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우스워 보이지만 그들이 개의치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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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단순히 시각적으로 보이는 지점들이 개성 있으므로 작품에 힘이 있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남성들이여, 위대한 꿈을 향해 노래하라'라고 적혀 있던 4중창 대회의 포스터 문구 하나만으로 다른 이유는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던 네 사람에게는 저마다 꿈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꿈을 꾸는 이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들이 숨겨져 있다. 과거에 이루지 못했던 꿈을 어떻게든 다시 한번 이루고 싶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한 채 자신의 꿈을 타인에게 기대기만 하고 현실의 무게를 전가하는 이의 모습은 물론.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용감하지만, 자신의 꿈만 중요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다른 사람들의 꿈은 모른 척하고 그 꿈을 빌미로 주변 사람들을 괴롭게 만드는 이의 모습도. 악의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누군가의 꿈을 가볍게 생각했던 이의 모습에. 그리고 현재 자신이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할지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삶의 무게에 휘둘리기만 하는 이의 모습까지. 겉으로는 우스꽝스러워 보이고 헛소리만 늘어놓는 것 같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마음 한구석에 관객들 스스로가 놓고 있었던 아련한 시절의 꿈에 대해 떠올리게 된다.
04.대다수 관객이 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을 인상 깊게 봤겠지만, 네 사람이 함께 차려입고 마지막 리허설을 했던 그 장면은 이 영화를 다시 한번 돌이켜보게 하는 느낌이었다. 다시 말하면, 델타보이즈를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네 사람은 진짜 어른이 된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특히 가장 큰 변화는 일록과 예건에게서 두드러져 보였다. 자신의 삶에 책임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일록이 대회가 없어진다는 연락을 받고 곧장 뛰쳐나가고, 담당 직원에게 사정까지 하며 세상의 문턱에 부딪히던 모습. 그것은 자신이 팀을 꾸린 델타 보이즈 구성원 모두의 꿈을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이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현실이 바뀌지 않았다고 해서 그의 행동이 무의미했던 건 분명히 아닐 것이다. 영화의 첫 등장부터 자유로운 모습만 보여줬던 예건 역시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다. 중창하기 위해서는 이발은 물론 콧수염도 다듬어야 하고,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어야 한다는 강박적인 조건들을 제시하면서 실제로는 그 속이 엄격한 스테레오 타입의 인물이었음을 마지막에서야 드러내는 것이다.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이런 변화들이 영화의 마지막에서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것은 결과와 무관하게 과정이 우리에게 주는 무형의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국내 관객에게 제대로 소개될 기회조차 제대로 갖지 못한 <델타보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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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 떠나지 않았던 의문은 왜 일록이 나머지 멤버들에게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모두가 언젠가는 알게 될 일이었을 텐데. 시간이 지나서 그 사실을 알게 된 다른 멤버들은 보였을 반응 역시. 그 상황에서도 예건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짧은 영어를 섞어 쓰고, 대용은 아쉬운 마음을 억지로 감추는 듯 밖으로 나가 치킨과 소주를 사 오고, 준세는 뒷머리만 긁적이며 또 눈치를 보고 있었을까? 어쩌면 이 영화는 꿈을 이루고 어쩌고 하는 것과는 별개로 막연한 무언가가 현실적으로 구체화하기까지 겪어야 하는 수많은 일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꿈을 위해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네 사람의 노력 아닌 노력들이 원했던 결과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을지 몰라도, 평생 잊지 못할 리허설을 남겨주었을 테니 말이다.
06.역시 이 작품에 단 하나의 아쉬움이 있다면 배급의 문제다. 전국에 50개도 채 되지 않는 스크린 수(6월 14일 영화진흥위원회 기준 전국 28개)는 관객들이 이 영화의 매력을 제대로 판단할 기회조차 주지 못하고 있다. 국내 다양성 영화의 배급 문제에 대한 논란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지만, 최근 영화 <옥자>로부터 시작된 온라인 플랫폼 극장 간 문제만큼도 쟁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제작 환경을 제대로 지원해 줄 수 있는 환경까지는 못하더라도 세상에 나온 작품이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최소한의 접점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번 작품의 9회차 촬영에 이어 이번에는 단 11회차의 촬영만으로 완성했다는 고봉수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 <튼튼이의 모험>(2017, 정식 개봉 미정) 역시 같은 이유로 관객들을 제대로 만나보지도 못한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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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숫자로 평가받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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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배우 출연료 '0원', 대본도 딱히 없던 이 영화의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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