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NC다이노스의 초대 감독에 선임된 김경문 감독은 빙그레 이글스의 장종훈(롯데 자이언츠 타격코치), 쌍방울 레이더스의 김기태(KIA타이거즈 감독)를 예로 들며 "신생팀이 발전하려면 팀의 중심을 잡아줄 젊은 스타플레이어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3년 후 NC에도 장종훈이나 김기태 같은 선수가 등장했다. 바로 NC를 넘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우뚝 선 나성범이다. 대학시절 투수였던 나성범이 가진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한 눈에 알아 본 김경문 감독의 혜안이 또 한 번 빛을 발한 것이다.
내년 시즌부터 1군 무대에 등장하는 KT 위즈 역시 나성범 같은 선수가 필요하다. 다행히 KT에도 그런 잠재력을 가진 인재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KT의 나성범'이 될 가장 유력한 후보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가능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긴 문상철이다.
18경기에서 9홈런... 부상으로 이른 시즌 아웃
문상철은 배명고 시절 아시아청소년야구대회 우승 멤버로 활약했을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내야 유망주 출신이다. 당시 문상철과 함께 했던 멤버로는 넥센 히어로즈의 문성현(충암고)과 한화 이글스의 '조상님' 안승민(공주고) 등이 있었다.
문상철은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전체 42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됐다. 하지만 당시 고영민-오재원-손시헌(NC)-이원석-김동주 등으로 구성된 두산의 내야가 워낙 막강해 문상철은 프로 대신 고려대 진학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문상철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대학에서 기량을 쌓은 문상철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신생팀 특별 우선지명을 통해 KT의 선택을 받았다. 대졸 내야수로서 1억3000만 원의 계약금을 받았으니 기량과 잠재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문상철은 올 시즌 초반부터 퓨처스리그에서 KT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그리고 첫 18경기에서 무려 9개의 홈런을 터트리는 괴력을 선보이며 퓨처스리그를 초토화했다. 하지만 성적에 대한 지나친 욕심이 화근이었다.
시즌 중반 햄스트링과 갈비뼈 부상을 부상을 당한 문상철은 아픔을 참고 경기 출전을 강행했지만 떨어지는 타격감을 막을 순 없었다. 결국 7월 말 갈비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 문상철의 퓨처스리그 성적은 57경기 타율 .272 14홈런 52타점 9도루.
개막 후 첫 두 달 동안 .313 12홈런를 기록했던 문상철은 마지막 두 달 동안 타율 2할 2홈런에 그치면서 시즌 기록을 깎아 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의 절반을 장타로 만들어낸 파워는 1군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르테-김동명-장성호 등과 치열한 주전경쟁 예고
스토브리그에서 KT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9명의 선수가 새로 들어왔고 FA로 3명의 선수가 합류했다. 여기에 내년 스프링캠프부터는 4명의 외국인 선수가 가세할 예정이다.
이 같은 변화는 문상철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문상철의 포지션인 3루에는 빅리그 7년 경력의 외국인 선수 앤디 마르테가 가세할 예정이다. 작년 시즌 트리플A에서 3루수로만 121경기에 출전했던 마르테가 3루 자리를 고집한다면 1군 경험이 전무한 문상철이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다.
1루수나 지명타자 쪽으로 시선을 돌려 봐도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56 17홈런을 기록한 김동명과 현역 최다안타(2071개)에 빛나는 '스나이퍼' 장성호가 있다. 여기에 2009년 MVP출신의 '김상사' 김상현이 지명타자 경쟁에 가세할 가능성도 있다.
문상철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마르테가 1루나 외야로 이동하고 문상철이 3루 자리를 지켜내는 것. 물론 박재홍(은퇴)이나 전준우(롯데)처럼 문상철이 외야로 변신하는 방법도 있지만 외야변신은 어디까지나 차선책이다(KT의 외야는 안 그래도 경쟁률이 치열한 곳이다).
물론 문상철이 내년 시즌 KT의 주전 자리를 보장받은 것은 결코 아니다. KT선수들이 대부분 1군 경력이 부족한(또는 전무한) 선수들로 구성된 만큼 1군 엔트리 진입, 그리고 주전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18경기에서 9개의 홈런을 때려냈던 무시무시한 괴력을 갖춘 문상철의 성장은 KT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조찬관 KT스카우트 팀장으로부터 '나성범급 잠재력'을 가졌다고 극찬을 받았던 문상철이 내년 시즌 KT의 새로운 간판타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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