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돈 버는 엄마, 애 보는 아빠가 어때서?

[현장] 무조건 낳으라는 세상을 향해, 이 부부들의 당찬 외침 <워킹맘 육아대디>

16.05.04 18:49최종업데이트16.05.04 18:49
원고료로 응원
 <워킹맘 육아대디>는 출산만 강요할 뿐,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하지 않는 세상에서 부모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육아전쟁백서'를 그리는 드라마다.
<워킹맘 육아대디>는 출산만 강요할 뿐,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하지 않는 세상에서 부모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육아전쟁백서'를 그리는 드라마다. MBC

"일하며 아이를 키운다는 건 하루도 눈물 쏙 빼지 않는 날이 없다는 뜻이다."

MBC 새 일일드라마 <워킹맘 육아대디>가 당찬 외침을 시작했다. <워킹맘 육아대디>에서 이 시대의 워킹맘 이미소 역을 맡은 홍은희는 4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위와 같이 말하며 드라마의 기획의도에 공감했다.

대한민국 남녀 노동자 모두는 법으로 육아휴직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경력단절에 대한 불안감,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을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건 으레 엄마, 워킹맘이다. 드라마 <워킹맘 육아대디>는 '저출산 시대'의 위험성을 울부짖으며 낳으라고만 강요할 뿐, 함께 키우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세상을 향한 일갈이다.

워킹맘,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

 홍은희는 <워킹맘 육아대디>에서 결혼 9년차 워킹맘 이미소 역을 맡았다. 예상치 못한 둘째 임신 소식에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워킹맘의 애환을 연기한다.
홍은희는 <워킹맘 육아대디>에서 결혼 9년차 워킹맘 이미소 역을 맡았다. 예상치 못한 둘째 임신 소식에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워킹맘의 애환을 연기한다. MBC

홍은희는 "지금 나는 밖에서 일하고 있고 유준상씨는 집에서 아이를 보고 있다"면서 <워킹맘 육아대디>가 단지 드라마 제목이 아니라, 자신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홍은희는 이른 나이에 결혼하고 엄마가 됐다.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시기에 긴 휴식 기간을 가진 셈이다. 그래서 경력 단절을 고민하는 이미소의 상황에 크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홍은희는 "연기를 너무 오래 쉬는 거 아니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는데 그 시간이 이 작품을 위한 게 아니었나 싶다"면서 "실제 겪은 일들이다 보니 굳이 분석하거나 꾸미려고 노력하지 않고 있다, 누구나 겪는 주위 사람들의 하루하루를 드라마에 담겠다"고 말했다.

 신은정은 남편 박혁기(공정환 분)과 딸 은솔(고나희 분)에게 늘 무시당하는 윤정현 역을 맡았다.
신은정은 남편 박혁기(공정환 분)과 딸 은솔(고나희 분)에게 늘 무시당하는 윤정현 역을 맡았다.MBC

또 다른 워킹맘 신은정은 "울며 웃으며 대본을 봤다"고 덧붙였다. 신은정은 "지금도 대본과 현실을 매칭하면 울컥울컥하다, 오늘도 아이를 집에 두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나왔는데 뒤통수가 당기는 느낌"이었다고. 이어 "<미생>에서도 워킹맘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우리 드라마는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현실적으로 잘 풀어낸 작품인 것 같다"면서 "대사를 들으며 눈물을 머금는 엄마들이 많을 것 같다, 그런 엄마들을 생각하며 연기하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워킹맘 대신 육아휴직 선택한 남편

 박건형은 둘째 임신 소식에 경력단절을 고민하는 아내 이미소(홍은희 분)를 대신해 육아휴직을 선택한다. 살림에 영 소질이 없어 '전업부' 차일목(한지상)에게 가르침을 받는다.
박건형은 둘째 임신 소식에 경력단절을 고민하는 아내 이미소(홍은희 분)를 대신해 육아휴직을 선택한다. 살림에 영 소질이 없어 '전업부' 차일목(한지상)에게 가르침을 받는다. MBC

