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쿠세스타> 광속탈락?
대신 힙합 커뮤니티가 그를 주목했다

[인사이드인디 16] 유쾌한 래퍼 하이지

15.12.28 10:23최종업데이트15.12.29 11:31
원고료로 응원
'인사이드인디'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인디 아티스트들을 소개하고, 그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환기하여 인디·언더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연재 시리즈입니다. '인사이드인디'를 통해 많은 아티스트의 좋은 음악을 독자분들께서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기사가 인디·언더 문화가 활성화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 기자말

▲ 래퍼 하이지 래퍼 하이지(26·김광희)는 믹스테이프 < Gravity >, < G LOL >을 순차적으로 발매하면서 2015년 성공적인 한해를 보내고 있다. ⓒ 하이지


이번 '인사이드인디'에서는 래퍼 하이지를 만나보았다. 그는 최근 준수한 외모와 믹스테이프 0.5 < Gravity >, 믹스테이프 < G LOL >을 성공적으로 공개했다. 힙합 커뮤니티 사이트 '힙합플레이야'의 상위권인 3위와 8위에 각각 랭크된 바 있다.

'힙합플레이야'에서 믹스테이프 인기순위로 상위 10위 안에 들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최근 래퍼들이 매우 많은 믹스테이프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독자들이 아는 프로뮤지션들도 믹스테이프를 꾸준히 작업하기 때문이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하이지는 자신만의 색깔과 자신의 이야기를 리스너가 듣기 좋도록 믹스테이프를 만들어왔다. 힙합 신에 뛰어든 이후로, 언더그라운드 마니아들에게 많은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다. 하이지와는 지난 20일 오후 8시 40분에 하이지 작업실 부천역 부근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아래의 본문은 하이지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의 요약본이다.

- 안녕하세요 '인사이드인디' 구독자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요새 슈퍼루키 챌린지 시즌6를 통해서 죽지 않고 활약 중인 래퍼 하이지라고 합니다."

- 믹스테이프를 다른 래퍼들과는 다르게 0.5 버전부터 발매하였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Gravity >와 < G LOL >이 두 믹스테이프가 다 나왔을 때, 비로소 제 믹스테이프 한 개가 완성된 느낌이 들고 싶었어요. 사실 이 두 개를 하나로 묶어서 내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이 두 개의 믹스테이프가 가지고 있는 가사의 분위기나 랩의 느낌 자체가 너무 달랐죠. 그래서 나눠서 내게 됐습니다."

지금의 하이지를 만들어 준 믹스테이프 < Gravity >

▲ 하이지 믹스테이프 0.5 < Gravity > 하이지는 믹스테이프 0.5 < Gravity >를 발매하였다. ⓒ 하이지 공식 페이스북


- 믹스테이프 0.5 < Gravity >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중점적으로 전달하고자 노력했나요?
"저는 평소에 되게 장난에 환장한 사람이에요. 제 삶에서 진지함은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봐도 될 정도로! 그런 제 성격과 정반대로, < Gravity >에는 평소에 제게서 볼 수 없는 진지함이 많이 담겨 있어요. 올해 초부터 중반까지는 뭔가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시기였어요. 올해 초부터 만들어뒀던 곡들과 그 뒤로 이어지는 곡들을 이 믹스테이프에 담아냈다고 보면 돼요. 간단히 말하면 그냥 '신.세.한.탄'"

- 첫 번째 믹스테이프 < G LOL >은 자체적으로 공연을 기획하여 쇼를 열었는데, 관객 반응이 뜨거웠다고 들었습니다. 공연을 개최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번에 제가 < G LOL >이란 타이틀과 함께, 제 이름을 걸고 공연을 연 게 처음이었어요. 믹스테이프를 내고 인터넷에만 제 곡이 올라가 있는 것보단, 현장에서 관객들에게 제 믹스테이프 곡들을 들려주면서 교감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CD도 집에서 아펠리아란 친구랑 같이 수작업 '노가다'로 만들게 됐죠. 반응이 뜨겁다고 하기는 좀 민망하고, 그래도 아마추어 공연치고는 생각보다 성공적인 느낌이었어요. 사실 저 혼자 공연했으면, 절대 이렇게 될 수가 없습니다. 무대를 빛내주신 게스트 분들 덕분입니다."

