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송된 KBS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에 출연한 배우 변우민.
KBS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종편의 여느 프로그램들처럼 각 분야의 전문가라 하는 어르신들을 모아놓고, 가족생활에 대한 훈수 두기 프로그램처럼 시작되었던 <풀하우스>는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처럼 일반인 사례는 아니지만, 다양한 게스트들을 초빙하면서 좀 더 현실적인 가족 이야기를 프로그램의 내용으로 수용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9일 방송분에서 보이듯이, 갓난아기를 가진 도경완 아나운서에서부터, 19개월 된 딸을 가진 배우 변우민, 유치원생 아이를 둔 한상헌 아나운서, 세쌍둥이 엄마 슈까지 출연하면서, <풀하우스>는 아이를 키우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을 가진다.
19살 연하의 아내와 이제 19개월 된 딸을 가진 중후한 변우민에게 대놓고 '세대 차이가 나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직설 화법에, '전혀 세대 차이는 느껴지지 않고 육아가 너무 재밌다'고 답하는 변우민, 또 '아이 보기가 재밌는 건 아버지보다는 첫 손자를 본 할아버지의 마인드'라는 촌철살인의 조크에서부터, 실제 부부 사이에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 중 '나이 차이'는 없다는 전문가의 평가까지 다양한 시각이 바로 <풀하우스>의 재미 요인이다.
무엇보다 품격 있는 가족생활을 위한 진솔한 고민의 공유가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모유 수유를 위한 팁에서부터, 모유 수유를 가능케 한 시도에 대한 19금 토크, 거기에 매일 밤 우는 아기에 대처하는 아빠의 자세까지, 실제 아기를 키우는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하면서 <풀하우스>는 뻔한 신변잡기 류의 농담을 넘어서 진지한 고민의 공유로 넘어간다.
매일 밤 아기 때문에 잠 못 들고 다음 날 직장에 나가 일을 해야 하는 아버지의 고뇌에, 24시간이 모자라는 엄마의 고충이 맞서고, 그런 아버지에게 각방을 허용해야 한다는 현실론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는 부부가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이상론이 맞선다. 출연자들은 연예인이지만, 그들이 누군가의 엄마·아빠인 이상, 프로그램은 그 어떤 리얼리티 프로그램보다 '리얼'해진다.
거기에 어르신들의 경험과 전문가의 식견,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세대의 조화가 매력이 된다. 때로는 육아를 둘러싼 부부간의 갈등을 두고 조선시대 안채 바깥채를 쓰던 상황을 이상적이라 풀어내는 지나치게 고답적인 해결책이 등장하거나, 논리와 상관없이 '내가 해봤는데' 식의 목소리 큰 사람이 이겨버리는 상황도 종종 등장한다. 그럼에도 세대간, 혹은 성간의 차이를 진솔한 고민의 토로를 통해 조금 더 '이해'에 접근하려는 자체가 품격 있는 가족을 지향하는 이 프로그램의 성취이다.
가장 남성 중심적인 듯하면서도 이런 세대별 성향을 아우르는데 탁월한 이경규와 직접 아이를 키우는 주부로서의 진솔함이 매력인 이정민 아나운서의 조화 역시 이 프로그램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프로그램의 개성도 개성이지만, 젊은 시청자를 타깃으로 삼은 <도시의 법칙> <라디오스타>를, 상대적으로 중장년층의 시각을 대변하며 세대 간 조화를 지향하는 <풀하우스>가 단번에 누르고 1위를 쟁취한 것은 수요일 밤 11시 시청자 층의 성향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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