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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잃은 감독과 거리 연주자, 심금을 울리는 스토리

[여기는 BIFF] <바이올리니스트> 모하마드 알리 탈레비 감독 GV 참석

16.10.08 16:35최종업데이트16.10.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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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올리니스트>의 한장면
▲<바이올리니스트>의 한장면부산국제영화제

키아누쉬는 테헤란 거리 곳곳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거리의 악사다. 사촌 형 집에 얹혀 사는 그는 연주로 번 돈 대부분을 부모에게 부치며 성실히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키아누쉬는 우연한 계기로 만난 영화감독 모하마드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돈을 받고 그를 위해 연주해 주기로 하고, 한편으로는 피아노를 전공하는 음대 여학생 사비의 제안으로 학교 밴드에 합류한다. 하지만 그는 실수로 바이올린을 잃어버리면서 연주 생활을 그만두게 되고, 당장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사촌 형의 오토바이를 갖고 거리로 나선다.

영화 <바이올리니스트>가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통해 국내 관객에게 첫 선을 보였다. 7일 오후 1시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첫 상영 후 열린 GV(관객과의 대화)에는 연출을 맡은 모하마드 알리 탈레비 감독이 무대에 올랐다.

 <바이올리니스트>의 한장면
▲<바이올리니스트>의 한장면부산국제영화제

감독은 <바이올리니스트>를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경계에 선 영화'라고 설명했다. 우연히 거리 연주자인 키아누쉬를 만난 감독이 그의 일상을 좇기 시작했고, 여기에 감독 자신의 이야기를 덧입힌 것이 그대로 하나의 작품이 된 것. 당시 감독이 처한 상황이 그의 영화제작에 전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이란의 한 거장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예술가의 삶이란 때론 레드카펫 위를 걷고 때로는 진흙탕을 걷는 것이다.' 영화를 찍기 6, 7개월 전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고 경제적 상황도 악화돼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만난 키아누쉬에게서 아들이 떠오르기도 했고 나와 비슷한 상황처럼 보였다. 그래서 영화를 찍는 과정은 내게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관객에게 특별히 메시지를 전해야겠단 생각은 없었다. 그저 제 경험과 고통을 공유하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바이올리니스트>를 만들면서 계속 영화감독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전적으로 우연성에 의지해 만들어진 작품이란 점에서, 픽션 같기도 현실 같기도 한 이 영화의 색채는 독특하다. 특히 실제 거리 연주자인 키아누쉬의 연주는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이라 할 만하다. 영화 전반을 흐르며 스크린 안팎에 존재하는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그의 연주는 '사운드 트랙'으로서가 아니라 일상의 흐름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공원이나 광장은 물론, 세탁소, 자동차 정비소까지 이어지는 공연 무대는 '연출'이 없었기에 가능했던 참신한 장면들이다.

 <바이올리니스트>의 한장면
▲<바이올리니스트>의 한장면부산국제영화제

"길 한구석에 서서 바이올린을 켜는 키아누쉬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촬영했다. 사람들이 음악을 듣고 창문 밖으로 돈을 던져 주거나 곁에 다가와 듣고 싶은 곡을 신청하기도 했다. 많은 이란 사람들이 시와 음악을 즐긴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란 사람들에게 예술가적인 측면이 강한 것 같다. 5000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소규모 영화였던 만큼 영화의 모든 출연진은 비전문 배우이자 실재하는 캐릭터들이었고, 스태프도 나를 포함해 3명뿐이었다. 촬영현장 근방에서 작은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촬영감독과 음향감독으로 섭외했다. 조연출도 없다 보니 따로 연출을 할래야 할 수도 없었다."

퍼커션을 치며 노래하는 거리연주자 소년, 그리고 행인들의 체중을 재어 주는 것으로 돈벌이를 하는 난쟁이까지. 키아누쉬를 중심으로 한 테헤란 빈민가 인물들의 모습은 실재하기 때문에 더욱 가슴 아리게 다가온다. 'TV에서는 음악을 넣기만 하지 연주 장면을 보여주진 않는다'거나 '이 나라에는 제자리에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대사는 이란 사회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각을 대변하는 듯하다.

아버지를 두고 세상을 떠난 아들, 아들을 대신해 감옥에 간 아버지 등 뼈아픈 가족 이야기. 가난이라는 이름 앞에 배신당했다가도 상대방을 용서하고 서로 신뢰하는 인물들 간의 관계 변화는 정(情)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국내 관객에겐 낯선 세계일 수밖에 없는 이란 사람들의 삶이 어느새 우리 동네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바이올리니스트>는 이번 BIFF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 초청작으로 월드 프리미어 부문에 선정됐다. 8일과 10일 추가 상영예정이다.

바이올리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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