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들의 섬>은 당사자의 입을 통해, 이 투쟁의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묻는다. 평범했어야 할 노동자들은 왜 이렇게 목숨을 내걸고 싸우게 됐는지, '투사'가 된 노동자들은 무엇을 그렇게 지켜내려 했는지.
(주)시네마달
<그림자들의 섬>은 당사자의 입을 통해, 이 투쟁의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묻는다. 평범했어야 할 노동자들은 왜 이렇게 목숨을 내걸고 싸우게 됐는지, '투사'가 된 노동자들은 무엇을 그렇게 지켜내려 했는지. 질문에 답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저 사람이 사람답게,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내 일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더는 사람이 죽어 나가지 않는 노동을 위해서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서다.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으로 보이는 이 조건을 위해, 노동자들은 30년이 넘도록 싸워야만 했다.
여전히 그림자처럼 어두운 노동의 현실한가로이 들을 수 있는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한진중공업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경쟁과 효율의 논리에 밀려, 노동자를 극한으로 내모는 행태는 지금까지도 반복되고 있다.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열아홉 청년이 그렇게 죽었다. 여전히 노조가 존재조차 하지 않는 '관리의 삼성'에서 벌어진 백혈병 문제는 꼬박 10년을 넘겼다. 더불어민주당의 양향자 최고위원은 삼성 백혈병 피해자를 위한 단체 '반올림'을 '전문시위꾼', '귀족노조'라고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가 사과했다.
정부의 허술하기 짝이 없는 대응에 무너져버린 조선업계에는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어지고 있다. 2017년에도 여전히 노동자들은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거나 자리를 잃고, 다치거나 죽는다. 여전히 '노동'이라는 말은 천대받고 '근로'라는 말이 대신 쓰인다. 여전히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은 10%를 맴돌고, 나라 경제를 살리는 데 발목만 부여잡는 과격한 '빨갱이' 집단으로 비친다. 아직도 노동의 환경은, 그리고 노동에 대한 인식은 어두컴컴한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새로운 지도자는 여전히 가라앉아 있는 현장의 저 그림자들을 보듬을 수 있어야만 한다.
(주)시네마달
2017년, 지도자에게 꼭 필요한 자질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2017년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많은 후보가 적폐 청산과 정권 교체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다. 대연정이 어떻고, 사드가 어떻고 매일같이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 대선 국면에서 '노동'이라는 의제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 신규 일자리 몇백만 개를 통 크게 약속하고, 다가오는 제4차 산업혁명에 철저히 대응하겠다는 것이 다가 아니다.
새로운 지도자는 여전히 가라앉아 있는 현장의 저 그림자들을 보듬을 수 있어야만 한다. 산업재해 기준 확대와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안전하고 안정적인 노동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그렇다. 더는 노동자가 몸 던져 싸울 필요 없도록,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그렇다. 노동을 불온하게 바라보지 않도록 관련 교육을 확대해나가고 불안한 비정규직을 줄여나가는 것이 그렇다.
<그림자들의 섬> 속 노동자들이 보여주듯, 결국 모든 개선의 출발점은 '노동 그 자체'와 그것을 수행하는 '노동자'의 입장에서부터 시작돼야만 한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이들도, 현장을 다니며 몸을 쓰는 이들도 모두 같은 노동자다. 노동이 누구에게도 정직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노동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 곧 결정될 새 지도자가 지켜내야 할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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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사람이 죽는데, 어찌 그냥 있으라고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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