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잡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왼발잡이 미드필더 앙헬 디 마리아는 역시 영혼의 단짝이었다. 루카스 모우라가 중원에서 흔들면 나머지는 그 단짝이 알아서 해결했다. 축구장에 어울리는 궁합이 또 한 번 보기 좋게 통한 것이다. 상대를 제압하는 조직력은 어떻게 완성시키는가를 잘 가르쳐준 명승부였다.
로랑 블랑 감독이 이끌고 있는 파리 생 제르맹(프랑스)이 한국 시각으로 10일 오전 4시 45분 런던에 있는 스탐포드 브리지에서 벌어진 2015-2016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첼시 FC(잉글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2-1로 이겨 1, 2차전 합산 점수 4-2로 8강에 올랐다.
'즐라탄-디 마리아-모우라' 삼총사 맹활약
감독이 내세운 포메이션과 동료들의 장점을 잘 이해하는 게 경기력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사실을 파리 생 제르맹 선수들이 알려주었다. 소방수 히딩크 감독의 지휘를 받은 첼시 선수들도 3만7591명 홈팬들 앞에서 1차전 원정 경기 1-2 패배를 뒤집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파리 생 제르맹의 탄탄한 4-3-3 포메이션을 제대로 이겨내지 못했다.
믿음직스러운 키다리 골잡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맨 앞에 세워두고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원정 팀 파리 생 제르맹은 수비형 미드필더 티아구 모타를 중심으로 효율적인 공간 배분을 통해 첼시의 골문을 두드렸다.
거기서 가장 먼저 눈에 띈 인물은 미드필더 루카스 모우라였다. 왼쪽 날개공격수를 겸하여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루카스 모우라는 놀라운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첼시 중원을 맘대로 휘젓고 다녔다. 첼시의 수비형 미드필더 세스크 파브레가스나 존 오비 미켈이 감당하기에는 벅찰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그 뒤의 수비수들이 커버 플레이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그 사이에 파리 생 제르맹의 또 다른 요주의 인물들인 앙헬 디 마리아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에게 비교적 넉넉한 공간이 생겼다.
경기 시작 후 16분 만에 원정 팀 파리 생 제르맹의 선취골이 나왔다. 앙헬 디 마리아가 중원에서 찔러준 공을 측면 무주공산으로 빠져나간 골잡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받아서 골문 앞으로 달려들고 있는 아드리앙 라비오에게 정확하게 연결한 것이 주효했다. 두 경기 합산 점수 3-1로 달아나며 파리 생 제르맹의 8강 진출 전망이 환해지는 순간이었다.
디에고 코스타의 동점골, 그러나 부상 교체 아웃
이처럼 중원이 흔들린 첼시가 마음이 급해졌다. 두 경기 합산점을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두 골이 필요했으니 말이다. 중원 싸움을 피하다가는 이대로 왕창 무너지는 것을 알기에 더 많이 뛸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페드로-윌리안-디에고 코스타'의 움직임이 좋아보였다.
11분 만에 첼시 FC는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부지런하게 수비하면서 가로채기를 성공한 것이 결정적 장면이었다. 이 공을 이어받은 윌리안이 앞으로 빠져들어가는 디에고 코스타에게 연결했고 코스타는 유연한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첼시에게 희망의 불씨가 타올랐다.
하지만 후반전까지 이 불꽃은 유지되기 어려웠다. 동점골의 주인공 디에고 코스타가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베르트랑 트라오레가 대신 들어왔다. 30분 이상 남은 시간이 걱정이었다. 페드로와 윌리안이 그나마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었지만 파리 생 제르맹의 조직력을 감당하기에는 중과부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67분에 결승골이 터졌다. 이번에도 파리 생 제르맹의 단짝 '앙헬 디 마리아-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작품이었다. 가운데 미드필더 티아구 모타가 왼쪽 수비 뒷공간으로 빠지는 패스를 기막히게 넣어주었고 디 마리아가 자신의 특급 왼발 킥 실력을 자랑하듯 날카롭게 휘어날아가는 크로스로 동료를 빛냈다. 이 공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오른발 발끝에 제대로 걸렸다. 두 차례의 패스-발리 슛 마무리까지 완벽한 작품이었다.
드리블과 패스 실력을 겸비한 '루카스 모우라, 앙헬 디 마리아'가 나란히 밑변을 연결하고 있는 인물이라면 믿음직스러운 골잡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꼭짓점 역할을 맡은 인물이다. 이들 파리의 삼총사가 런던 앞마당에서 신명나게 축구를 즐긴 셈이다.
첼시의 히딩크 감독은 77분에 에당 아자르를 빼고 오스카를 들여보냈지만 더이상 따라붙기에는 뒷심이 모자랐다. 첼시는 이제 또 다른 컵 대회인 잉글리시 FA(축구협회)컵 경기를 위해 오는 13일 오전 2시 30분(한국 시각) 구디슨 파크로 찾아가서 에버턴 FC를 상대해야 한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현재 순위 10위에서 좀 더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도 남았다.
반면에 8강에 오른 파리 생 제르맹은 한결 가벼운 몸으로 챔피언스리그에 더 집중할 수가 있다. 현재 프랑스 리그 앙 순위에서 2위 AS 모나코(51점)보다 23점이나 많은 승점으로 단독 1위(승점 74점)를 내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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