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훈 영진위원장
영진위
지난 10일 오전에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김세훈 위원장)의 한국영화진흥종합계획(2016~2018) 기자회견은 앞으로 3년간의 운영방침을 발표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 행사였다. 현장에서 영진위가 장미빛 청사진을 발표했지만 현안에 대해선 꿀 먹은 벙어리 태도를 보이며 영진위의 무기력한 현실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제시한 청사진 역시 구체적 실행 계획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영진위가 발표한 계획에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실현을 바탕으로 ▲창작 역량을 높여 산업의 역동성을 강화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누림과 상생 생태계를 조성하며 ▲신규시장을 활용하여 내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비전과 3대 목표, 10대 중점 과제를 담고 있다. 우리 영화산업의 역동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시장 범위를 점차 넓혀 나가겠다는 것이다.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의 발굴과 중급예산 규모의 영화 제작지원, 애니메이션 등 어린이·가족영화의 경쟁력 강화, 첨단기술 향상 지원, 동반성장과 지역 영화창작 및 산업저변 확대, 온라인 시장 활성화, 해외시장 진출 지원 등이 이번 계획의 주요 내용이었다.
그러나 최근 현안에 대한 영진위의 인식은 영화계의 생각과는 많이 겉도는 모습이었다.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영진위가 발표한 것은 기존 계획일 뿐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영화단체들과 형식적인 협의는 있었지만 반영된 것은 없다"며 부정적 인식을 나타냈다.
영진위, 현안 조절 능력 있나현재 영화계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표현의 자유' 문제다. 지난해부터 정부 비판영화들을 상영하는 독립영화관들에 대한 지원이 끊겼다. 영진위가 지원 사업 방식을 바꾸면서 프로그램에 간섭한다는 인상을 남겼고, 이에 대해 영화계가 거부 입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씨네코드 선재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이 문을 닫았다. 민간독립영화관인 인디스페이스도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창작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 문제는 영화계가 정부가 충돌하고 있는 가장 핵심 요인이다. 영진위가 "11일 부산에서 직영 독립영화관을 개관한다"고 알렸지만 독립영화계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상실된 영화관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영진위 김도선 본부장은 "영진위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생각이 없으며 그 자유를 존중한다"며 "시네코드 선재 등 일부 영화관 폐관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건물주의 리모델링 등 내부사정으로 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영진위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예술영화유통배급지원사업과도 관련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영화계의 인식과는 달리 책임 없음을 강조하는 시각이었다.
▲10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영화진흥종합계획 기자회견
영화진흥위원회
스크린독과점 문제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였다. 영진위 김현수 팀장은 "공정거래에 관한 규제 등은 영진위 보다는 다른 관계 부처 및 소관기관에서 효율적인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며 "상업영화 간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크린독과점 문제에 대해 영화계의 다양한 입장을 조율할 수 있는 라운드 테이블 구성 등은 영진위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사안이다. 영진위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어도 이견들에 대해서는 조정 노력을 해야 하는 게 영화진흥 기관으로서 해야 할 역할 중 하나다.
그럼에도 영진위는 문제파악과 해결에 대한 의지가 약해 보였다. 앞서 언급한 지적들에 영진위 관계자는 뒤늦게서야 "그런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답했지만, 현안을 바라보는 영진위의 태도는 실망스러웠다.
부산국제영화제 사태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영화계의 가장 주요한 이슈가 부산영화제 논란인데, 영진위는 답변하기 어렵다는 태도였다. 이상석 본부장은 "부산시와 부산영화제가 행정싸움에 이어 감정싸움까지 하고 있어 영화제 진흥기관으로서 답변하기에는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화진흥 기관의 존재이유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하는 답변이었다.
실무자들에게 답변 넘긴 영진위원장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세훈 영진위원장은 중요 현안에 대한 질문에 한 마디의 답변도 하지 않고 실무자들에게 넘겼다. 후속 질문들이 이어졌지만 기자회견에 위원장이 10분 늦게 도착하면서 20분 정도로 예정됐던 질의응답 시간은 10분으로 줄어들었다. 많은 기자들이 질문을 위해 손을 들었으나 질문 기회를 얻지 못해 궁금증은 제대로 해소되지 못했다.
2014년 임명된 김세훈 위원장이 취임 2년 만에 가진 첫 기자회견이나 마찬가지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안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못하거나 다른 질문들을 회피하려는 모습은 '불통 영진위'의 한 단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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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저널리스트.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영화 정책 등의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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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원장님, 대답 좀 해주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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