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도시의 법칙', 뉴욕으로 간 '정글의 법칙'

[TV리뷰] 낯선 곳에서의 삶...필요충분조건까지 보여줄 수 있을까

14.06.12 10:53최종업데이트14.06.1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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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SBS <도시의 법칙>의 출연진. 왼쪽부터 김성수, 정경호, 백진희, 에일리, 문(로열 파이럿츠), 존박, 이천희
SBS <도시의 법칙>의 출연진. 왼쪽부터 김성수, 정경호, 백진희, 에일리, 문(로열 파이럿츠), 존박, 이천희SBS

11일 오후 11시 15분, SBS <도시의 법칙 in NEW YORK>이 첫 방송 됐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이지원 PD는 <정글의 법칙> 히말라야, 뉴질랜드, 캐리비안 편을 연출했다. <정글의 법칙>의 연출 경험을 도시에 접목한 셈이다. 아예 제목부터 <정글의 법칙>이 오버랩되는 <도시의 법칙>은 정글 대신 도시를 택한, 아니 '콘크리트 정글'에 던져진 연예인들의 생존기이다.

<도시의 법칙  in NEW YORK>은 성시경의 예능 첫 내레이션 도전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달콤한 내레이션과 달리, 세계 패션, 금융, 문화의 중심지에 떨어진 김성수, 이천희, 정경호, 문(로열 파이럿츠), 백진희의 뉴욕 도전기는 낯선 정글에 떨어진 병만족의 삶과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도시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철학적 화두를 내걸었지만, 돈과 직업, 안락한 삶의 조건이 박탈된 이방인들에게 이 도시란 낯선 정글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처음 뉴욕을 방문하거나(문은 오랫동안 미국에서 산 시민권자이지만, 정작 뉴욕에는 가보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머물기는 처음인 다섯 사람의 시작은 그들이 영화 등을 통해 접한 이른바 '뉴요커'의 멋들어진 삶을 연상하는 꿈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 꿈이 깨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맨하탄의 문물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다리를 건너 브루클린으로 가면서 '마천루의 숲' 뉴욕과는 멀어진다.

그리고 그들이 도착한 곳은 브루클린의 공장 지대와 같은 허름한 거리에 있는 낡은 건물이었다. 유리창이 깨지고 문틈이 뒤틀린, 먼지가 뽀얗게 쌓인 광활한 공간이 바로 그들의 뉴욕 보금자리이다. 콘크리트 정글 생존기답게 제작진은 출연진의 지갑과 핸드폰 등을 탈탈 털어가고 "이제부터 당신들의 뉴욕 모험기가 시작되었다"고 선포한다.

낯선 도시, 예상을 벗어난 지역에서 시작된 뉴욕 생존기에 다섯 도전자는 '멘붕'에 빠졌다. 하지만 이들은 청소를 시작하며 발 빠르게 도시 생존을 위한 도전에 나선다.

출연진 중 연장자인 김성수가 "강호동이나 유재석은 안 오느냐"고 우스갯소리를 던졌듯이, <도시의 법칙> 출연진은 예능에서는 익숙한 듯 낯설다. 케이블 등의 프로그램에서 MC를 맡았던 김성수는 익히 아는 후배들을 긴장시키지만, 비상 식량으로 가래떡을 준비하는 반전의 용의주도함을 보인다. 하지만 정작 뉴욕에서는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 그의 실상은 가장 연장자인 포지션에 반전의 묘미를 가져올 요소가 다분하다.

이천희는 이미 <패밀리가 떴다> 시즌1을 통해 시청자에게 '허당'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던 사람이다. 여전히 종종 몸개그를 보이지만, 이젠 아내와 딸을 가진 가장이 되어 돌아온 그는 예전의 허당 천희와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 특히 목공예가로 활동하는 그의 숨겨진 면모는 허름한 빈 건물만 던져진 뉴욕이라는 정글에서 빛을 발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케이블 캠핑 프로그램에서 이미 보인 여행 경력 역시 '능력자'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제작진이 프롤로그에서부터 '예능 블루칩'이라고 강조한 정경호는 배우로서 중견의 위치이지만, 예능에서는 신선한 캐릭터이다. 꽃미남 배우임에도 첫 방송부터 깎지 않은 수염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정색하며 제작진과 딜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멋진 배우를 넘어선 숨겨진 예능 블루칩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세 자매 중 맏딸이라는 백진희 역시 예쁜 여배우라는 수식어를 지워 버린 채, 4명의 남자와 '동거'를 해야 하는 상황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허름한 건물도, 지갑을 비워버리는 상황에도 "언제 우리가 이런 걸 경험해보느냐"고 호탕한 자세를 보임으로써 남자들과 함께하는 생존기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

프롤로그에서부터 "넌 누구니?"라고 시작한 문은 이제 데뷔한 지 200일이라는 일천한 연예계 경험에도 어릴 적부터 미국에서 자란 경험이 다른 네 사람과 동등한, 아니 오히려 우월한 입지로 작용한다. 오래지 않은 연예계 경험과 오랜 미국 생활이 자유로운 당당한 캐릭터로서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들과 함께, 그리고 이들의 조력자로 등장할 존박과 에일리 역시 다섯 사람과 또 다른 시너지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가장 경제적인 출연진"이라는 제작진의 평가답게, 익숙한 듯 낯선 다섯 사람의 조합이 적어도 첫 방송에서 거슬리거나 되바라지지 않은 채, 기대감을 부여했다면 충분히 성공적인 출발인 셈이다.

<도시의 법칙 IN NEW YORK>은 첫 방송 이후 적어도 다음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순탄한 출발을 했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시작된 '여행'을 화두로 내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낯선 이방의 문물을 주마간산 격으로 스치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 현지에 머무르며 생존기를 써내려가는 <도시의 법칙>은 차별성을 충분히 갖춘 듯이 보인다.

더구나 '도시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화두에 걸맞게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생존하기 위해 분투하는 다섯 사람의 모습을 통해 제작진이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요리해 가는가에 따라 도시에서의 삶, 그리고 뉴욕이라는 곳에서의 삶의 필요충분조건을 반추해 볼 여지도 담긴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부디 야심 차게 내보인 목적을 잘 수행해 나가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정희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5252-jh.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도시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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