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축구가 또 한 번의 고비를 넘겼다. 이광종 감독이 지휘하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2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홍콩과 16강전에서 이용재와 박주호, 김진수의 연속골에 힘입어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점수차는 컸지만 우려한 대로 쉽지 않은 경기였다. 한국은 압도적인 경기에도 불구하고 선제골이 좀처럼 터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 한국 출신 김판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홍콩은 예상대로 수비라인을 두텁게 내리고 안쪽을 잠그는 전략으로 이광종호에 맞섰다.
한국은 전반 무수한 슈팅을 퍼부었으나 홍콩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측면에서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는 이미 중앙에 두텁게 자리잡은 홍콩의 수비벽에 차단당하기 일쑤였다. 어쩌다 좋은 슈팅찬스가 돌아와도 문전을 빗나가거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전반 16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유효슈팅이 고작 5개에 불과했을만큼 정확도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그나마 후반 들어 짧은 패스와 중앙에서의 침투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공격이 좀더 살아났다. 계속된 원사이드 게임에 홍콩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틈을 타 드디어 천금같은 첫 골이 터졌다. 후반 13분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파고든 이재성이 올린 크로스를 가까운 포스트에 있던 김영욱이 가슴으로 연결해준 볼이 이용재의 발 끝에 걸리며 강력한 슈팅으로 홍콩의 골문을 흔들었다.
첫 골을 내준 홍콩은 어쩔수 없이 공격자원을 투입하여 반격에 나섰다. 홍콩이 어쩔수없이 라인을 끌어올리자 한국 선수들이 역습을 전개할 공간이 활짝 열렸다. 후반 32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승대가 내준 크로스를 받아 와일드카드 박주호가 통렬한 중거리포로 연결하며 홍콩의 골망을 흔들었다. 박주호의 이번 아시아게임 첫 골이었다. 이어 후반 47분에는 김진수가 한 골을 더 추가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홍콩전은 아시안게임 우승을 위한 최대 숙제가 역시 '밀집수비 공략법'에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한국은 이날 홍콩의 첫 골문을 열기까지 무려 20개의 슈팅을 허공에 날렸다. 5백을 내세운 홍콩의 두터운 수비전술앞에 한국은 알면서도 고전하는 양상이 반복됐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없는 상황에서 제공권을 활용한 공략은 효율성이 떨어졌다. 역습 위험을 줄이기 위하여 주로 측면에서 시작되는 공격은, 부분전술과 개인기로 홍콩 수비수들을 흔들수있는 세밀함이 부족했다. 특히 후반 중반까지 그렇게 많은 찬스를 잡고도 슈팅 타이밍과 정확도가 모두 극도로 부정확했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다.
이번 대회에서 객관적인 전력으로 한국을 앞서는 팀은 그리 많지 않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팀들도 홍콩처럼 철저하게 수비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아시안게임에서 최근 3회 연속 한국을 탈락시킨 중동팀들의 경우, 홍콩보다 더욱 거친 플레이가 일상적이고 시간지연과 고의적인 도발 등 비매너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공격에서의 패스 템포와 슈팅 타이밍을 좀더 빠르게 가져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약팀들을 주로 상대했다고 하지만 수비적으로 나오는 팀들을 상대로 어쨌든 한 번도 선제골을 먼저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한국이 수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8강까지 순항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또한 한국은 이번 대회 기록한 9골중 6골이 후반 중반 이후에 나왔다. 초반 경기가 풀리지않아도 뒷심이 있다는 의미다. 골맛 계속 두드리다보면 골이 터질 것이라는 자신감은 선수들이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김승대, 김신욱, 이종호에 이어 팀의 4번째 공격 옵션이던 이용재까지 홍콩전에서 골맛을 보며, 의도치 않게 다양한 자원들을 활용하는 성과를 거둔 점도 고무적이다. 8강전 이후 김신욱과 이종호가 복귀하면 더욱 다양한 공격루트를 가동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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