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cm의 단신 가드 김시래가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하며 코트를 지배했다.
김진 감독이 이끄는 창원LG 세이커스는 지난 12일 고양 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3득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한 포인트가드 김시래의 활약에 힘입어 고양 오리온스를 74-73으로 꺾었다.
LG는 4쿼터 중반 팀의 에이스이자 정규리그 득점왕 데이본 제퍼슨이 5반칙 퇴장을 당하는 악재속에서도 10점의 열세를 극복하고 짜릿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역전승의 주역은 역시 종료 24초를 남기고 결승 득점을 올린 포인트가드 김시래였다.
우승 다음 날 트레이드 결정된 김시래의 기구한 첫 시즌
명지대학교 시절 김시래는 178cm의 작은 키에도 빠른 몸놀림과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과시하던 대학 농구 최고의 포인트 가드였다. 특히 2011년 농구 대잔치는 김시래의 이름을 농구팬들에게 깊이 각인한 대회였다.
김시래는 대회 내내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며 강호와는 거리가 멀었던 명지대를 결승까지 올리는 대형 사고를 쳤다. 비록 결승에서는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상무에게 패했지만, 농구팬들은 그 해 농구 대잔치를 '시래 대잔치'로 기억하고 있다. 그만큼 김시래의 존재감은 강렬했다.
김시래는 2012년 1월에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울산 모비스에 지명됐다. '만수' 유재학 감독은 김시래를 양동근의 후계자로 점 찍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2012-2013시즌부터 양동근과 김시래를 동시에 투입하는 '투 가드 시스템'도 구상했다.
하지만 김시래의 작은 신장과 몸집은 프로에서 좀처럼 통하지 않았다. 결국 김시래는 주전보다 양동근의 백업가드로 활약하는 시간이 늘었고 신인왕도 서울SK 나이츠의 최부경에게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그 해 챔피언 결정전에서 다시 주전으로 도약한 김시래는 평균 10득점 5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모비스의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챔프전의 활약을 통해 특급 유망주의 위상을 회복한 김시래는 양동근의 후계자로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다.
하지만 모비스의 우승이 확정된 다음 날 모든 농구팬들을 놀라게 한 대형 사건이 터졌다. 바로 김시래의 트레이드였다. 모비스는 골밑을 강화하기 위해 LG로부터 로드 벤슨을 영입하는 대신 신인가드 김시래를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렇게 김시래는 파란만장한 프로에서의 첫 시즌을 보냈다.
3차전 결승골, 김시래의 활약에 따라 좌우되는 LG의 운명
결과적으로 주전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LG로의 트레이드는 김시래에게 나쁘지 않았다. 김시래는 이적 첫 시즌 평균 8.9득점 4.7어시스트(3위) 1.3스틸(공동7위)을 기록하며 LG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비록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친정 모비스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김시래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김시래는 이번 시즌에도 9.4득점 3.4리바운드 4.7어시스트(3위) 1.1스틸(공동8위)을 기록했다. 소속팀 LG는 김종규가 발목 부상으로 고전하며 4위로 떨어졌지만, 김시래는 변함없는 활약으로 팀을 이끌었다.
김시래의 활약은 오리온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1차전에서 21득점 3리바운드 5어시스로 팀의 82-62 대승을 이끈 김시래는 지난 12일에 열린 3차전에서도 LG를 승리로 견인했다.
김시래는 이날 13득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13득점 중 무려 10득점을 4쿼터에 집중시켰다. 4쿼터 2분 47초를 남기고 터트린 역전 3점슛과 경기 종료 24초를 남기고 성공한 극적인 결승득점이 모두 김시래의 손끝에서 나왔다. 김시래는 경기 종료 직전 승리를 확정짓는 리바운드를 잡아내기도 했다.
김시래가 맹활약한 1차전과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LG는 김시래가 6득점 1어시스트로 부진했던 2차전에서는 72-76으로 패한 바 있다. 바꿔 말하면 김시래의 활약에 따라 LG의 운명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김시래가 LG의 핵심으로 성장했다는 의미다.
1승 1패로 맞서던 6강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3차전 승리팀이 4강에 갈 확률은 무려 80%(4/5)에 이른다. LG가 오는 14일 오리온스를 꺾는다면 4강 플레이오프에서 디펜딩 챔피언 모비스와 격돌하게 된다. 김시래는 또 한 번 친정팀을 상대로 설욕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