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이충직 집행위원장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최용배 집행위원장
전주영화제, 부천영화제
정치적 압박을 받던 부산영화제는 지난 7월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하면서 2010년 이후 5년 만에 공동집행위원장 체제가 들어섰다. 준비 과정에서 위기의 연속이었던 20회 영화제에서 강수연 위원장의 활약은 빛이 났다. 1회 영화제 때부터 함께해 왔기에 무리없이 필요한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주국제영화제도 7월말 이충직 전 영진위원장이 신임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취임 이후 스태프들과 내내 갈등을 빚던 고석만 위원장이 3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면서, 이 집행위원장이 새로 전주영화제를 이끌게 됐다. 영화제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지역 문화마피아로 불리는 인사들의 힘이 약해진 듯 전주지역 출신이 아닌 인사가 영화제를 이끌게 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영화인 출신이 영화제를 이끌게 되면서 흔들리던 조직이 안정을 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서병수 부산시장과는 다르게 문화에 대해서는 간섭을 하면 안된다는 기조가 확실해 여러모로 부산의 상황과 대비되고 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괴물> <26년> 등을 제작한 청어람 최용배 대표가 11월 김영빈 집행위원장 후임으로 선임됐다. 평론가나 감독이 맡던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제작자 맡게 된 것은 이례적이었다. 최용배 대표는 대기업 독과점 문제에 가장 앞장서서 싸우는 영화인으로 통한다. 제작했던 영화들 역시 사회성 짙은 소재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1회부터 참여했던 김선아 집행위원을 공동집행위원장로 선임하면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가장 막내였던 김선아 공동집행위원장이 영화제의 실무를 주관하게 되면서 다른 영화제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젊어졌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위원장 변동 없이 허진호 감독이 집행위원장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지만, 워낙 역량을 인정받는 감독인지라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일에 신경을 써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소탐대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지원금 횡령 드러났으나 고발은 면해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김종현 집행위원장)는 스태프 미지급 임금 문제로 지원이 중단되는 수모를 겪었다. 전체 200만원을 웃도는 스태프 임금을 안 주려다 수억 원의 지원금을 못 받은 것이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외부 압력설 등을 주장하며 자신들의 정당함을 강조했으나, 국내 다른 영화제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국내 한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은 "청소년영화제가 자신들이 잘못한 것을 인정하지 않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소년영화제는 결국 논란이 된 미지급 임금을 공탁을 통해 당사자들에게 지급하며 소송을 통해 시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마저도 1심에서 패소해 항소한 상태다.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영화진흥위원회, 서울시, 성북구 등에서 받은 지원금 8400만원에 대한 횡령 등이 드러났다. 다행히 고발은 면했으나 "위원장 퇴진 등 인적쇄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저 상태로 더 이상 영화제를 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영화계 인사들의 의견이다.
[작은 영화제들의 약진] 무주산골영화제와 음식영화제 대성황
▲무주산골영화제 야외상영 모습
무주산골영화제
올해는 적은 예산으로 치러지는 특색 있는 영화제나 규모가 작은 영화제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와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어린이 대상에서 범위를 넓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는 크지 않지만 알찬 프로그램과 운영이 돋보이며 성장을 이뤄냈다. 2회를 맞은 무주산골영화제와 올해 처음 개최된 서울국제음식영화제는 몰려든 관객들로 대성황을 이뤘다.
독립영화제들은 지원이 축소되는 여건에서도 새로운 작가들에 대한 발굴을 이어갔고, 아랍영화제나 스웨덴영화제, 중국영화제 등 특정한 나라들의 영화를 대상로 하는 영화제들의 경우는 매니아 관객들의 참여가 두드러지며 다양한 영화를 갈구하는 관객들의 욕구를 만족시켰다.
문화다양성의 역할을 확장시키는 데 영화제들의 역할은 점차 커지고 있으나 지난 2월 검열 논란을 일으킨 영진위의 영화제 상영작 등급심의면제추천 개정에서 보듯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정치적 시선 또한 분명하다는 것을 보여준 2015년이었다. 2016년 영화제들은 이런 수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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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저널리스트.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영화 정책 등의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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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 부산영화제... 영화의 해방구 지켜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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