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이 넘는 정규 시간 동안 독일의 무수한 슛을 그토록 잘 막아내던 알제리 문지기 라이스 음볼리도 손 쓸 수 없는 골이었다. 연장전까지 명승부를 펼친 것만으로도 알제리의 축구 실력은 놀라웠다. 독일이 이렇게 흔들리는 경기를 실로 오래간만에 보았기 때문이다.
요하힘 뢰브 감독이 이끌고 있는 독일 축구대표팀이 1일 오전 5시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에 있는 에스타디우 베이라-히우에서 열린 2014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16강 토너먼트 알제리와의 맞대결에서 연장전에 터진 귀중한 두 골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프랑스와 8강에서 만나게 되었다.
알제리 문지기 라이스 음볼리의 '슈퍼 세이브'
H그룹 조별리그에서 홍명보호를 좌절시킨 알제리의 할릴호지치 감독은 예상을 깨고 노란 딱지가 한 장이라도 붙어 있는 선수들(부게라, 메스바, 길라스, 벤탈렙, 카다무로)을 선발 멤버에서 제외했다. 연두색 옷을 차려 입은 도깨비들이 떠오를 정도로 알제리는 매 경기 팔색조로 변신했다.
독일은 정말로 도깨비들에게 홀린 것처럼 전반전에 진땀을 뺐다. 알제리 골잡이 슬리마니의 다이빙 헤더(17분)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골문 오른쪽 톱 코너로 날아가 박혔다. 간발의 차이로 오프 사이드 깃발이 올라갔기에 망정이지 이것이 골로 인정되었다면 생각하고도 싶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그로부터 1분 뒤에 알제리의 왼쪽 측면 공격이 또 한 번 빛났다. 왼발을 잘 쓰는 측면 수비수 굴람이 공격에 가담하여 날카로운 돌려차기로 독일 골문을 뒤흔들어 놓았다. 오른쪽 기둥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나는 브라주카의 궤적이 알제리 선수들의 의지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전반전 중반을 넘어서면서 정신을 바짝 차린 독일은 움츠린 알제리 수비수들을 상대로 과감한 중거리슛 전략을 세웠다. 40분, 토니 크로스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골문 왼쪽 구석을 노렸다. 이에 알제리 문지기 라이스 음볼리는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공을 쳐냈고 흘러나온 공은 마리오 괴체 앞으로 굴러갔다.
괴체가 빈틈을 노린다면 더 말할 것도 없는 골이었다. 하지만 음볼리가 이마저도 각도를 줄이며 쳐냈다. 반대쪽 골문에 있는 노이어보다 자기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듯 음볼리의 슈퍼 세이브는 유독 빛났다.
후반전에도 음볼리가 지킨 알제리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80분, 독일의 골잡이 토마스 뮐러가 오른쪽 띄워주기를 받아 다이빙 헤더로 결승골을 노렸지만 음볼리는 마치 방향을 알고 있었다는 듯 날아올라 기막히게 그 공을 쳐냈다.
그로부터 9분 뒤에도 방해자 없는 슈바인슈타이거의 헤더가 날카롭게 날아왔지만 왼쪽으로 몸을 날린 음볼리는 침착하게 공을 잡아냈다. 그렇게 연장전 명승부가 이어질 수 있었다.
쉬를레의 기막힌 뒷발질
예상 못한 연장전이 이어지면서 독일 선수들은 위기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들이 충분히 준비한 제로 톱 전술은 결정적인 순간에 빛났다. 연장전 시작 후 2분 만에 쉬를레의 멋진 선취골이 터진 것이다.
왼쪽 측면에서 토마스 뮐러가 낮게 깔아준 공을 향해 달려가던 후반전 교체 선수 안드레 쉬를레(첼시 FC)가 왼발 뒤꿈치 부분으로 절묘하게 방향을 바꿔 넣었다. 눈부신 선방을 보여주던 알제리의 라이스 음볼리도 손을 댈 수조차 없는 골이었다.
이렇게 숨통을 튼 독일은 연장전 종료 1분 전에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쉬를레에게 이어진 역습 패스가 좋았고 메수트 외질의 왼발 강슛이 알제리 선수들을 허망하게 만들었다. 쉬를레의 왼발 돌려차기가 수비수 다리에 맞고 나온 것을 메수트 외질이 각도가 결코 좋지 않았지만 정확한 인사이드 킥으로 마무리했다. 그렇게 문지기 음볼리, 수비수 부게라, 벨칼렘 세 명 사이로 빠져나가는 브라주카가 독일의 8강행을 확정지었다.
그로부터 2분 뒤에 알제리의 교체 선수 자부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페굴리의 띄워주기를 받아 발리슛으로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몇 초 남지 않은 시간이 야속할 뿐이었다.
이로써 독일은 오는 5일(한국 시각) 새벽 1시 리우 데 자네이루에 있는 마라카냥에서 새로운 아트 사커를 자랑하는 프랑스와 준결승 진출권을 놓고 명승부를 펼칠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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