아내 대신 육아휴직을 선택한 김재민 역 박건형도 "아내가 대본을 보고 '왜 진작 이런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지 않았느냐'며 극도의 흥분상태에 빠졌다"면서 드라마가 그리는 현실 문제에 공감했다. 박건형은 자신을 "신체적으로 해줄 수 없는 일들을 제외하고는 100% 육아에 참여한다"고 평했다. 그는 "대부분의 아빠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육아에서 멀어지고, 그러다 보니 모르게 되고, 모르니 안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아빠들도 공부가 필요하다, 우리 드라마가 보여주려는 게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환은 잘나가는 산부인과 원장 박혁기 역을 맡았다. 학벌 지상주의자로 예쁘고 돈 많고 살림 잘하는 아내 윤정현(신은정 분)의 학벌을 못마땅해한다.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는 '타이거 대디'다.
공정환은 잘나가는 산부인과 원장 박혁기 역을 맡았다. 학벌 지상주의자로 예쁘고 돈 많고 살림 잘하는 아내 윤정현(신은정 분)의 학벌을 못마땅해한다.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는 '타이거 대디'다. MBC

딸 교육을 위해 모든 열정을 불태우는 '타이거 대디' 박혁기 역 공정환도 아이 둘을 가진 아빠로서 극 내용에 공감했다. 그는 "요즘은 엄마든 아빠든 육아에 다 많은 관심을 두지 않나"면서도 "하지만 물리적으로 아내가 아이와 더 오래 있으니, (아내가) 아이에 대해 더 잘 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태어나면 아빠들은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바깥일을 더 신경 쓰게 되고 집에 소홀해진다, 괜히 밖에서 주워들은 이야기로 잘못 말하면 많이 혼나기 때문에 주로 가만히 있는 편"이라면서 박건형의 의견에 동감했다.

 한지상은 서울대를 나왔지만 시간강사마저 다 짤린 '무능력 남편' 차일목 역을 맡았다. 하지만 살림에 재능을 발휘하며 전업부들의 스승이 된다.
한지상은 서울대를 나왔지만 시간강사마저 다 짤린 '무능력 남편' 차일목 역을 맡았다. 하지만 살림에 재능을 발휘하며 전업부들의 스승이 된다. MBC

극 중 박건형은 아내 홍은희 대신 육아휴직을 받고 살림에 도전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그런 그에게 전업주부 남편 한지상(차일목 역)이 가르침을 주기 시작한다. 한지상은 시간 강사도 다 잘리고 아내의 눈치만 보다 살림에 재능이 있음을 깨닫고 전업주부로서 살게 된다. 한지상은 "이게 시대의 흐름"이라면서 "사회 시간에 늘 배우던 성(性) 역할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워킹맘 육아대디>는 시대를 앞서나가는 MBC의 의지가 담긴 작품"이라면서 "시대 흐름에 부응하고, 시대를 앞서 나가는 MBC와 함께하고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육아는 모든 세대의 문제

 오정연 전 아나운서는 <워킹맘 육아대디>를 통해 첫 정극 연기에 도전한다. 오정연이 맡은 주예은은 일과 육아 모두 완벽하게 하고 싶어하는, 욕심 많은 악역이다.
오정연 전 아나운서는 <워킹맘 육아대디>를 통해 첫 정극 연기에 도전한다. 오정연이 맡은 주예은은 일과 육아 모두 완벽하게 하고 싶어하는, 욕심 많은 악역이다. MBC

일일드라마의 주 시청자층은 50·60대 주부층이다. 어쩌면 육아는 며느리의 몫이라고 여길 지도 모를 '어머니 세대'들에 <워킹맘 육아대디>가 내세우는 파격이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워킹맘 육아대디>를 통해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오정연(주예은 역) 전 아나운서는 "우리 드라마에는 젊은 부부들뿐 아니라 제 친정어머니 역 이경진 선생님과 미소 시어머니 역 길해연 선생님도 출연한다"면서 "50·60대분들도 손주 육아를 맡는 분들이 많아 육아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정연은 "사회적으로 워킹맘이 늘어난 지 오래됐지만, 드라마라는 장르는 여성은 육아, 남성은 직장으로 성 역할을 한정시켰던 것 같다"면서 "애써 외면해왔던 현실을 잘 반영해 50·60대도, 그 자녀들도 부인과 남편이 현명하게 육아를 담당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마냥 축복받아야 할 임신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게 된 현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아이의 육아를 두고 벌어지는 부부들의 각양각색 고군분투를 <워킹맘 육아대디>는 유쾌하게 그려내고자 한다. 오는 9일 월요일 오후 8시 55분 그 뚜껑이 열린다.

워킹맘 육아대디 홍은희 박건형 신은정 오정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스타팀에서 방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