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던 선수들이 드디어 돌아온다.
지난 10월 23일 불법 스포츠 도박 관련 검찰 조사 발표에 따라 출전정지 등 징계를 받았던 선수들이 다시 코트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혐의를 받고 있는 대다수 선수들이 20경기 출전정지를 받았지만 징계 시점부터 20경기가 아닌, 시즌 개막 후 20경기로 징계가 결정돼 올 시즌 복귀가 불투명했던 선수들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복귀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사안이 사안인 만큼 다시 코트로 향하는 그들의 발걸음은 그리 가볍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순위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 시작한 3라운드 현 시점에서 직접 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는 이들의 복귀를 그 누구보다 반길 것이다.
징계수위가 영구제명으로 결정되어 더 이상 KBL 무대를 밟을 수 없는 선수들의 소속팀과 가담자가 없는 팀들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의 복귀선수를 알아보고 그들의 합류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자.
[고양 오리온 장재석] 이승현의 부담을 덜어줄 플러스 알파
11월 8일 기준 16승 3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오리온. 선수층이 워낙 두꺼운 탓에 두 팀으로 나눠도 강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 오리온에 또 한 명의 선수가 출격을 대기한다.
204cm의 큰 신장을 앞세워 골밑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던 장재석이 11월 15일 전주 KCC전부터 코트에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되었다. 장재석이 없어도 잘나가던 오리온이기에 그의 복귀가 팀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적어도 골밑을 책임지는 파워포워드, 센터 포지션에서의 선수기용은 한결 여유로워질 전망이다.
지금까진 이승현이 197cm의 상대적으로 작은 신장으로 골밑에서 상대 외국인 선수를 막아줬다면, 장재석이 돌아옴으로써 이승현의 체력부담을 덜어줄 뿐더러 이승현이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오리온의 전력에 플러스 알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양 KGC 오세근] 2011~2012 시즌의 영광을 다시 한번
지난 2011~2012시즌, 안양 KGC는 플레이오프에서 당시 최강팀이었던 원주동부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농구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선수들의 이적과 부상 등이 겹치면서 챔피언의 강력한 위용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리고 맞이한 2015~2016시즌. 시즌 초반만 해도 하위권으로 쳐졌지만 박찬희, 이정현이 국가대표에서 복귀하고 무리한 공격을 일삼던 외국인 선수 마리오 리틀이 점차 KBL에 적응하면서 그들의 순위는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어느덧 3위까지 치고 올라온 KGC는 센터 오세근의 복귀로 정상도전이라는 말을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외국인 선수 뺨치는 웨이트와 파워를 앞세운 골밑공격 등 현재 KGC에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마지막 퍼즐이 바로 오세근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같이 골밑에서 활약할 찰스로드와의 호흡도 기대가 된다. 스피드보단 힘을 앞세우는 스타일인 오세근과 힘보다는 스피드로 골밑을 공략하는 로드가 만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복귀는 14일 서울삼성전이 될 전망인데, 김선형과 함께 복귀가 팀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SK 김선형] 부진 끝 부활 시작
김선형이 없는 SK는 마치 팥이 빠진 단팥빵 같았다. 물론 또 다른 팀내 핵심전력 데이비드 사이먼이 허리부상으로 신음하면서 순위가 더 내려간 감은 있지만 사이먼이 건재할 때도 SK의 농구는 뭔가가 허전했다.
이제 그 허전함을 달래줄 선수가 돌아온다, 그의 복귀는 아직 SK가 10개 팀 중 가장 적은 17경기를 치른 탓에(11월 8일 기준) 21일 원주동부 전부터 가능하지만 그가 복귀만 한다면 다른 변수가 없는 한 반등할 확률이 가장 높은 팀이다.
가드라는 포지션에서 패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리바운드 후 펼쳐지는 속공전개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 없는데, 지금까지 SK의 가드진 구성을 보면 스피드를 앞세워 경기를 운영하는 선수는 없었다. 그나마 최원혁이 새롭게 부상하면서 김선형의 공백을 메워보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이제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김선형이 돌아온다면 화려한 공격진만큼은 입증된 SK이기에 그들의 농구가 더 재미있고 빠른 농구로 탈바꿈 하지 않을까 싶다.
[LG 유병훈, KT 김현민, 김현수] 복귀선수 우리도 있다!
이 선수들은 앞서 언급한 장재석, 오세근, 김선형에 비해 네임밸류면에선 다소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깊숙히 파고 들어보면 이들은 얇은 선수층을 두껍게 할 수 있는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비시즌 동안 유병훈은 상무에 입대한 김시래의 공백을 메울 1순위 가드로 손꼽혔다.
그러나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어 시즌의 절반가량을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그 사이 LG는 여러가지 악재가 겹치며 현재 최하위로 쳐져있다. 특히 가드진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는 선수가 없는 점이 최하위 추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제 기존에 있던 가드들(양우섭, 정성우, 한상혁)과 함께 탈꼴찌라는 특명을 받고 코트에 나서기만 하면 된다. 그의 복귀는 13일 원주동부전이 될 전망이다.
KT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2명의 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하며 힘든 나날을 보냈다. 가드진에서 쏠쏠한 활약을 보이던 김현수와 탄력을 앞세워 골밑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던 김현민이 차례로 사건에 연루되어 한동안 코트를 떠났던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KT는 중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두 선수가 복귀한다면 언제든지 상위권으로 치고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복귀전은 21일 서울삼성전이 유력하다.
이 외에도 전자랜드의 함준후, LG의 류종현이 코트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가장 큰 변수, 경기감각과 마인드
이 선수들이 코트에 복귀한다면 분명 각자의 소속팀에 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은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변수는 존재한다. 바로 경기감각과 마인드다.
국가대표 차출로 국제대회에 참가했던 김선형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지난 8월에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 이후 공식경기를 치른 적이 없는 상태다. 그렇다면 약 3개월 동안 실전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바로 본래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물음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당연히 소속팀에서 하는 훈련을 통해 어느정도 몸은 만들어 놓고 있겠지만 훈련만으로는 당연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이 선수들의 마인드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이 전 국민적으로 알려지면서 그들이 원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남은 농구인생동안 이번 사건에 대한 꼬리표는 계속해서 따라다닐 확률이 높다. 이 꼬리표에 얽매여 의기소침해 한다면 그들은 코트에서 속죄할 수 있는 기회를 발로 차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상황은 이미 벌어졌고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어찌보면 이들에게 이번 복귀는 일종의 '패자부활전'이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 만큼 농구코트에서 흘리는 진정한 땀방울로 속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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