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프로야구 보류선수 명단이 공시됐다. 한국야구위원회는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5년 각 구단별 재계약 대상 선수인 보류선수 553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이 명단에서 제외된 64명의 선수는 다른 팀을 알아보거나 현역 생활을 마감해야 한다. 이미 새 둥지를 찾은 선수로는 임재철(롯데 자이언츠), 장성호(KT위즈), 임경완(한화 이글스) 등이 있고 이용훈(롯데), 채상병, 강명구(이상 삼성 라이온즈)처럼 코치나 스태프로 새출발을 하게 된 선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새 팀이 정해지지 않았고 현역 의지가 남아있는 선수들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열심히 구직활동을 벌여야 한다. 한때 '경산 용병'으로 불리며 퓨처스리그를 평정했던 우타거포 유망주 모상기 역시 마찬가지다.
퓨처스에서만 2번의 홈런왕 차지했던 '경산 용병'
모상기는 신일고 2학년 때까지 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타자로서 가진 파워를 살리기 위해 야수로 전향했다. 모상기의 신일고 동기 중에는 현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 중 하나인 김현수(두산 베어스)도 있다.
모상기는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번(전체 47순위)으로 삼성에 지명됐고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퓨처스리그 4번타자로 활약했다. 2008년에는 남부리그 홈런왕과 퓨처스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우승을 차지하며 2군 최고의 강타자로 이름을 알렸다.
모상기는 2008년 1군 무대에 데뷔했지만 2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1군의 벽을 실감했고 2008 시즌을 마친 후 상무에 입대했다. 그리고 군복무를 마친 모상기는 2011년 다시 삼성으로 돌아와 퓨처스리그에서 '괴물'같은 활약을 펼쳤다.
결국 모상기는 그해 6월 '야통' 류중일 감독의 '흑역사' 라이언 가코의 2군행을 틈타 1군행을 통보받았다. 주로 대타요원으로 32경기에 출전했던 모상기는 타율 .189에 그쳤지만 14개의 안타중 절반이 장타(2루타 3개, 홈런 4개)였을 정도로 1군에서도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과시했다.
모상기가 본격적으로 삼성팬들의 사랑을 받게 된 계기는 7월 13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이었다. 우천 취소된 이 경기에서 모상기는 양준혁의 포즈를 따라하는 몸개그로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모상기의 기량은 삼성팬들의 기대만큼 진화하지 못했다.
2014년 허리 수술로 시즌 아웃 후 방출, 새 둥지 찾을 수 있을까
2011년 찾아온 1군 기회를 잡지 못한 모상기는 2012년 '국민타자' 이승엽의 복귀로 더욱 입지가 좁아지고 말았다. 결국 모상기는 2012년 1군에서 16타수 1안타(.063), 퓨처스리그에서조차 타율 .232 3홈런 46타점에 그치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게 된다.
모상기는 지난해 시즌에도 박석민의 부상으로 1군에 올라왔지만 8타수 1안타(.125)에 그치며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심지어 올 시즌에는 허리 부상으로 퓨처스 경기조차 나오지 못하면서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박병호의 넥센, 김태균의 한화, 정성훈의 LG트윈스, 브렛 필의 KIA 정도를 제외하면 우타 거포형 1루수는 프로야구에서 매우 귀한 편이다. 비록 최강팀 삼성에서는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여전히 경쟁력 있는 자원이라는 뜻이다. 특히 한 방을 가진 대타요원으로는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다.
문제는 역시 건강이다. 모상기는 올 시즌 허리 수술을 받아 1군은 물론 퓨처스리그에서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따라서 모상기 스스로가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상태를 갖췄다는 걸 증명하지 못한다면 구단에서도 영입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학창시절 모상기와 경쟁하던 또래(류현진, 강정호, 김현수, 민병헌, 이재원 등)들은 이미 국내외에서 자신의 기량을 십분 발휘하며 스타 선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체격조건(193cm 100kg)에서는 그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모상기 역시 두 번이나 퓨처스리그 홈런왕을 차지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뽐낸 바 있다.
결국 모상기는 삼성이라는 강팀에 속했던 것이 상대적으로 충분한 출전기회를 얻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모상기는 자유의 몸이 됐다. 사자 우리에서 9년 동안 웅크리고 있던 모상기가 새 둥지에서 잠재력을 폭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