 올림픽 플라자를 메웠다. 시민들은 <고향의 봄> 3중창이 끝날 땐 박수를 치며 앵콜을 외치고 <까치 까치 설날은> 3중창 땐 일부 따라부르기도 했다.
새로 추가된 안무도 있었다. 흰색 바탕에 파란 색 띠가 그려진 옷을 입은 응원단 일부는 취주악단의 연주에 맞춰 세련된 안무를 선보였다. 일부 단원들은 빙글빙글 회전을 거듭하면서 시민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다른 응원단원 10명은 두 개 조로 나누어 발레와 같은 안무를 췄다. "인형 같아"라는 탄성이 나왔다.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칼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맨손으로 금관악기 등을 연주하는 취주악단들을 향해 "맨손에 손 시려서 어쩌나"하며 안타까워하고, <아리랑>이 연주될 땐 "왠지 짠하다"면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었다. 곡이 하나씩 끝날 때마다 박수와 환호는 점점 커졌다. 마지막 곡 <다시 만납시다> 공연을 마치면서는 응원단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올림픽 플라자를 빠져나가는 북측 응원단 양측에 서서 "다시 만나요"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 순간, 아빠와 함께 있었다고 딸에게 얘기하려 한다"
▲북측 응원단, 올림픽 플라자 공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0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유성호
▲북측 응원단, 올림픽 플라자 공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0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유성호
취주악단 공연 모습을 열심히 휴대폰에 담던 이아무개(63, 여)씨는 이날 오전 7시 전북 전주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마지막 경기를 응원하고 올림픽 플라자를 방문했다가 응원단 공연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응원단원 두 명이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서 손도 잡고, 안고 그러는데"라며 취주악단의 마지막 곡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꼽았다. <다시 만납시다> 연주에 맞춰서 서로 떨어져 있는 남과 북의 모습을 안무로 표현한 것을 이르는 말이었다.
딸 지유(4)를 무등 태운 채 공연을 본 양홍석(39)씨는 추위에 몸을 덜덜 떨면서도 응원단의 공연을 지켜보길 잘 했노라 말했다.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딸이 올해 4살이 됐는데, 지금 본 것들이 기억은 안 나겠지만. 언젠가 아빠하고 같이, 북측 분들이 공연하는 것 지켜봤다고. 이 순간을 함께 느꼈다는 것을 나중에 얘기해주고 싶다. 정말 뭉클했다."한편, 북측 응원단은 오는 25일 폐막식 이후 선수단과 함께 귀환할 예정이다.
▲손 흔들며 인사하는 북측 응원단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0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공연을 마친 뒤 손을 흔들며 자리를 나서고 있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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