- 공연 당일 분위기는 어땠나요?
"포스터에는 공연 시간을 오후 6시로 표기해놨었는데 사실 제가 입장시간을 생각하지 못해서 뒤늦게 공연시간을 30분 미뤘어요. 근데 그날 6시가 됐는데도 공연장 안이 휑한 거예요. 그래서 사실 망했다 싶었어요. '모르겠다'하고 그냥 마음을 비우고 하다 보니 어느새 공연장에 사람이 가득 차더라고요. 대관비도 못 채우고 망할 줄 알았는데, 제 공연에 와주신 70여 명의 관객 덕분에 대관비도 채우고 공연진들 밥까지 사줄 수 있어서 아주 기뻤습니다!"

- 공연에 라인업으로 참여해준 뮤지션들에게 감사의 말씀 부탁합니다.
"한 번의 거절도 없이 공연 참여 의사를 밝혀준 이씨에스&이메인, 조뜰(진준왕, 가론, 용타, 다페이스, 오키), 킹덤즈(디핵, 제이키, 스피츠), 파브릭뮤직(브레이, 스킬레토, 본보야지, 디나인), 육감뮤직(오반, 비젼), 노이지보이즈(라룩, 돌맹이). 또 공연에 참여는 못했지만 원래 게스트였던 유지타, 피쳐링해 준 아펠리아, 윤훼이, 구원, 윌로 모두 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공연 개최로 이어진 두 번째 믹스테이프 < G LOL >

▲ 하이지 쇼케이스 < G LOL SHOW > 하이지는 믹스테이프 < G LOL >을 발매하고 이어 쇼케이스 < G LOL SHOW >를 개최하였다. ⓒ 하이지


- < Gravity >와 < G LOL >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어떤 곡들이 있나요?
"< Gravity >에서는 'I do(아이 두)', '턱', 'Ash(애쉬)'입니다. 랩 스킬이나 가사가 마음에 들어서죠. < G LOL >에서는 제 취향이나 스타일을 봤을 때, 어떤 한 곡만 딱히 고를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들어주시는 분들도 어떤 한 곡만 좋아하기보다는 고르게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 개그맨 유세윤이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 <쿠세스타>에 잠시 얼굴을 비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본 유세윤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오디션 프로그램이어서 그랬는지 제가 공연장에서 나갈 때까지 장난치는 모습은 못 본 것 같아요. 그리고 텔레비전에서 보이는 모습보다 잘생겼다고 생각해요! 저 스스로가 그 사람들을 유명인으로 인지하고 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포스도 있어 보였습니다. (웃음)"

- <쿠세스타>에 출연한 하이지는 평소에 랩을 할 때 어떤 '쿠세(버릇)'를 가지고 있나요?
"콧소리를 많이 쓰고 목을 많이 긁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고 거기서 말을 했죠. (웃음) 사실 저 스스로가 느끼기에, 저는 아직 색깔이나 개성이 좀 취약하다고 생각합니다. <쿠세스타> 취지에는 잘 안 맞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준수한 외모 때문에 여러 팬이 생기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피부관리 비법이 따로 있나요?
"여러분, 음주와 흡연을 안 하는 게 불로장생의 지름길입니다. 이 두 가지 때문이라고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밖으로 외출도 잘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웃음)"

- 현재는 < G LOL > 이후에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남은 2015년은 개인 곡 작업보다는 계속 콜라보레이션 곡들을 계속 쏟아낼 것 같아요. 제 개인 곡들은 곧 다가올 2016년에 기대해주세요."

- 하이지는 싱글앨범이 아직 없는데, 언제쯤에나 볼 수 있나요?
"조금 전 질문에 이어서 대답할 이야기인데, 2016년 상반기까지 앨범을 낼 생각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얼마 전에 '성철스님 랩 경연대회'라는 곳에서 1등을 해서 상금 500만 원을 받았어요. 이중 약 400만 원 정도 투자해서 '아싸컴즈'라는 회사의 도움을 받아서 '고퀄리티'로 앨범을 제작할 생각입니다.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인사이드인디' 구독자분들에게 연말인사 부탁합니다.
"곧 올해의 마지막 날이 오고, 또 새해가 찾아오겠죠. 저는 얼마 전에 여자 친구가 생겼는데 솔로이신 분들이 많이 부러워해 줬으면 좋겠어요. 많이 배 아파해주세요. 감사합니다!"

하이지와의 인터뷰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인터뷰였다. 그 역시 굉장히 유쾌한 사람이었고, 앞선 본문에서 설명하였듯 장난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었다. 상대방을 유쾌하고 즐겁게 해주는 하이지에게, 자신의 음악으로 대중들을 유쾌하고 즐겁게 해주는 2016년 한 해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하이지 파이팅!

하이지 김광희 G LOL GRAVITIY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