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에이스' 손흥민이 시즌 7호골을 성공시키며 2016년 EPL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손흥민은 29일(한국시간)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 교체투입되어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서가던 후반 40분 팀승리에 쐐기를 박는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4-1로 역전승을 거두며 최근 3연승 승점 36점으로 5위를 유지, 4위 아스널을 1점 차로 추격했다.
12월 들어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던 손흥민으로서는 전환점이 될만한 한 골이었다. 포체티노 감독도 손흥민의 활약을 칭찬했다. 짧은 시간의 기회에도 공격 포인트를 기록해내며 존재감을 어필할수 있음을 증명했다.
손흥민에게 2016년은 그 어느때보다 다사다난했던 시간이었다. 지난해 8월 빅리거의 꿈을 안고 잉글리시 프리머어리그에 처음 입성했으나 부상과 주전경쟁에 어려움을 겪으며 순조로운 연착륙에 실패했다. 불안한 팀내 입지로 지난 여름에는 독일 복귀설 등 끊임없이 이적설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다행히 2년차를 맞이한 올시즌에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9월에만 각종 대회에서 5골(리그 4골 1도움)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아시아 선수로서는 역대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10월 이후에는 비록 득점포가 다소 주춤했지만, 손흥민은 올시즌 토트넘 전력의 한 축으로 당당히 거듭나며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대표팀에서도 손흥민은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여름에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리우올림픽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하여 사상 첫 2회 연속 8강진출에 기여했고, A대표팀에서는 아시아 최종예선에 참가하며 한국축구의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기 위하여 고군분투했다.
손흥민은 올시즌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총 57경기나 출전하여 한국 선수중 국내-해외파를 아울러 가장 많은 경기를 뛴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아시아-남미-호주를 넘나들며 각 대륙을 오가는 이동거리도 엄청났다.
하지만 아쉬움도 컸다. 리우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병역헤택의 기회를 놓쳤다. 특히 손흥민은 8강 온두라스전에서 수많은 득점찬스를 놓쳐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과도한 감정 표출과 흔들리는 모습으로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가끔 태도가 불손하다'는 따끔한 지적을 듣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손흥민의 사생활과 여자 연예인과의 열애설 등을 거론하며 '손흥민이 축구에 집중하지못한다'는 근거없는 비난을 일삼기도 했다. 슈퍼스타급 선수라면 극복해야할 어쩔 수 없는 유명세가 손흥민에게도 찾아온 것이다.
무엇보다 경기력의 기복은 축구 선수로서 한단계 성장하기 위하여 손흥민이 가장 극복해야할 숙제다.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전반기 성적은 리그 15경기(선발 10회) 출전에 6골 3도움이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창출한 것은 총 19회였다. 프리미어리그 진출 첫 해인 2015/2016 시즌에는 총 28경기에 나섰으나 선발은 13회에 그쳤고 경기당 출전시간이 39.5분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향상된 성적이다.
하지만 안정감은 다소 부족했다. 잘풀릴때는 호날두 부럽지않지만 안풀릴때는 투명인간이 되어버리는 단점은 여전히 손흥민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시즌 초반 골폭풍이 몰아칠 때 주전 자리를 차지했으나 최근 팀의 전술변화와 함께 벤치로 다시 위상이 밀린 점도 이러한 잦은 기복과 무관하지 안다.
2017년 손흥민은 더 높은 목표를 향하여 도전해야한다. 현재 리그 6골을 기록중인 손흥민은 기성용이 2015년 기록한 아시아 선수 EPL 최다골(리그 8골) 기록을 경신할 것이 유력하다. 토트넘이 내년에도 유로파리그까지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손흥민은 여전히 많은 경기에서 출장기회를 잡을 것이 유력하다. 좀 더 욕심을 내면 자신의 유럽 무대 한 시즌 개인 최다골(17골)에도 도전할수 있다.
여기에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행이 걸린 최종예선의 향방도 내년이면 결정난다. 손흥민은 내년 3월 중국전(6차전)에서는 경고누적으로 결장하게 됐지만 대표팀이 후반기로 갈수록 이란-우즈베키스탄 등 강팀들과의 어려운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만큼 그의 득점포가 절실하다.
손흥민은 2014년 10월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에 치른 모든 A매치를 통틀어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10골)고지에 오르며 부동의 해결사로 군림하고 있다. 어느덧 한국과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로 올라선 손흥민은 내년에도 여전히 바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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