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의 스틸컷. 김민(김명민)과 서필(오달수)는 마술사로 위장하여 곡마단에 잠입한다.
(주)쇼박스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최고 장점은 탐정과 조수라는 미스터리물의 단골 캐릭터를 조선 시대로 가져와 코믹하게 변주했다는 것입니다. 전편에서 뛰어난 코미디 감각을 보여 준 김석윤 감독과 김명민-오달수 콤비의 호흡은 이번에도 매우 좋은 편입니다. 자기 확신이 강한 천재지만 알고 보면 허당인 김민, 그런 김민에게 타박을 늘어놓으면서도 최선을 다해 돕는 서필의 조합은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재산이죠. 도입부에 흡혈귀를 찾기 위해 곡마단으로 잠입해서 벌이는 소동 같은 장면은 이들이 아니면 만들기 힘든 것입니다.
1편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과 2편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2014)에서 여성 인물의 역할이 제한적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이 작품에서는 김지원이 맡은 월영이 거의 주인공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합니다. 최근 출연하는 작품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는 칭찬을 듣고 있는 김지원은 이번 영화에서도 자신이 맡은 몫을 충실히 해냅니다. 김명민이나 오달수와의 코믹 호흡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혼자서 이끄는 드라마의 감정선도 비교적 잘 살려낸 편입니다.
전편에서는 탐정 미스터리에 액션 모험물을 조합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판타지 호러를 조합합니다. 서양의 뱀파이어를 그대로 가져온 흡혈 괴마라는 독특한 설정에다, 여기에 얽힌 특별한 사연이 눈길을 끌지요.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김민과 서필이 문제 해결 중심에서 다소 뒷전으로 밀려나고,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면서 속도감이 떨어집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김민 일행을 방해하는 세력의 존재감이 이전 작품들보다 떨어져서 긴장감이 부족합니다. 의문의 흑도포(이민기)가 있기는 하지만, 관객이 그의 속셈을 알 길이 없기 때문에 긴장감을 높이는 데는 별 도움이 안 됩니다. 또 하나는 클라이맥스에서 관객에게 굳이 설명해주지 않아도 되는 사실관계나 감정을 더 자세히 보여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액션 장면들을 동원하여 빠르고 깔끔하게 결말 부분을 처리한 전작들과 비교되는 지점입니다.
한국형 프랜차이즈, 계속 갈 수 있을까?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의 스틸컷. 비밀을 간직한 여인 월영 역을 맡은 김지원은 기존의 김명민, 오달수와 좋은 호흡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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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물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흥행 성적이 뒷받침되어야만 합니다. 새로 기획한 아이템보다 기대 수익이 낮다면 투자사나 제작사 입장에서도 굳이 만들 필요가 없으니까요. 5편까지 나왔던 <여고괴담> 시리즈가 이제는 더 제작되지 않고 있는 것도 신선함이 떨어진 기획과 연이은 흥행 실패 때문입니다.
<조선명탐정> 역시 계속 만들어지려면 흥행 성적이 필요합니다. 이번 <조선명탐정: 흡혈 괴마의 비밀>은 여전히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많고 웃기는 장면도 꽤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좀 아쉽습니다. 전작의 흥행 공식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조선명탐정>은 8일 개봉 이후 9일까지 연이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좋은 출발을 보였습니다. 다음 주 설 연휴를 앞두고 마블의 영화 <블랙팬서>와 강동원 주연의 영화 <골든 슬럼버>가 개봉될 예정입니다. 그러니 최종 성적이 어떨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최근 개봉된 한국 영화들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흥행에 실패하거나, 의외로 장기 흥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과연 한국형 프랜차이즈 <조선명탐정> 시리즈가 계속될 수 있을까요?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약 300만 명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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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책에 관심 많은 영화인. 두 아이의 아빠. 주말 핫케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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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에 대항하는 한국판 시리즈물, <블랙팬서>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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