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극, 무거운 시대 그리고 고민 많은 배우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본문 안에 녹이기 어려운 질문과 답변이 여럿 있었다. 그렇다고 버리기는 아까운 자투리를 일부 모아서 조각보를 짜듯 적어보았다. 트위터를 통해 팬들이 보내준 질문도 상당수 포함됐다. 뮤지컬 배우 박은석 인터뷰에 이어 오랫만에 돌아온 '자투리 일문일답'을 아래에 정리한다.
▲대표 '트잉여' 전성민비록 자물쇠가 잠겨 있기는 하지만, 배우 전성민은 자신의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다. 다른 배우들에게 트위터 활용법을 가르쳐줄 정도로. 공감가는 글에 리트윗도 많이 하지만, 직접 트윗을 올리는 경우도 잦고 팬들의 반응에도 '답멘'을 보내는 편이다.곽우신
- 언젠가 꼭 도전해보고 싶은 역이 있나요? "연극 <클로저> (설마 앨리스?) 네, 앨리스. (너무 치명적일 것 같은데) (웃음) 몇 년 전부터 어울린다는 얘기 많이 들었어요. 기회가 없었죠. 영화도 너무 좋아하고요."
- 그럼 지금까지 했던 필모그래피 중에서, 꼭 다시 하고 싶은 작품을 꼽아 보자면요? "연극 <반신>이요. 지금 하면 진짜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는 긴장도 많이 했고, 명동예술극장이라는 공연장의 분위기나 만났던 선배들이 너무 낯설어서 더 펼칠 수 있던 걸 못 펼친 것 같아요. 그리고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정말 좋은 작품이라, 제가 생각했을 때 '완벽한 작품'이에요.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다시 하실 생각은 있는 것 같은데 올해는 없으니…. 얼른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웃음)."
- SNS 계정 이미지 절대 다수가 고양이입니다. '나만 없고 다 있는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로서의 삶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기본적으로 행복한데, 가끔 고양이한테 이용당하는 느낌이 들어서…. (웃음) 이름은 누아랑 난이에요. 원래 고양이를 엄청 좋아하거든요. 집에 누군가 반겨줄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또 고양이가 독립적이잖아요. 전 강아지보다는 고양이가 좋더라고요. 강아지는 외로움을 많이 타고, 의존하지만 고양이는 적당히 '밀당' 잘하잖아요. 그래서 이용당한다는 느낌이 들죠. (웃음) 3년 전에 데려온 까만 누아가 엄마이고, 난이는 아들이에요. 중성화 수술하기 전에 친구 고양이와 교배해서 다섯 마리를 낳았고요. 네 마리는 입양 보내고, 제일 못생긴 애가 남은 거예요."
- 고상호 배우에게 트위터 GIF 응용법을 알려줄 정도로 대표 '트잉여'인데, 트잉여로서의 삶에 대해서도 얘기해주세요. "제가 집에 TV가 없어요. TV를 안 보는데…. 원래 SNS를 엄청 열심히 하다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닫았어요. 그래도 인생의 재미는 하나 찾아야 하니까? 트위터 원래 가입은 되어 있었는데 잘 안 하다가 한 번 들어가니까 완전 중독이 된 거예요. '움짤'이런 것도 그렇고, 제가 동물 영상 많이 보는데 여긴 너무 많고…. 저한텐 진짜 유익한 거예요. 시간 때우기도 너무 좋고, 혼자서 심심할 때마다 보고 웃을 수 있는? 재미있는 사람들의 말투나 '드립' 보면 다들 천재 같아요. (웃음) 저도 그 안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웃음) 제 글이나 사진 서치도 합니다. 저 보라고 올린 게 아닌데도 제가 서치해서 마음 누르기도 하고…."
