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현의 국내대회 연기 모습
박영진
자신만의 고난이도 점프 장착, 한 단계 끌어올렸다김나현의 장점은 매 경기마다 실수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시즌 후반 대만에서 열렸던 4대륙 피겨선수권을 통해 데뷔할 때부터,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첫 점프로 구사하고 있는 트리플루프-트리플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가 안정화 됐다. 이 점프는 '피겨여왕'을 김연아(은퇴)를 비롯해 현재 많은 여자선수들이 시도하고 있는 트리플러츠-트리플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보다 기초점이 오히려 0.1점이 높다.
여기에 김나현이 루프 점프에 강한 면모를 지니고 있고, 현재 이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고 있는 여자선수들이 전무하기 때문에 성공한다면 심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지난주 캐나다에서 열렸던,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김나현이 이 점프를 성공하자 관중석에선 큰 박수가 쏟아졌고 가산점도 챙겼다.
지난 9월부터 2개의 B급 대회(롬바르디아 트로피, 어텀 클래식)에 참가해 심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때도 김나현은 실수가 거의 없었다. 특히 롬바르디아 트로피 대회에선 은메달을 획득했고, 어텀 클래식 대회에선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다시 한번 이 기록을 깨고 60.46점을 받았다. 이런 부분은 예술점수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올 시즌 출전한 세 번의 국제대회에서 김나현은 모두 쇼트프로그램에서 26~27점의 좋은 예술점수를 받았다. 이는 현재 맏언니 박소연의 기록과 거의 비슷하다. 프리스케이팅 역시 50점대 초반의 예술점수를 기록했다. B급 대회 선전은 이번 그랑프리 시리즈에도 추가 배정을 받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몸에 맞는 프로그램, 국제무대 입지도 넓히다 김나현이 현재 연기 하고 있는 올 시즌 프로그램들도 모두 좋은 호평을 받고 있다. 쇼트프로그램은 휘트니 휴스턴이 부른 명곡 '아이 윌 올레이스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 프리스케이팅은 중국의 여배우 장쯔이가 출연한 영화 '연인'의 OST인 '하우스 오브 플라잉 대거스'(House of flying Daggers)를 선택했다.
두 곡은 모두 김나현이 직접한 선택한 곡으로 과거 피겨 선수였던 신예지가 프로그램의 안무를 맡았다. 특히 쇼트프로그램의 스텝 부분에 휘트니 휴스턴의 목소리와 함께 나오는 부분이 압권으로 꼽힌다.
지난 시즌에서도 프리스케이팅 '위대한 개츠비 OST' 프로그램이 피겨 팬들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본격적인 시니어 무대로 들어선 김나현은 대중들에게 보다 익숙한 곡으로 국제무대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번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김나현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함께 출전한 최다빈보다 예술점수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동안 기술점수에서 최다빈이 우위를 점하며 최종 순위에서 김나현 보다 높았지만, 이제는 두 선수의 경쟁이 더욱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점프 실수 줄이기, 평창행의 열쇠될까하지만 그녀에게도 여전히 보완할 점이 남아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모든 한국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인 스케이팅 스킬을 바탕으로 한 예술점수의 상승이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경기력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김나현은 강한 강점을 갖고 있다. 현재 세계 여자피겨는 쇼트프로그램에선 무조건 클린연기를 해야 할 만큼 점수 인플레와 경쟁이 심해진 상황이다. 현재 그녀가 쇼트프로그램에선 거의 매 경기 클린연기를 선보이고 있기 떄문에 앞으로도 기대하기 좋은 대목 중 하나다.
또한 프리스케이팅에서 이따금씩 나오고 있는 점프실수에 대해서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김나현은 지난 어텀 클래식과 이번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모두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가 있었다. 특히 후반부에 들어서 점프의 회전수 부족 등이 지적되고 있다. 쇼트프로그램에 비해 프리스케이팅에 배점이 많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극복해야할 부분이다.
김나현은 그동안 박소연, 최다빈 등에 비해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고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기술 향상과 일관성 있는 경기력 등 그녀만의 장점이 빛을 내기 시작하면서 어느덧 시니어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강자로 급부상 했다.
그리고 그랑프리 티켓까지 B급 대회에서 자신이 거뒀던 성과를 토대로 추가 배정을 받아 데뷔전을 무사히 치러냈다. 그리고 이번 2차 대회에서 최다빈(7위)과 함께 출전해 8위를 기록하며 랭킹 포인트를 획득했다. 당초 이번 대회가 이번 그랑프리 시리즈 가운데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회임을 생각하면, 두 선수가 모두 제 몫을 해냈다는 평가다.
김나현은 오는 2월 평창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치러지는 4대륙 피겨선수권 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이 경기는 올림픽이 열리는 바로 그 현장에서 치러지는 대회이니만큼 유럽을 제외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부분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평창까지 남은 시간 동안 그녀가 얼마나 더 성장해 올지 더욱 기대되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