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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꿀성대' 홍광호, 행복 안고 국내 팬과 만나다

[박정환의 뮤지컬 파라다이스] 홍광호의 'HONGCERT', 그가 말하는 행복이란

15.02.09 09:42최종업데이트15.02.0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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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광호의 ‘HONGCERT_런던에서 온 편지’ 스틸컷
홍광호의 ‘HONGCERT_런던에서 온 편지’스틸컷PL엔터테인먼트

2014년 <노트르담 드 파리> 이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진출한 홍광호가 1년만에 관객을 찾아왔다. 이번엔 뮤지컬이 아닌 콘서트다.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공연하는 <미스사이공> 25주년 기념 뉴 프로덕션에서 투이를 연기하는 홍광호가 한국에 다시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두 달 휴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콘서트는 관객과의 교감이 중요하다. 뮤지컬 무대를 통해 관객과의 교감이 중요하다는 걸 이미 체험한 홍광호는 이 점을 잘 알고 자전거로 관객과의 교감을 시도한다. 얼마 전 내한한 마이클 부블레의 '홈'(Home)을 부를 때, 홍광호는 자전거를 타고 객석으로 내려온다. 콘서트가 무르익을 때 가수가 객석으로 다가가는 것에 비해 두 번째 노래부터 관객의 곁으로 다가섰던 것. 파격적인 관객 친화형 콘서트가 아닐 수 없다.

자전거를 탄 홍광호 덕에 일층 관객만 호강한 건 아니다. 홍광호는 이층 객석까지 다가와 관객과 눈을 맞춘다. 미처 자리에 앉지 못한 이층 관객들 뒤로 자전거를 탄 홍광호가 바짝 다가서기까지 했다. 홍광호가 바로 뒤에 있다는 걸 안 관객이 화들짝 놀랄 수밖에.

홍광호의 자전거 퍼포먼스는 콘서트 초반에만 있던 건 아니다. 콘서트 말미에 이르러서는 한 손으로 자전거를 타며 관객과 일일이 손을 맞추며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공연의 처음과 마지막을 자전거로 교감한 셈이다.

콘서트의 재미 가운데 하나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사연을 관객에게 고백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관객은 가사와 노래를 부르는 가수에게 보다 감정이입할 수 있게 된다. 홍광호는 신승훈의 노래 '아이 러브 유'를 부르기 전에 노래에 담긴 첫사랑의 사연을 고백한다.

"중학생 시절, 마음을 사로잡은 그녀에게 워크맨으로 '아이 러브 유'라는 사랑의 노래를 녹음해서 고백해 보았지만 그녀는 받아주지 않았다"는 홍광호의 고백을 들은 뮤지컬 팬들은 일제히 탄식을 내뱉었다.

진지함에 유머까지 탑재...홍광호의 매력 발산

홍광호의 ‘HONGCERT_런던에서 온 편지’ 포스터
홍광호의 ‘HONGCERT_런던에서 온 편지’포스터PL엔터테인먼트

홍광호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진지함'이다. 그런데 이번 콘서트에서 홍광호는 그런 이미지와는 다른 소소한 즐거움을 전해주기도 했다. 그가 부른 <미스 사이공>의 뮤지컬 넘버(곡) 가운데에는 킴을 향해 투이가 "왜 나를 버렸냐"고 노래하는 대목이 있다. 이때 홍광호는 "나 말고 다른 공연 보러 다니냐"고 개사해서 관객에게 깨알 웃음을 선사한다.

<미스 사이공>에서 마이클 리의 대역이었던 사연도 공개했다. 크리스를 연기하는 마이클 리가 너무 튼튼한 바람에 몇 달 동안 탈 한 번 나지 않아 도저히 무대에 오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하루는 무대에 선 마이클 리의 목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다. 때문에 마이클 리가 무대에서 퇴장하고 난 다음 홍광호가 급하게 마이클 리의 옷으로 갈아입고는 무대에 오른 해프닝도 있었다는 것.

홍광호가 <레미제라블>의 넘버 '브링 힘 홈'(Bring him home)을 부를 때와 <노트르담 드 파리>의 넘버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를 부를 때에는 뮤지컬의 애잔한 정서와 캐릭터의 연기가 선율에 맞춰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지킬 앤 하이드>의 넘버 '지금 이 순간'을 부를 때 필자 옆에 앉아있던 관객은 그 어떤 <지킬 앤 하이드> 배우가 부른 넘버보다 감동적으로 다가왔다고 할 정도였다. 홍광호의 '꿀성대'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홍광호는 서정적인 뮤지컬 배우임에 틀림없다. 보통의 가수라면 콘서트의 마지막에 가서는 관객이 객석을 박차고 일어설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 것이다. 한데 홍광호는 그 반대였다.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로 관객을 몽땅 일으켜 세울 분위기로 한껏 달구어 놓고는 드라마 <선덕여왕>의 OST인 '발밤발밤'으로 분위기를 180도 다르게 만들었다.

관객이 노래의 즐거움에 도취되어 콘서트장을 나가는 것보다는, 서정적인 음악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담고 객석을 일어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홍광호의 취향을 느끼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성숙해진 홍광호가 말하는 행복이란?

홍광호의 ‘HONGCERT_런던에서 온 편지’ 공연 사진
홍광호의 ‘HONGCERT_런던에서 온 편지’공연 사진PL엔터테인먼트

이번 콘서트에서 가장 감동인 부분은 따로 있었다. 홍광호의 노래도 중요했지만 홍광호가 이야기하는 '행복론' 역시 벅찬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한국 뮤지컬 배우로는 처음으로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오른 홍광호를 향해 '국위 선양'이라는 칭찬이 있곤 했는데 홍광호는 이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강조했다.

타지 생활을 하며 홍광호는 "한국은 너무 위만 바라보고 사는 게 아닌가"라는 점을 느꼈단다. "내가 지금 가진 행복에 만족하기 보다는 남들과 비교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며 홍광호는 "비교하며 사는 삶 가운데서는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는 사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한국의 행복이 남과 비교하며 찾아가는 행복이라면, 외국의 행복은 일상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행복이기에 우리가 조금이라도 비교하는 습성을 버린다면 얼마든지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게 홍광호의 행복론이었다.

홍광호의 꿀성대도 반가웠지만 우리가 놓치는 행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모습 역시 콘서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홍광호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때, 음악적인 기교만 성장한 배우가 아니라 관객에게 보다 많은 행복을 전달할 수 있는 뮤지컬 배우로 돌아오길 기대하게 만드는 콘서트가 아닐 수 없었다.

홍광호의 ‘HONGCERT_런던에서 온 편지’ 객석의 관객과 교감을 나누는 홍광호
홍광호의 ‘HONGCERT_런던에서 온 편지’객석의 관객과 교감을 나누는 홍광호PL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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