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골을 터뜨린 양팀의 득점 선수에게 미안할 정도로 다른 선수에게만 유독 시선이 갈 수밖에 없었다. 우뚝 선 큰 키가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또 한 번 축구장을 따뜻하게 만들어준 그의 마음씨가 너무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파리 생 제르맹의 골잡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다.
로랑 블랑 감독이 이끌고 있는 파리 생 제르맹(프랑스)이 한국 시각으로 18일 오전 4시 45분 파리에 있는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14-2015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첼시 FC(잉글랜드)와의 안방 경기에서 1-1로 비기고 다음 달에 이어질 2차전에서 승부를 가리게 되었다.
헤더 골 장군멍군, 흥미진진
방문 팀 첼시는 문지기 티보 쿠르투아의 선방으로 위기를 두 차례나 넘기고 멋진 선취골을 만들어냈다. 먼저 파리 생 제르맹의 기습적인 헤더가 첼시 골문을 위협했지만 마투이디의 이마에 맞은 공(11분)과 카바니가 머리로 방향을 바꾼 코너킥 세트 피스(34분) 모두 쿠르투아가 몸 날려 기막히게 쳐냈다.
이 두 차례의 위기를 넘긴 첼시는 36분에 귀중한 선취골을 수비수 셋이 합작해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를 파브레가스가 처리했을 때 왼쪽 측면으로 흐른 공을 가운데 수비수 존 테리가 다시 낮게 올려주었고 케이힐의 절묘한 오른발 바깥쪽 날 방향 바꾸기가 빛났다. 그래서 이 공은 파리 생 제르맹 수비수들이 걷어내지 못하고 이바노비치의 이마에 제대로 걸린 것이었다.
수많은 안방 팬들을 모시고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던 파리 생 제르맹은 후반전 시작 후 9분만에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것도 역시 헤더 골이었기 때문에 예측불허의 흥미진진함이 느껴졌다. 왼쪽 측면에서 막스웰과 마투이디의 연결이 좋았고 마투이디의 왼발 띄워주기를 우루과이 출신의 골잡이 에딘손 카바니가 머리로 방향을 바꿔 뜻을 이뤘다. 후반전 그라운드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었다.
누구보다 멋진 축구 선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한치의 양보도 없는 이 냉정한 그라운드에 누구보다 따뜻한 심장을 가진 선수가 뛰고 있다. 많은 축구팬들이 주목하고 있는 스웨덴 국가대표 출신의 키다리 골잡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 생 제르맹)가 그 주인공이다. 아니, 이제는 가장 아름다운 조연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지난 2월 14일 밤(한국 시각) 12시 바로 이곳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프랑스 리그 앙 25라운드 카엥과의 안방 경기에서 경기 시작 후 2분만에 동료 오리에의 패스를 받아 멋진 선취골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동료들의 축하를 받은 직후에 유니폼 상의를 훌쩍 벗어버렸다. 그의 온몸에는 낯선 이름들이 가득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
축구 규정상 즐라탄에게는 당연히 노란딱지가 주어졌다. 그 딱지가 누적되면 징계를 받아 중요한 리그 경기에 뛰지 못할 것이라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지만 4만5571명 안방 관중들은 물론 세계 축구팬들의 눈과 입 그리고 마음을 통해 더 널리 알리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소속 팀 파리 생 제르맹(49점, 43득점 22실점 +21)은 25라운드 현재 3위에 올라있는데, 리옹(1위, 51점), 마르세유(49점, 46득점 25실점 +21)와 양보 없는 순위 다툼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그의 몸에 새긴 글자들은 바로 전쟁, 자연재해 등의 이유로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어린이들 50명의 이름이었던 것이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이 펼치고 있는 기아 퇴치 운동 '8억 500만 명의 이름'에 동참해달라는 조용한 울림이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이번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세 차례의 결정적인 슛이 모두 첼시 문지기 티보 쿠르투아의 놀라운 순발력 앞에서 막히고 말았다.
그 중에서 61분에 터진 왼발 대각선 슛과 후반전 추가 시간 2분에 터진 헤더는 골이나 다름없는 것이어서 더욱 안타까웠지만 가슴은 그 누구보다 뜨거웠다.
그는 다음 달 12일 동료들을 이끌고 런던에 있는 스탐포드 브리지에 들어와 이번에 가리지 못한 승부의 갈림길을 만들기 위해 다시 맨 앞에 선다.
한편, 같은 시각 우크라이나의 아레나 리비프에서 벌어진 또 하나의 16강 1차전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와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맞대결은 득점 없이 끝났다. -5℃나 되는 차가운 날씨가 골문을 얼렸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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