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주목받으며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선수가 퇴장당했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나머지 플레이어들에게 다가왔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연장전까지 펼쳐진 런던의 축구 극장은 그렇게 수요일 밤을 뜨겁게 만들었다.
로랑 블랑 감독이 이끌고 있는 파리 생 제르망(프랑스)이 한국 시각으로 12일 오전 4시 45분 런던에 있는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4-2015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첼시 FC(잉글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전에 터진 주장 티아구 시우바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2-2로 비겼다. 이렇게 1·2차전 합산 점수가 3-3이 되었으나 원정 골 우대 규정에 의해 파리 생 제르망이 극적으로 8강에 올랐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퇴장... PSG의 불운
전반전도 끝나기 전에 큰 변수가 생겼다. 31분, 첼시 미드필더 오스카와 공을 다투는 순간 파리 생 제르망의 간판 골잡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거친 태클로 오스카를 넘어뜨렸다. 이에 비외른 퀴퍼스(네덜란드) 주심의 판정은 단호했다. 곧바로 빨간 딱지를 꺼내든 것이다.
실점 없이 전반전을 끝낸 파리 생 제르망은 57분에 기막힌 역습 기회를 만들어냈다. 퇴장당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역할까지 해내야 하는 우루과이 출신의 골잡이 에딘손 카바니가 훌륭한 드리블 실력을 자랑했다. 첼시 골키퍼 쿠르투아까지 따돌리고 회심의 왼발 슛을 날렸지만 야속하게도 그 공은 첼시 골문 왼쪽 기둥을 때리며 반대쪽으로 흘러나가고 말았다. 어쩌면 파리 생 제르망의 거듭되는 불운이었다.
가장 까다로운 상대 골잡이가 쫓겨났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던 첼시 FC는 결국 81분에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선취골을 뽑아냈다. 디에고 코스타의 1차 발리슛이 잘못 맞아 옆으로 흐른 공을, 수비수 개리 케이힐이 오른발로 강하게 차 넣은 것이다.
경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무리뉴 감독은 이골을 지키기 위해 마티치를 빼고 주마를 들여보냈다. 하지만 상대 팀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런던 극장 골이 터져 나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다비드 루이스, 친정 팀 발목을 잡다
하루 전에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마드리드)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샬케 04의 흥미진진한 맞대결처럼, 이 경기에서도 5분 동점골 법칙이 적용되었다. 마치 평행이론이 작용하는 듯했다.
0-1로 패색이 짙던 파리 생 제르망에게도 코너킥 기회가 찾아왔다. 86분, 오른쪽에서 교체 선수 라베치가 올려준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솟구친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의 이마가 빛났다. 멋진 헤더 동점골이었다. 친정 팀의 발목을 제대로 잡은 격이었다.
이렇게 1-1 상태에서 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리고 연장전까지 뛰어야 했다. 파리에서 열린 1차전도 1-1로 끝났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95분에 또 하나의 변수가 생겼다. 파리 생 제르망 주장이자 간판 수비수 티아구 시우바가 높은 공을 다투다가 오른손을 잘못 내밀어 핸드볼 반칙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이 기회를 첼시 미드필더 에당 아자르가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런던 홈팬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연장전에 주어진 시간은 모두 30분이었다. 90분이 넘도록 10명이 뛴 파리 생 제르망 선수들은 아직 포기할 줄 몰랐다.
114분에 기적과도 같은 동점골이 터졌다. 티아구 모타가 왼쪽 구석에서 올린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파리 생 제르망의 주장 티아구 시우바가 기막힌 헤더 골을 꽂아 넣었다. 연장 전반에 페널티킥을 내줬던 아픔을 씻어내며 팀을 8강으로 올리는 드라마의 주역이 된 셈이다. 역시 축구장의 드라마는 언제 반전이 이루어질 것인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가르쳐주었다.
한편, 같은 시각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벌어진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의 경기는 홈팀 바이에른 뮌헨이 7-0의 대승을 거두고 가볍게 8강에 올랐다. 이로써 8강행이 확정된 팀은 레알 마드리드 CF(스페인), FC 포르투(포르투갈), 파리 생 제르망(프랑스),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되었다. 남아있는 네 장의 티켓은 다음주에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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