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기 위해 모인 삼총사, 지소, 지석, 채랑
삼거리픽쳐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제목만큼이나 완벽한 영화다. 잠시도 지루할 틈 없이 재미난다. 그러다가 나와 남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그래서 삶에 대해 성찰하게 해준다. 웃다가 울다가 보면 장면과 장면 사이에 어느덧 나의 삶이 겹쳐지기도 한다.
지소와 채랑은 한 반 친구다. 둘은 오백만 원이면 근사한 집에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아직 어리지만, 우정이 뭔지는 아는 사람들이다. 하루아침에 아빠와 집을 잃어버린 지소는 친구, 채랑에게 자신의 처지를 말하지 못한다.
"너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 줄 알아? 한번 무시당하면 끝이야 끝 한번 찍히면 끝이라고." 어린 지소가 길거리에서 담요를 털면서 더 어린 동생 지석에게 하는 말이자 세상을 향해 내 뱉는 말이다. 지소가 친한 친구에게 조차도 자신의 처지를 털어 놓지 못한 이유다.
개를 훔치는 방법만큼이나 영화가 완벽한 이유는 따뜻한 시선에 있다. 이야기는 이 험한 세상이 그래도 살만 할지도 모른다는 가설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거지가 됐을지도 모르는 친구를 버리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주는 친구 채랑, 부자지만 타인을 배려하는 따뜻한 시선을 지닌 회장님의 등장이 그렇다.
삶이 어려워지는 순간, 누구나 제일 먼저 가족을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가장은 바로 그 순간 하릴없이 가족을 떠나야 하는 아이러니를 맞이한다. 아내와 아들, 딸을 떠나는 고통마저도 감수해야만 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일주일이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된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한 장면
삼거리픽쳐스
먼발치서 사랑하는 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뒤돌아 설 수밖에 없는 대포아저씨, 항상 죽은 아들이 남긴 개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노부인, 늘 가슴속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남편을 품고 사는 주연 등을 어린 지소의 눈을 거쳐서 보는 일은 흥미롭다. 일단, 절망을 배제하고 보기 때문이다.
자신의 딸 대신, 대포아저씨는 이웃의 아이들을 도와주고, 노부인은 이웃의 아들딸을 도와준다. 아이들은 이웃 어른들의 위안이 되고, 세상엔 온기가 돈다. 악(惡) 대신 선(善)의 순환이 반복된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부자들과 가난한 자들이 반목하지 않고 어울려 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나라님의 역할이다. 교만과 고루가 조화를 이루다 보면 가난한 집 아이에게서 삶의 희망을 보기도 하고, 좋은 집을 오백만 원에 전세 놓는 부자도 만날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부자도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나라님의 역할을 국민들이 학수고대하는 이유다. 영화 속에선 반가운 두 배우, 김혜자와 최민수가 사회 양극단의 대표주자로 나섰다. 선의 순환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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