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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스캔들' 블래터 FIFA 회장 전격 사퇴

"충분한 지지 얻지 못했다"... 17년 장기집권 '마침표'

15.06.03 09:06최종업데이트15.06.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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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블래터 회장의 사임을 발표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누리집 갈무리.
제프 블래터 회장의 사임을 발표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누리집 갈무리.FIFA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17년 장기집권을 끝내고 전격 사퇴했다.

블래터 회장은 3일(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회장으로서 FIFA를 이끌어 가기 위한 지지를 받지 못했다"며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29일 새 회장 선거에서 승리하며 5선 연임에 성공한 블래터 회장은 "나의 회장 당선이 세계 모든 축구인들의 충분한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FIFA는 대규모 구조개혁(profound restructuring)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래터 회장은 "그 누구보다 FIFA에 감사하고, 사랑하며 오로지 FIFA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내리고 싶다"며 "FIFA에서 보낸 나의 40년 인생을 되돌아보고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한 빨리 새 회장을 뽑기 위한 특별 총회를 소집할 것"이라며 "후임 회장이 확정될 때까지 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할 것"이라면서 차기 선거가 열릴 때까지만 회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FIFA 규정에 따르면 회장 선출 이후 최소 4개월이 지난 뒤 새 선거를 치를 수 있다. 따라서 FIFA 관계자는 후임 회장 선거가 올해 12월과 내년 3월 사이에 치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래터 회장은 1975년 FIFA 기술위원으로 축구 행정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98년 회장직에 올랐고, 최근 새 회장 선거에서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를 꺾고 5선에 성공하며 FIFA를 이끌어왔다.

블래터 회장은 FIFA를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스포츠 기관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17년간 계속된 장기집권과 축구의 지나친 상업화로 비판받으면서 잇따른 비리 스캔들에 연루되기도 했다.

블래터, 당선 나흘 만에 사퇴... 비리 스캔들 때문?

최근 FIFA는 새 회장 선거를 앞두고 미국과 스위스 수사 당국이 2018·2022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후원 협상 과정에서 뇌물수수, 돈세탁 등 비리 의혹으로 블래터 회장의 측근들인 FIFA 고위 임원 7명을 체포하면서 창립 이후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

블래터 회장은 비리 스캔들로 인한 여론의 비난과 사퇴 압박 속에서도 5선에 도전, 승리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지만, 당선 나흘 만에 사퇴를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래터 회장의 당선에도 미국과 스위스 사법 당국은 비리 수사를 강화했다. 남아공이 2010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되기 위해 FIFA 집행위원들에게 뇌물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제롬 발케 전 FIFA 사무총장을 핵심 인물로 지목했다.

사법 당국이 블래터 회장의 오른팔이었던 발케 전 사무총장을 겨냥하자, 결국 비리 수사의 최종 목표가 자신이라는 것을 확신한 블래터 회장이 압박감을 못 이겨 사퇴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줄기차게 블래터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던 유럽축구연맹(UEFA)도 월드컵 보이콧과 FIFA 집행위원 사퇴 등으로 맞서자, FIFA 내부 분열에 책임을 지기 위한 사퇴라는 것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블래터 회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은 "매우 어려우면서도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블래터 회장이 옳은 결정을 내렸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블래터 회장의 사퇴가 발표되자 스위스 검찰은 성명을 통해 "수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미국 법무부도 "논평할 것이 전혀 없다"며 수사는 계속 진행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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