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가장 큰 갈등요인이 될 듯 했던 '출산'은 무난히 해결되었다.
SBS
갑과 을 모호하니 갈등 약화...카타르시스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어찌 되었든 이 드라마가 단순한 '스토리텔링'은 아닐 거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그러기엔 그 구조와 얼개가 무척이나 단순한 편이니까. 그러니 이제 중요한 것은 <풍문으로 들었소>의 속내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개나 줘 버리고, 을을 향해 특권의식을 마구 휘두르는 갑의 행태, 그리고 둘 사이의 긴장감과 전이, 역전과 카타르시스 등 말이다.
현재 드라마에서 갑과 을이 누구인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얽히고설킨 관계 사이의 팽팽함, 숨 막히는 오만함, 또 누군가는 느낄 수도 있을 법한 열패감, 폭발할 것 같은 분노와 적개심 등이 영 드러나질 않는다는 거다. 아직 시작 단계일 뿐이라고 아무리 후하게 쳐준다 해도 말이다.
혹시 그러한 갈등 구조가 실제로는 영 모호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갑이 을이 될 수도 있고, 혹은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을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 그것도 그리 설득력 없는 설명은 아니다.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없다'라고 한다면, 적어도 전작인 <밀회>와의 차별성은 확실해지는 거니까.
하지만 그러자면 일단은 갑과 을 사이의 경계, 첨예한 대립 등이 제대로 드러나야 한다. 그래야 역전, 재역전을 통한 짜릿한 그 무엇을 드라마 내에서나마 즐길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이거야 원, 설정과는 달리 도대체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한정호와 최연희의 난처한 상황에 감정이입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그 수상함에 방점을 찍는 일이다.
악인을 만들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선과 악의 대립. <풍문으로 들었소> 속 갑과 을의 관계는 결코 그것이 아닐 테니까. 하지만 땅콩 봉지 하나로도 갑과 을이 극명히 갈라지는 삼엄한 현실을 생각한다면, 때로 '물타기' 같이도 여겨지는 싱거운 상황 전개는 이제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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