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신입사원이 겪는 악랄하기 짝이 없는 회사 상사의 술수를 초중반에 집중적으로 보여주며 후반에 있을 감동 코드를 배가시키고자 한다.
이수C&E
야마모토 덕분에 더욱 밝게 바뀌는 만큼, 아오야마는 회사에서의 일로 더욱 힘들어한다. 영화는 한순간 눈물 쏙 빼놓는 감동도 선사하는 걸 잊지 않는다. 전형적이리만치 일본적인, 즉 밝은 것이든 악랄한 것이든 감동적인 것이든 극단을 선보이는 것이다. 그중 가장 와닿는 건 단연 회사에서 겪는 악랄한 일들이다.
같은 회사원으로 공감을 하고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아오야마를 위로하고 걱정하는 나를 발견한다. 힘든 하루 일을 마치고 오직 상사만을 위해 야근까지 완료한 후 걸려오는 상사의 전화, 그저 쉬고 싶고 자고 싶고 내일 따위는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여기서 가장 악랄한 건 업무시간 이후에 걸려오는 상사의 전화다.
믿기 힘든 실수로 중요한 계약 건이 날아간 아오야마에게 내려진 명령, 에이스 이가라시에게 계약을 통째로 넘겨라. 그리고 사무실 직원 모두에게 무릎 꿇고 진심으로 사과하라.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여기선 인격살인과도 같은 사과 방식보다 몇 개월 동안 공들인 계약 건이 성사 직전 통째로 넘겨졌다는 게 더 악랄하게 다가올 수 있다.
아오야마가 자살을 생각하는 부분은, 극의 전개상 어쩔 수 없는 거라고 해도 100% 공감되지는 않는다. 반면, 다음날 기다리고 있을 끔찍하고 견디기 힘든 일을 생각하느라 '자야 한다, 자야 한다' 말하면서도 잘 수 없는 아오야마의 잠자리는 치가 떨리게 공감된다. 생각이 꼬리를 물어 잘 수 없고, 벌떡벌떡 일어나고, 괴로워 미칠 것 같은….
전형적인 현실 공감 판타지
▲이 영화는 현실공감판타지다. 현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결론으론 현실에서 거의 불가능한 일들이다. 그럼에도 공감이 가는 건...
이수C&E
우린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야마모트를 쫓아가 들여다봐야 한다. 모르긴 몰라도 그에게도 아마 아오야마와 비슷한 일이 있었을 게다. 그가 아오야마에게 건네는 별거 아니지만 그 어떤 말보다 진실한 말들에서 행간을 읽어볼 여지가 있다. '무슨 일 있니?' '잠은 잘 자니?' '밥은 잘 챙겨 먹고?'
저렇게 물어봐 주는 사람은 아마 가족, 또는 가족 같은 사이뿐이지 않을까. 영화는 이쯤에서 자연스럽게 가족 이야기, 가족의 소중함으로 이어진다. 이어서 회사원이 아닌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로까지. 전체적으로 본연의 맛을 잃고 조금 삐거덕대는 느낌이 들지만, 한순간에 짧고 굵은 감동의 눈물로 어느 정도 상쇄가 된다.
아오야마의 선배이자 팀 에이스 이가라시의 표정에서 드러나는 불만과 불안 등이 일찌감치 겉으로 표출되어 갈등이 이어졌으면 단순히 신입사원의 이야기가 아닌 회사 전체의 이야기가 될 수 있어 영화 전체적으로 더욱 입체감이 살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러기엔 이 영화의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른 데 있긴 했다.
자신을 제외하고는 책임질 사람이 없는 아오야마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제목처럼 쉽게 회사를 그만두는 것에 긍정적 공감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현실 공감 판타지. 영화를 보는 순간이나마 공감하고 위로하고 위로받고 대리만족할 수 있었다. 이 영화의 목적이 그것이었을 테고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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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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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퇴사를 꿈꾸는 그대, 이 영화가 당신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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