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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경기 내용보다 결과에 더 주목하라

아시안컵... 우승 아니라 슈틸리케호의 색깔 찾아가는 과정

15.01.16 09:02최종업데이트15.01.1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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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아시안컵에 나선 한국 축구에 우려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호주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오만과 쿠웨이트를 꺾고 2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향한 첫 관문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결과와 달리 내용이 엉망이었다. 공격은 2경기 모두 골 결정력과 기술력 부족을 드러내며 1-0으로 힘겹게 승리했고, 수비는 온갖 위험한 실수를 연발하며 보는 이의 가슴을 졸이게 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오만과 쿠웨이트 정도는 큰 점수 차로 대파하기를 기대했던 축구팬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더구나 오는 17일 조 1위 자리를 놓고 맞붙는 호주가 오만과 쿠웨이트를 각각 4-1, 4-0으로 대파하면서 슈틸리케호를 민망하게 만들었다.

급기야 슈틸리케 감독은 더 이상 한국은 우승 후보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물론 대표팀 선수들이 슈틸리케 감독과 축구팬들의 혹평에 자극 받아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돌아보고, 더 먼 미래를 내다보면 슈틸리케호의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 아니다. 지금의 축구대표팀은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설익은' 팀이다. 당연히 조직력이나 전술 수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조직력의 허술함을 선수들의 개인 기량으로 만회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한국 축구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도한다고 해서 단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슈틸리케호의 목표, 아시안컵 우승 아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을 영입하며 오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4년간의 계약 기간을 보장했다. 이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기대하는 것은 눈앞의 아시안컵 우승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체질을 개선하고, 월드컵 무대에서 성과를 보여달라는 것이다.

이번 아시안컵은 평가전이 아닌 실전에서 최대한 다양한 선수와 전술을 시험하고, 슈틸리케호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훨씬 더 좋다. 그렇기에 지난 2경기에서 거둔 결과는 고무적이다.

슈틸리케호는 아직 만족할 만한 경기 내용을 보여줄 수 없다. 오히려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고 일부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라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월드컵은 한국보다 더 강한 상대들이 득실대는 곳이다. 당연히 한국이 경기를 주도하기 힘들다. 하지만 불리한 상황에서 최대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 생존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여전히 약자로 분류되는 한국 축구가 갖춰야할 덕목 중에 하나다.

슈틸리케호는 앞선 2경기에서 골 결정력 부족으로 고전했지만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승골을 만들어냈고, 수비도 온갖 위기를 넘기며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8강 진출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6월부터 러시아 월드컵 1차 예선에 돌입한다. 이번 아시안컵은 우승을 위해 나간 것이 아니라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기 위한 무대다. 이를 위해서 최대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한국 축구는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슈틸리케 감독에게 4년간 지휘봉을 맡겨두기로 했다.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세계가 인정하는 강호가 되기 위해서는 더욱 냉정하게 현실을 돌아보고, 뼈를 깎는 노력과 기다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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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아시안컵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러시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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