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과함께-최고의 사랑>에 출연중인 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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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예능 프로에서 여성 예능인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한정돼있다. 유재석을 비롯해 신동엽, 이경규, 김구라, 전현무, 김제동 등이 진행을 볼 때 여성 연예인은 사실상 게스트로 활약하는 것에 그치곤 했다.
물론 <무한걸스> <골드 미스가 간다> 처럼 여성이 주축인 예능 프로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프로들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거나, 게스트들 간 '왕따설 논란'에 휩싸이며 쓸쓸히 막을 내렸다. 시청자 호응이 적다는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남성 예능인에 비해 여성 예능인들이 장기적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펼칠 기회가 적은 건 사실이다.
MBC 예능 <무한도전> 예능 총회에서 김숙은 2015년을 "남자 판"으로 규정했다. 그는 "대세인 '쿡방'마저도 남성 셰프가 대다수였고, 방송사 연예대상 후보도 남자들뿐이었다"고 뼈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요리 프로는 물론이고 육아 프로까지 남성 출연자가 부각되지 않았나.
그런데 이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도약을 이뤄낸 여성 예능인들이 있다. 적은 기회지만 그 안에서 설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왔고, 캐릭터를 어필하면서 운신의 폭을 넓힌 이들이다. 그 중 대부분이 tvN 예능 <코미디 빅리그> 출신이라는 게 눈에 띈다.
▲이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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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국주를 보자. 2014년 배우 김보성을 패러디한 "의리!"로 주목받았고, '호로록송'을 유행시키며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자신의 몸을 활용해 캐릭터를 만들었다. 뚱뚱하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먹는 즐거움을 설파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몸을 비하하지 않는다. 이런 자세로 대중에게 어필하며 그는 연애 멘토 역할까지 자처하고 나섰다. 이국주는 현재 MBC 예능 <나 혼자 산다>를 비롯해 인터넷 방송 <언니네 핫초이스>, 라디오 프로인 <이국주의 영스트리트>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 바통을 박나래가 이어받았다. 역시 솔직함과 당당함으로 대세의 반열에 올랐다.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장은 물론이고 거침없는 입담과 태도로 호감을 얻고 있다. 박나래는 <코미디 빅리그>, <나의 머니 파트너: 옆집의 CEO들> 등에 고정출연 중이다.
장도연은 특유의 예능감과 모델 같은 체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장도연의 강점은 개그 프로를 넘어 케이블 프로인 <스타그램> <더 바디쇼> 등 패션, 건강 프로그램까지 섭렵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장도연과 박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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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김숙이 있다. JTBC 예능 프로인 <님과 함께-최고의 사랑>에 참여하며 '갓숙'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다. 해당 프로에서 김숙은 가부장적 아버지상에 반대되는 개념인 '가모장적'인 캐릭터로 어필하며 상식을 뛰어넘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대놓고 '쇼윈도 커플'임을 밝히는 그의 모습이 솔직하고 신선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김숙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캐릭터 아니었을까. 과거 인터뷰에서 그는 "항상 이런 성격이었는데 시대가 바뀌니 주목받게 되는 것 같다"며 단순히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님을 밝혔다. 이런 솔직함과 호탕함으로 김숙은 두터운 여성 팬덤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여전히 남성 중심인 예능 프로 환경에서 이런 여성 예능인들의 활약이 소중하다. 열악환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낼 만하다. 이들에게 적절한 기회와 환경 역시 제공될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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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빅리그> 출신 여성 예능인들의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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