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2016년 마지막날, 파이터 김동현을 주목하라

[UFC] 김동현 복귀전, 남녀부 밴텀급 타이틀매치 등 볼거리 풍성한 UFC 207

16.12.30 12:07최종업데이트16.12.30 12:07
원고료로 응원
UFC 한국인 파이터의 맏형 김동현이 2016년 마지막 대회에 출전해 승리를 노린다.

UFC 웰터급 공식랭킹 9위에 올라 있는 김동현은 오는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 위치한 T 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207 대회에서 랭킹12위 타렉 사피딘과 대결을 벌인다. 본인의 부상과 상대의 부상으로 2016년에만 경기가 두 차례나 연기됐던 김동현에게는 올해 첫 출전이자 2015년 11월 서울대회 이후 13개월 만에 서는 옥타곤 복귀전이다.

만약 김동현이 사피딘을 꺾고 승리한다면 UFC에서만 통산 13승 째를 거두며 일본의 오카미 유신과 함께 UFC 동양인 최다 승 타이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번 대회는 김동현의 경기뿐 아니라 여성 파이터의 아이콘이었던 슈퍼스타 론다 로우지의 복귀전이자 여성 밴텀급 타이틀전, 그리고 도미닉 크루즈와 코디 가브란트의 남성 밴텀급 타이틀전이 열리며 격투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양인 최다승 타이기록 노린다

김동현은 언제나 믿음직스런 경기를 보여주는 한국인 UFC파이터의 맏형이다. ⓒ UFC.com


작년 서울대회에서 김동현을 상대했던 도미닉 워터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사실 워터스는 수년 째 UFC 웰터급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김동현의 상대로는 한참 부족했다. 이날 김동현은 경기 내내 완벽한 우위를 점하다가 1라운드 3분11초 만에 가볍게 KO승을 거뒀다. 하지만 올해 8월 UFC 202에서의 닐 매그니전을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경기가 취소됐고 11월 거너 넬슨과의 경기를 성사시켰지만 이번엔 넬슨의 부상으로 또 한 번 복귀전이 무산됐다.

자칫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2016년을 보낼 위기에 있던 김동현은 다행히 2016년의 마지막 날 UFC 207에서 사피딘을 상대하게 했다. UFC 207은 연말에 치러지는 빅이벤트로 2개의 타이틀전을 포함해 굵직굵직한 빅매치가 많은 대회다. 따라서 김동현과 사피딘전은 아쉽게 언더카드로 밀렸었는데 헤비급 매치였던 케인 벨라스케스와 파브리시우 베우둠의 대결이 벨라스케스의 부상으로 취소되면서 김동현의 경기가 메인카드 2번째 경기로 올라왔다.

전 스트라이크포스의 웰터급 챔피언 사피딘은 지난 2014년 UFN 싱가폴 대회에서 한국의 임현규와 대결을 벌여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사피딘 만장일치 판정승). 유도와 레슬링, 가라데, 태권도, 주짓수, 킥복싱 등 다양한 격투기를 수련한 선수지만 통산 16승 중에 경기를 끝낸 적은 6번(1KO, 5서브미션)에 불과할 정도로 의외로 피니시율은 그리 높지 않다.

다만 체급 내 최정상급으로 꼽힐 정도로 로우킥 능력이 뛰어나고 레슬링 방어도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최근 4번의 승리를 3번의 KO승과 한 번의 서브미션 승리로 장식한 김동현이지만 큰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사피딘을 질리게 만드는 전략을 들고 나와야 승산이 높아진다. 실제로 김동현은 3분 이상 경기 시간을 끌고 간 장기전에서는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일단 김동현의 그라운드 지옥에 걸려 들면 제 아무리 사피딘이라고 해서 뾰족한 수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김동현은 최근 몇 년 동안 웰터급 공식랭킹 7~10위 사이를 오가고 있다. 김동현의 목표가 여전히 UFC 웰터급 정상이라면 사실 사피딘 정도의 상대는 큰 고전 없이 무난하게 꺾어야 한다. 김동현에게 패배의 아픔을 안겼던 상대 3명은 현재 모두 웰터급 랭킹 톱5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타이론 우들리는 챔피언). 과연 김동현은 사피딘이라는 벽을 넘고 다시 정상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복귀전에서 정상탈환 노리는 '암바여제' 로우지

방황을 끝낸 로우지는 복귀하자마자곧바로 타이틀전으로 직행한다. ⓒ UFC.com


오늘날 UFC에 여성부 경기가 열릴 수 있게 만든 주인공이 돌아온다. 분명히 도전자 입장인데 대회사에서 붙인 이번 대회의 부제도 'She's Back'이다. 여성 종합 격투기의 아이콘 '암바 여제' 론다 로우지가 1년1개월의 방황을 끝내고 드디어 옥타곤에 오른다. 경기 감각을 회복할 시간 따윈 필요 없다.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타이틀전 직행이다. 그녀는 UFC에서 그런 특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여제가 없는 사이 UFC 여성 밴텀급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전율의 하이킥으로 로우지를 쓰러트렸던 홀리 홈은 4개월 후 1차 방어전에서 미샤 테이트에게 5라운드 역전 서브미션 패를 당하며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다. 테이트 역시 7월에 열린 1차 방어전에서 아만다 누네즈에게 허무하게무너졌다. 현재 홀리 홈은 체급을 올려 내년 2월 페더급 타이틀전을 치를 예정이고 2연패를 당한 테이트는 은퇴를 선언했다.

돌고 돈 벨트는 현재 브라질의 타격가 누네즈가 허리에 두르고 있다. 2014년 9월 캣 진가노에게 마지막으로 패한 후 파죽의 4연승 행진을 달리며 챔피언에 올랐다. 이번 경기의 시선이 로우지에게 일방적으로 쏠려 있지만 누네즈는 로우지를 은퇴시킨다는 굳은 각오로 옥타곤에 오르려 한다. 결국 누네즈의 타격과 로우지의 그라운드 중 더 강한 쪽이 승리에 가까워질 것이다(홀리 홈이 로우지를 꺾을 수 있었던 비결도 경기를 시종일관 스탠딩 타격전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로우지와 누네즈의 경기에 비해 주목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크루즈와 가브란트의 남성 밴텀급 타이틀전도 경량급의 진수를 보여줄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크루즈의 빠른 스텝을 이용한 경기운영은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현 플라이급의 독재자 드미트리우스 존슨도 밴텀급에서 활동하던 시절엔 크루즈의 벽을 넘지 못했을 정도.

10전 전승의 신성 가브란트는 10경기 중 9경기를 KO로 끝냈을 정도로 경량급에선 보기 힘든 무시무시한 피니시율을 자랑한다. 리치(165cm)가 다소 짧은 것이 단점이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파괴력을 자랑한다. 과연 가브란트의 폭발력이 크루즈의 스텝을 멈추게 만들 수 있을 지가 이 경기의 관전 포인트. '스턴건' 김동현의 경기부터 두 개의 타이틀전까지. 전날 광란의 불금을 보냈다는 핑계로 그냥 지나치기엔 UFC 207은 너무 아까운 대회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UFC 김동현 론다 로우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