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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레스, 놀라운 골 감각 보이며 루니에 '완승'

[브라질 월드컵-D그룹] 우루과이 2-1 잉글랜드

14.06.20 08:07최종업데이트14.06.2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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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안에는 심판들을 빼고 통상 22명의 선수들이 어디나 북적거린다. 그러다보니 뜻하지 않은 장면에서 인생을 발견할 수 있다. 또 몇 방울의 눈물이 상 파울루의 잔디 위에 떨어졌다. 언제나 축구장을 내려다보고 있는 축구의 신이 운명의 장난이라도 걸었던 것인가? 바로 그곳에 같은 시대에 태어난 세 명의 골잡이를 모아놓았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의 골잡이는 관중석에서 아이들과 한가하게 그라운드를 내려다보고 있다. 비운의 골잡이라 불리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였다. 그는 누구를 응원하기 위해 대서양을 건너왔을까?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우루과이 축구대표팀이 우리 시각으로 20일 새벽 4시 브라질 상 파울루에 있는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열린 2014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브라질 D그룹 잉글랜드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부상을 털고 돌아온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의 활약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16강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수아레스의 놀라운 골 감각

많은 축구팬들은 이 한 경기를 놓고 여러가지 인연들을 떠올렸다. 그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FC에서 함께 뛰고 있는 스티븐 제라드와 루이스 수아레스의 맞대결이었다.

바로 얼마 전까지 리그 우승을 위해 붉은 유니폼을 나란히 입고 혼신의 힘을 다해 같은 곳을 바라보며 뛰던 그들이 월드컵에서는 적이 되어 만난 것이다. 이것도 인생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듯 두 선수는 자신의 갈 길을 향해 어느 때보다 굵은 땀을 흘리며 뛰고 또 뛰었다.

야속하게도 이 경기의 결승골은 두 선수가 직접 연루되어 만들어졌기에 한쪽으로 기울어져버린 안타까운 마음은 이루 말할 것이 없었다. 우루과이 문지기 무슬레라가 손에 들고 길게 차 올린 공이 스티븐 제라드의 머리에 스치며 루이스 수아레스 쪽에 떨어져 짜릿한 결승골로 연결된 것이다. 그 시간도 85분이었으니 보는 이들의 소름이 끼칠 순간이었다.

부상 때문에 코스타리카와의 첫 경기에 뛰지 못한 루이스 수아레스는 팀이 1-3으로 역전패하는 것을 벤치에서 지켜보아야 했다. 그리고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잉글랜드와의 이 경기에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달려나와 큰 일을 해냈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비교적 잘 꿰고 있는 상대 수비수들 앞에서 혼자 두 골을 몰아 넣는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놀라운 결과다.

스티븐 제라드의 머리에 공이 맞지 않고 그 바로 앞에서 솟구친 카바니의 머리에 맞고 넘어왔다면 수아레스의 결승골은 오프 사이드 규정 때문에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수아레스는 오프 사이드 규정을 완벽하게 읽어내며 뛰는 감각을 자랑했다.

그가 39분에 넣은 첫 골도 이에 못지 않게 박수가 절로 터져나오는 장면이었다. 역습 과정에서 왼쪽 측면의 동료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에게 공이 연결되는 것을 확인한 루이스 수아레스는 동선을 바꿔 가며 잉글랜드 수비수 자기엘카를 헷갈리게 만들었다. 결국 카바니의 발끝에서 자기엘카의 키를 넘는 공이 넘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절묘한 헤더로 골문을 갈랐다. 순발력이 뛰어난 문지기 조 하트도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누구를 응원하러 왔을까?

잉글랜드의 간판 골잡이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도 자국 리그의 라이벌 루이스 수아레스의 활약에 자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기회는 루니에게 더 많이 찾아왔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우루과이의 주장 고딘의 핸드 볼 반칙으로 얻은 직접 프리킥 기회를 자신이 직접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루니의 오른발 끝을 떠난 공이 우루과이 골문 왼쪽 모서리를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루니는 이보다 더 아쉬운 순간을 31분에 겪었다. 왼쪽 끝줄 바로 앞 코너킥보다 좋은 위치에서 스티븐 제라드가 오른발로 차 올린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반대쪽으로 돌아들어가며 회심의 헤더 골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야속하게 크로스바를 때리는 불운을 겪은 것이다.

