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나이가 벌써 서른 다섯이나 되었다. 1995년 프로 선수로 등록하여 1997년 US 오픈 여자복식에 도전장을 내밀며 메이저대회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서리나 윌리엄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랜드 슬램 타이틀인 단식 우승 기록과 복식 우승 기록을 합치면 자신의 만 나이(34살)와 같으니 더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선수다. 그녀의 22번째 그랜드 슬램 단식 타이틀이 가까워졌다.
세계여자 프로테니스 최강자 서리나 윌리엄스(미국, 1번 시드)가 한국 시각으로 26일 오전 11시 호주 멜버른 파크에 있는 로드 레이버 어리나에서 벌어진 2016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8강에서 5번 시드를 받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를 91분만에 2-0(6-4, 6-1)으로 물리치고 준결승전에 올랐다.
샤라포바의 서브를 역이용하다
서리나는 호주 오픈에 좋은 기억이 많다. 2001년에 여자복식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복식 커리어 그랜드 슬램(주요 4개 대회 순차적 우승)을 먼저 이룩했고, 2003년 이 대회 여자단식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단식으로도 진정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영광을 누렸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여섯 살 어린 마리아 샤라포바와는 지금까지 20차례 맞붙었지만 단 두 번밖에 지지 않았기에 이 경기도 자신감이 넘쳤다. 그런데 출발은 좋지 않았다. 서리나가 서브를 넣은 첫 게임을 샤라포바가 따낸 것이다.
샤라포바에게 초반 기세를 빼앗긴 서리나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위력적인 서브를 뿌려댔다. 그리고는 네 번째 게임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샤라포바의 서브 패턴을 빠르게 읽어내고 날카로운 리턴 기술을 자랑한 것이다. 이에 당황한 샤라포바는 연거푸 두 번이나 서브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경기 흐름을 휘어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첫 세트 아홉 번째 게임과 열 번째 게임이 진정한 승부의 갈림길이었다. 두 게임 모두 8분이 넘어가는 명승부였던 것이다. 아홉 번째 게임은 서리나의 177km/h 서브 에이스가 마지막 포인트였으며 열 번째 게임은 과감한 네트 앞 포핸드 발리로 끝냈다. 이렇게 55분이 걸린 첫 세트는 서리나의 차지였다. 샤라포바의 서브를 포핸드 다운 더 라인으로 받아넘겨 위너로 처리한 장면이 가장 아름다워 보였다.
서리나의 러브 게임
첫 세트를 끝내고 의료진을 불러 컨디션 체크를 받은 서리나 윌리엄스는 129km/h의 속도를 자랑하는 두 손 백핸드 위너로 샤라포바의 서브 게임을 따냈다. 내친김에 그녀는 또 하나의 브레이크 포인트를 잡아내며 4-0까지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두 번째 세트 러브 게임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리아 샤라포바도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다. 179km/h 속도의 서브 에이스를 뿌려대며 여섯 번째 게임을 하나 따낸 것이다. 샤라포바는 이어진 서리나의 서브 게임에서 멋진 포핸드 다운 더 라인으로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잡았지만 서리나가 말려들지 않았다. 듀스가 만들어졌다.
두 번이나 듀스가 이어지며 서리나가 매치 포인트 기회를 잡았다. 첫 서브를 빠르게 꽂아넣은 서리나는 과감하게 네트 앞으로 달려들며 포핸드 발리 샷을 가볍게 성공시켰다. 이 경기 11번의 네트 앞 공격 기회 중에서 8개를 포인트로 따내는 노련함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91분 만에 8강전을 끝낸 서리나 윌리엄스는 22번째 단식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향해 두 경기만을 남겨놓게 되었다. 서리나의 준결승 상대는 4번 시드를 받은 폴란드 출신의 아그니에츠카 라드반스카로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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