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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이 탐낸 축구 구단, 거액에도 팔지 않은 이유는?

[해외축구] 웨스트햄을 사랑한 구단주 설리번, 레드불의 손길을 뿌리치다

16.12.30 17:06최종업데이트16.12.3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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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부터 웨스트햄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데이비드 설리번 구단주 ⓒ 웨스트햄 구단 홈페이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아래 웨스트햄)의 공동 구단주 데이비드 설리번과 데이비드 골드가 조금만 판단을 달리했다면, 'RB 웨스트햄'이란 낯선 클럽이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에 생길지도 몰랐다. 하지만 두 구단주의 구단 사랑이 있었기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27일(한국 시각) 웨스트햄 공동 구단주 데이비드 설리번의 아들 잭 설리번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올해 9월 레드불에 구단 매각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잭 설리번은 "최근 <더 선>을 필두로 보도된 '레드불의 웨스트햄 2억 파운드 인수설'은 잘못된 것"이라 정정하며, "레드불은 당시 6억 5천만 파운드(한화 약 9600억 원)에 구단을 매각할 것을 제의했지만, 웨스트햄 수뇌부는 이를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뒤이어 공동 구단주 데이비드 설리번 역시 웨스트햄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크리스마스 인사 글 끝에 인수 제의를 거절한 이유를 밝혔다.

데이비드 설리번은 "몇몇 외부 투자자들에게 구단 매각을 제의받았지만, 현 구단주인 나와 데이비드 골드는 구단을 매각할 의사가 조금도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같은 상상을 초월하는 갑부가 제의한다면 모르겠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우리는 다른 누군가에게 절대 웨스트햄을 넘길 생각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전부터 구단 사랑이 남달랐던 데이비드 설리번은 지난 2010년, 데이비드 골드와 공동으로 구단 지분 50%를 매입해 공동 구단주가 되었다. 구단 인수가 확정된 날, 설리번은 20살 무렵의 추억을 회상하며 "대학 시절부터 웨스트햄을 응원한 나와 웨스트햄 유스 출신 골드는 그 무렵부터 웨스트햄의 구단주를 꿈꿨다"라고 말했다. 43년 만에 자신의 숙원을 이룬 설리번은 "그저 집으로 돌아왔을 뿐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2013년 설리번은 구단 지분 25%를 추가로 매입해 단독 최대 주주로 거듭났다.

프리미어 리그 진출 노리는 레드불

지명만 다른 레드불 풋볼 클럽들 ⓒ 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


설리번의 공공연한 웨스트햄 사랑과 무관하게 레드불은 몇 해 전부터 프리미어 리그 진출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었다.

당시 레드불이 인수 의사를 표한 잉글랜드 클럽은 리버풀, 에버튼, 크리스털 팰리스, 웨스트햄, 리즈 유나이티드였다. 특히 리버풀과 에버튼 인수에 많은 관심을 표했지만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이후 레드불은 잉글랜드 2·3부 리그의 브렌트퍼드, 찰턴 애슬레틱, 스윈던 타운 등에 제의했지만 결국 어떤 클럽도 인수하지 못했다.

다만 레드불의 이번 웨스트햄 인수 시도에 대해 영국 매체 <90min> 지는 레드불의 전 국제 축구 수장이자 현 RB 라이프치히 회장인 올리버 민츠라프의 발언을 인용해 "레드불의 웨스트햄 인수 의사는 없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유럽축구연맹(UEFA)은 레드불이 유럽 내에서 추가로 구단을 완전 인수할 수 없도록 제재를 가했다. 레드불 잘츠부르크와 RB 라이프치히가 각각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다음 시즌 같은 유럽 대항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제재는 오로지 '레드불의 구단 완전 인수'에 대한 제재기에, 일부 지분을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되는 상황은 제어하지 못한다. 따라서 여전히 레드불의 이름을 딴 클럽이나 경기장이 생길 가능성은 농후하다.

다만 웨스트햄 측은 최근 늘어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구단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려 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구단의 소유권은 넘길 생각이 없다는 것이 설리번과 골드를 비롯한 수뇌부의 확고한 신념이다.

2016-2017시즌이 개막하기 전만 해도 웨스트햄의 전망은 밝았다. 돌풍의 핵심이었던 드미트리 파예를 지켜냈고, 여름 이적 시장에서 활발한 영입 행보를 보이며 리그와 유로파 리그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지면서 리그에서는 연패의 수렁을 벗어나지 못해 강등권을 전전했고, 유로파 리그는 허무하게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14라운드까지 강등권 언저리인 17위에 머무르자 슬라벤 빌리치 감독의 경질설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웨스트햄 수뇌부는 끝까지 빌리치를 신뢰했고, 이후 이어진 네 경기에서 웨스트햄은 3승 1무를 기록해 리그 11위까지 올라섰다. 웨스트햄은 2016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현지 시각, 한국 시각 2017년 1월 1일) 빛바랜 디펜딩 챔피언 레스터 시티와 일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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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햄 설리반 구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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