무려 94번째 A매치를 치르고 있는 웨인 루니에게 유독 월드컵은 인연이 없었다. 이번에도 그의 무득점 불운이 이어지는 듯 보였다. 더구나 상대 팀 선수로 골을 기록한 루이스 수아레스는 루니의 전 소속 팀 에버턴 FC와는 앙숙의 팀 리버풀 FC 소속이기 때문에 '머지사이드 더비'의 불편한 기억이 상 파울루까지 따라온 듯 보였다.

그러나 루니에게도 활짝 웃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75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동료 수비수 글렌 존슨이 미끄러지며 찔러준 공을 반대쪽에서 빠져들어가며 왼발 인사이드 킥으로 동점골을 터뜨리는 행운이 주어진 것이었다. 글렌 존슨도 리버풀 FC 소속이기에 더욱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루니에게는 야속하게도 자신의 기념비적인 월드컵 첫 골이 터진 뒤 10분 만에 루이스 수아레스가 반대편 골문을 힘차게 흔들어버리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A매치 경험(웨인 루니 94경기-루이스 수아레스 78경기)에서는 약간 차이가 나지만 나란히 40호골을 같은 경기에서 터뜨린 것으로 끝날 줄 알았던 것이 오산이었다. 루이스 수아레스의 41호골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여기서 관중석에 앉아 있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 11월 20일 스웨덴 솔나에 있는 프렌즈 아레나에서는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렸다. 즐라탄은 혼자서 두 골을 터뜨리며 2-1로 경기를 뒤집었지만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내리 두 골을 더 내주고 2-3 펠레 스코어(두 경기 합산 점수 스웨덴 2-4 포르투갈)로 무너졌다.

즐라탄은 이로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 가레스 베일(웨일스) 등과 함께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하는 비운의 스타로 축구팬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다. 그런데 즐라탄은 그 멀리 상 파울루까지 누구를 응원하러 왔을까?

결과론이지만 아마도 AFC 아약스(네덜란드)에서의 인연을 생각하여 루이스 수아레스를 좀 더 마음에 두고 응원하지 않았나 싶다. 비록 아약스에서 함께 뛰지는 않았지만 두 선수 모두에게 과거 소속팀이라는 인연은 가볍게 지나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즐라탄 이브라히모치는 우리가 잘 모르는 '특명'을 받아 브라질로 날아왔는지 모른다.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 2016(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언제 만날 지 모르는 잉글랜드의 경기력을 살피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유로 예선 G그룹에서 맞붙게 될 러시아의 경기력까지 살필지도 모르는 일이다. 오는 23일 새벽 1시(우리 시각) 리우 데 자네이루에 있는 마라카낭 관중석에서 그를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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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 D그룹 결과(20일 4시, 아레나 코린치안스)

★ 우루과이 2-1 잉글랜드 [득점 : 루이스 수아레스(39분,도움-에딘손 카바니), 루이스 수아레스(80분) / 웨인 루니(75분,도움-글렌 존슨)]

◎ 우루과이 선수들
FW : 루이스 수아레스(88분↔코아테스)
AMF : 크리스티안 로드리게스, 에딘손 카바니, 로데이로(67분↔크리스티안 스투아니), 곤잘레스(79분↔푸실레)
DMF : 아레발로 리오스
DF : 페레이라, 디에고 고딘, 히메네스, 카세레스
GK : 무슬레라

◎ 잉글랜드 선수들
FW : 다니엘 스터리지
AMF : 대니 웰벡(71분↔애덤 랄라나), 웨인 루니, 라힘 스털링(64분↔로스 바클리)
DMF : 헨더슨(87분↔램버트), 스티븐 제라드
DF : 베인스, 자기엘카, 개리 케이힐, 글렌 존슨
GK : 조 하트

- 관중 : 62,575명(날씨-구름, 온도 12℃, 습도 77%)
- 경고 : 디에고 고딘(9분), 스티븐 제라드(67분)

◇ D그룹 현재 순위표 및 남은 경기 일정표
코스타리카 3점 1승 3득점 1실점 +2
이탈리아 3점 1승 2득점 1실점 +1
우루과이 3점 1승 1패 3득점 4실점 -1
잉글랜드 0점 2패 2득점 4실점 -2

☆ 코스타리카 - 이탈리아(21일 1시, 아레나 페르남부코-레시페)

☆ 잉글랜드 - 코스타리카(25일 1시, 에스타디우 미네이랑-벨루 오리존치)
☆ 우루과이 - 이탈리아(25일 1시, 에스타디우 다스 두나스-나탈)
축구 월드컵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웨인 루니 루이스 수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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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및 라켓 스포츠 기사,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