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페라리에서 피아트가 된 즐라탄, 펩 의문의 1승

골 침묵에 빠진 즐라탄, 무리뉴 어떤 해법 내놓을까

16.10.31 15:12최종업데이트16.10.31 18:06
원고료로 응원
'우승청부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커지고 있다.

뛰어난 실력과 남다른 개성으로 유명한 이브라히모비치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파리 생제르망(PSG)에서 맨유로 이적했다. 지난해 저조한 득점력으로 애를 애를 태웠던 맨유의 최전방 고민을 풀어줄 해결사였다. 이미 노쇠화 논란에 시달린 웨인 루니나 로빈 판 페르시(페네르바체)보다도 더 나이가 많다는 것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지난 시즌 PSG에서 30골 이상을 득점하며 건재를 과시했기에 기대감이 더  컸다.

하지만 이브라히모비치는 맨유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커뮤니티실드와 리그 개막전에서 연속골을 넣는 등 시즌 초반 4골을 몰아치며 승승장구할 때만 해도 출발이 좋았으나 최근 리그에서 6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며 슬럼프에 빠졌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이 정도로 장기간 골침묵에 시달리던 것은 AC밀란 시절인 2010년 이후로는 처음이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올 시즌 리그 전 경기에서 이브라히모비치를 선발로 기용하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지만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경기력마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골 침묵에 빠진 이브라히모비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즐라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즐라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브라히모비치는 최전성기에도 동시대를 풍미한 호날두와 메시 같은 선수들에 비하면 한 수 아래로 꼽혔다. 리그에서의 득점력이나 우승 경력은 호날두-메시에 크게 뒤지지 않지만, 최고 수준인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우승경험이나 발롱도르 수상 경력은 전무하다.

이는 어쩌면 이브라히모비치의 한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브라히모비치는 강팀의 일원으로서 함께 할 때 가장 빛이 나는 존재다. 그가 속해왔던 인터밀란이나 AC 밀란, 바르셀로나, PSG 등은 당시 리그내에서 절대강자의 위상에 올라있던 팀들이었고 이브라히모비치는 우수한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주도적으로 지배하는 경기에서 최상의 득점력을 뽐냈다.

하지만 리그 내 강팀들과의 맞대결이나 챔피언스리그 같이 수준이 높아지는 빅매치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주장겸 에이스로 활약했던 스웨덴 대표팀도 이브라히모비치의 마지막 국가대항전이 된 지난 유로 2016 본선에서 '원맨팀'의 한계를 드러내며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피하지 못했다. 자아가 워낙 강한 이브라히모비치는 자신의 팀 전술의 중심이 됐을 때만 최상의 위력을 발휘하는 타입이라, 감독이 전술적 변화를 주기가 어렵고, 활용하기가 까다로운 선수로도 꼽힌다.

바르셀로나에서 함께했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현 맨시티)은 일찍어 이브라히모비치의 한계를 파악하고 장기적으로 메시를 중심으로 한 공격전술을 완성하기 위하여 이브라히모비치를 배제했다. 이 사건으로 이브라히모비치는 과르디올라와 원수지간이 됐다. 이브라히모비치는 "페라리(최고급 스포츠카)를 사서 피아트(경차)처럼 몰았다"며 과르디올라 감독을 비난했지만, 결과적으로 메시를 중심으로 재편한 바르셀로나는 이후 명실상부 유럽 최강팀의 반열에 오르며 최전성기에 돌입했다.

한편 이브라히모비치는 이후 이탈리아-프랑스 등 빅리그보다는 한 수아래의 리그를 돌아다니며 좋은 성과를 올렸지만 유럽 정상에는 아직까지 올라보지 못했다. 메시나 호날두를 페라리에 비유하자면 이브라히모비치는 피아트가 맞았고, 결과적으로 과르디올라 감독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던 것이 증명된 셈이다.

이브라히모비치의 저조한 전술적 활용도, 해결 방안은?

현재의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시절처럼 리그를 지배하던  팀이 아니다. 맨시티-아스날-첼시-토트넘-리버풀 등 맨유 이상의 전력을 갖춘 팀만 5~6팀이나 되고 약팀들도 언제든 강팀들을 위협하는 이변이 빈번하다. 또한 EPL은 유럽에서도 강한 압박과 빠른 템포의 축구로 유명한 리그이기도 하다.

이브라히모비치는 EPL에서도 여전히 압도적인 피지컬과 위치선정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기는 하지만, 정작 기대했던 골결정력은 현저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못해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모습도 잦다.

거구에다가 나이도 30대 중반에 접어든 이브라히모비치에게 폭넓은 활동량이나 스피드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2선이나 중원에서 빠른 스피드와 빌드업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어주는 것이 필요하지만, 현재 맨유에서는 이런 장면이 많이 나오지 않고 있다.

웨인 루니-폴 포그바-안데르 에레라-마루앙 펠라이니 등 중원의 2-3선에서 공격을 풀어줘야한 선수들이 나란히 부진하고, 측면에는 스피드와 폭발력을 갖춘 전문 윙어가 없다. 스트라이커 자원에 가까운 마커스 래쉬포드와 앙토니 마샬은 이브라히모비치 때문에 측면에서만 기용되며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선수들은 선수들대로 자신의 능력을 다 보여주지 못하고 팀 기동력의 저하와 공격루트 단순화라는 부작용만 심화되고 있다. 맨유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구단을 통틀어 활동량이 가장 떨어지는 팀 중 하나다. 공격의 중심이 이브라히모비치인데 정작 그를 살릴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춰져 있다보니 경기력 저하의 책임도 이브라히모비치에게 쏠리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이나 팬 포럼에서는 이브라히모비치 일변도의 공격진 운용에 변화를 줘야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한 루니를 논란 끝에 결국 선발명단에서 제외했듯이 이브라히모비치에게도 정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래쉬포드나 마샬은 이브라히모비치 영입 이후 측면으로 밀려났다. 아직 어리지만 지난 시즌 공격수로 기용되며 상당한 가능성을 보여준 바있다. 정통 원톱으로의 포스트플레이 능력은 떨어져도 빠르고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빼어나 2선과의 호흡이나 맨유의 경기템포를 살리는 데는 더 적합하다는 평가다. 리그 8위까지 추락하며 위기에 몰린 무리뉴 감독이 과연 이브라히모비치의 부진에 대하여 어떤 결단을 내릴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축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