- 최근에 '열일'하는 것 같은데….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스타일인가요? 특별히 상반기 계획하고 있는 게 있다면? "원래 안 그랬어요. 물 들어올 때 물가에 앉아서 '아, 언제 뛰어드는 게 제일 안전하고 좋을까'하면서 신중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웃음) 그 전에 작품이 들어왔을 땐, 제가 끌리는 것 위주로 했었거든요. 또 배우한테 제일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여유'라고도 생각했고요. 한 작품을 통해서 가지게 된 마음가짐은, 그 작품이 끝나고 쉬면서 전환을 시켜줘야지 새로운 역할도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연달아서는 잘 안 했어요.
그런데 제 의도와 달리 조금 오해하는 분들도 계시고 그래서…. 이번 상반기는 <미드나잇> 끝나면 쉬려고요. 여행 갈 거에요. 다음 작품은 하반기쯤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트위터로 사진 많이 올릴게요!"
- 쉴 때는 주로 뭐하면서 쉬세요? 은근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 같으시던데요. "진짜 하는 것 없는데…. 예전에는 더블 캐스팅이면, 이틀 쉬는 사이에 1박 2일로 여행도 가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서른 지나고 나니까…. (웃음) 30대가 되니까 약간 두렵더라고요. 지금은 커피 마시고, 신문이랑 책 읽고, 친구들 만나서 데이트하고…. 술 마시고…. 트위터하고…. (웃음) 아, 요리하는 거 좋아해요."
- 트위터에 김치전 해 먹는 거 봤어요. 요리 잘하시나요? 특별히 잘하는 음식이 있다면요. "다양하게 다 잘하는데? (웃음) 웬만한 건 한 번 맛보면,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하고 해요. (빵 터짐) (검증이 안 되니까…. 믿겠습니다) (웃음) 아, 한식보다는 양식을 조금 더?"
- 자신이 출연했던 필모그래피 말고, 특별히 좋아하는 작품 있나요? 장르와 국적 불문하고요. "제가 영화 진짜 좋아해요. (인생 영화를 꼽자면?) <친절한 금자씨>. 완전 광팬이에요. 진짜 많이 봤어요. 100번은 안 되지만, 거의 100번 가까이?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를 다 좋아하기는 하는데, 이걸 제일 좋아해요. 이번에 <미드나잇> 준비할 때도, 다시 보면서 캐릭터 만들 때 참고했어요."
- 발 사이즈가 궁금하다는 팬이 있습니다. '작고 소중한'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녀서 더 그런 거일 수도 있겠는데요. "220에서 225요. 220 신을 때도 있고, 225 신을 때도 있는데…. (웃음)"
- 김유영에서 전성민으로 이름 바꾼 지 벌써 꽤 됐어요. 어떤가요? 바꾸고 나니까 훨씬 좋은가요. "그런 것 같아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전 무신론자거든요. 부모님이 처음에 이름 바꾸자고 했을 때, 되게 싫었거든요. 전 제 이름 좋아하거든요. 별로 흔하지도 않고, 못 이겨서 했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제 성격이랑도 중성적인 이름이 더 잘 맞는 것 같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졌어요. 이름 덕택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아닐 수도 있고. (웃음)"
- 그래도 별명은 계속 '융'(유영의 줄임말)이잖아요. "그러게요. 그래서 전 제 별명 되게 좋아해요. (웃음)"
- 배우로서 혹은 인생의 선배로서 롤모델로 삼고 있는 이가 있나요? "데뷔 때부터 닮고 싶은 선배, 존경하는 선배 묻는 말이 항상 어려웠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고, 저 사람처럼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선배는 분명 있고, 그래서 그런 분들의 이름을 말했지만요. 인제 와서 생각해보면 '롤모델'이라고까지 정의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저는 저대로 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 이어지는 질문입니다. 배우로서의 최종 목표 같은 게 있나요? "공연만 해도 먹고 살 수 있는 배우요. (웃음) 너무 솔직하게 답했나요? 좀 멋진 대답을 하고 싶었는데, 죄송합니다. (웃음) 요즘 제 이슈 중 하나에요. 사치를 부릴 생각은 없어요. 그럴 성격도 아니고요. 다만, 공연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제가 정말 사랑하는 일만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을까.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그런 고민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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