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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IA의 우승 위해선 홍건희 활약이 필수다

KIA의 마당쇠... 화순고의 자랑이 될까

16.12.30 14:06최종업데이트16.12.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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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투수' 선동열, '바람의 아들' 이종범, '리틀 쿠바' 박재홍, '호부지' 이호준(NC 다이노스), '슈퍼소닉' 이대형(kt 위즈), '서교수' 서건창(넥센 히어로즈)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을 대거 배출한 광주일고는 전국 최고의 야구 명문 고등학교 중 하나다. 광주일고에서 배출한 메이저리거만 무려 4명이나 된다(심지어 그 중 3명은 같은 시대에 학교를 다녔다).

2002년, 광주일고와 같은 전남 지역 연고지인 화순군의 화순고등학교에서 야구부를 창단했다. 화순고는 창단 후 지금까지 총 8명의 선수를 프로에 진출시켰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는 역시 KIA 타이거즈의 '작은 거인' 김선빈. 화순고 재학시절부터 '키 작은 거 빼고 다 잘하던' 만능선수 김선빈은 고교 2학년 때부터 청소년대표에 선발됐고 KIA에서도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화순고가 낳은 최고의 스타 김선빈이 프로무대를 밟은 지 3년이 지난 2011년, 또 한 명의 화순고 출신 선수가 KIA에 입단했다. 165cm에 불과한 KBO리그 최단신 선수 김선빈과는 달리 이 선수는 185cm, 91kg의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정통파 우완 투수다. 일찌감치 군복무를 마치고 올해부터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KIA가 기대하는 차세대 에이스 홍건희가 그 주인공이다.

화순고의 에이스, 명가의 기대주가 되다

화순고 출신의 홍건희는 김선빈에 이어 연고팀 KIA에 지명된 두 번째 선수다. ⓒ KIA 타이거즈


화순 토박이 홍건희는 고교 입학 후 당시 화순고를 이끌던 이건열 감독(현 동국대 감독)의 권유로 투수로 변신했다. 싱싱한 어깨를 소유한 데다가 투구폼이 유연하고 간결해 훗날 팀 선배가 되는 윤석민과 자주 비교되곤 했었다. 화순고의 에이스로 팀을 이끌던 홍건희는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전체9순위)로 KIA에 지명됐다.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으로 전체 8,9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KIA는 덕수고의 한승혁과 화순고의 홍건희를 선택했다.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한승혁은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통째로 날렸지만 홍건희는 에이스 양현종이 부상으로 빠진 틈을 타 입단 첫해부터 1군 마운드에 오를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스무 살 청년에게 1군의 벽은 높고 견고했다. 1군에서 5경기에 등판한 홍건희는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채 6.7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KIA는 홍건희에게 1년 더 기회를 주기로 했지만 홍건희는 2012 시즌에 한 번도 1군에 올라오지 못했고 퓨처스리그에서의 성적 역시 3승9패1홀드5.85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2013~4년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홍건희는 2015 시즌 KIA의 선발 경쟁에 뛰어 들었다. 4월 26일 두산 배어스와의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홍건희는 5월 8일 넥센전에서도 홈런 3개를 맞았지만 4이닝 6탈삼진으로 씩씩한 투구를 선보였다. 5월 2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구원으로 등판해 4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생애 최고의 투구를 펼치기도 했다.

2015년 7번의 선발 등판을 포함해 총 38경기에 등판한 홍건희는 82이닝을 던지며 2승5패1세이브 6.04를 기록했다. 비록 피홈런(18개)이 많다는 단점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82이닝 동안 86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구위를 과시했다. 프로 입단 후 꾸준히 근력을 키운 홍건희는 어느덧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파워피처로 성장하며 다음 시즌을 더욱 기대케 했다.

선발과 불펜 넘나든 2016년 KIA 마운드의 마당쇠

홍건희는 2017 시즌에도 KIA의 유력한 선발 투수 후보다. ⓒ KIA 타이거즈

KIA는 2016 시즌 초반 헥터 노에시, 지크 스프루일, 양현종, 윤석민, 임준혁(SK 와이번스)로 이어지는 막강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했다(물론 윤석민의 부상 이탈로 이 로테이션은 오래 가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서 1홀드 6.23에 그쳤던 홍건희는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시즌을 출발했다. 홍건희는 4월에만 불펜으로 8경기에 등판해 1세이브 2.70을 기록하며 괜찮은 출발을 보였다.

6월까지 불펜 투수로 활약한 홍건희는 1승2패4세이브5홀드 3.67을 기록하며 KIA의 집단 마무리 일원으로 좋은 투구 내용을 이어갔다. 7월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홍건희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6경기에서 2승을 수확, KIA 마운드의 젊은 기수로 떠올랐다. 홍건희는 7월까지 3.2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팀의 원투펀치인 헥터(3.35)나 양현종(3.21)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기록이었다.

7월28일 kt전에서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3이닝 만에 강판된 홍건희는 부상 회복을 위해 2군에 다녀 온 후 후반기 순위 싸움의 압박감을 견뎌내지 못했다. 부상 복귀 후 첫 경기에서 시즌 4승째를 따낸 홍건희는 이후 10경기에서 19.1이닝 동안 27점(24자책)을 내주며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10월에 열린 2경기에서 불펜으로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LG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엔트리에 오르고도 끝내 등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인상적인 첫 넉 달에 비해 아쉬운 마지막 두 달을 보내긴 했지만 홍건희의 2016년은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팀 내에서 4번째로 많은 50경기에 등판했고 역시 4번째로 많은 90.1이닝을 던졌다.2명의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양현종 다음으로 많은 이닝 소화 능력을 선보였다.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등판한 홍건희는 시즌 후반에 극도로 부진했음에도 3할 타자만 40명이 탄생한 극단적인 타고투저 시즌에 4점대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4.98).

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KBO리그 최고의 타자 최형우를 영입하고 내부 FA 양현종과 나지완을 잔류시키면서 엄청난 돈을 투자했다. 2017년 기아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고 실제로도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받고 있다. 만약 홍건희가 내년 시즌 한 단계 더 성장해 '우승후보' KIA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할 수 있다면 화순고 야구부는 김선빈에 이어 또 한 명의 자랑스런 선배가 생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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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 타이거즈 홍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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