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다. 오프 시즌 활발한 트레이드와 주축 선수들의 복귀로 차기 시즌 대권에 도전했던 전주 KCC가 김민구의 음주운전 교통사고라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면서 다음 시즌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물론 병원의 정확한 검진결과가 나와봐야 알지만 사실상 김민구가 다음 시즌 코트에서 뛰는 모습을 보기는 힘든 것은 물론이고 선수생활 지속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렇게 주축선수의 장기 이탈이라는 악재를 맞이한 KCC가 잃게 된 3가지를 정리해보았다.
1,2번이 가능한 멀티플레이어의 부재
지난 시즌 김민구는 1번(포인트 가드)와 2번(슈팅가드)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멀티플레이어였다. 시즌 46경기에 출전해 13.4득점과 4.6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득점에서 전체 10위권의 성적이고 어시스트는 전체 4위에 해당할 정도의 기록이다. 그만큼 득점과 어시스트에서 KCC의 중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수치다.
그러나 다음 시즌 김민구가 뛸 수 없다고 가정했을 때 부담이 늘어나는 선수는 단연 최근 새롭게 KCC에 둥지를 튼 김태술이다. 김민구가 있다고 가정했을 땐 김태술과 김민구가 번갈아가면서 리딩을 볼 수 있고, 또한 포인트가드 중에서도 슛감각이 뛰어난 선수로 알려진 김태술의 공격이 더 극대화 될 수 있는 조합이었지만 다음 시즌 김태술은 박경상, 신명호와 함께 백코트진을 이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박경상이나 신명호도 공격이나 수비에서 자기의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지만 김민구의 존재감과 비교했을 때는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 난관을 다음 시즌 김태술이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KCC의 성적 상승에 중요한 부분이 될 전망이다.
장신가드의 부재
이번 오프 시즌을 뜨겁게 달군 트레이드가 있었다. 지난 5월15일 안양 KGC 소속이던 김태술과 전주 KCC소속이던 강병현, 장민국의 2:1 트레이드가 그 주인공인데, 이 트레이드는 어찌보면 허재 감독이 김민구를 염두에 두고 성사시킨 트레이드라고 할 수 있다.
원래 김민구는 1번 (포인트가드)보다는 2번 (슈팅가드) 자리가 더 어울리는 선수지만 팀 내에 강병현이라는 또다른 걸출한 장신 슈팅가드가 존재했기 때문에 김민구는 1번과 2번을 오가면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맞이하면서 FA계약 전 마지막 해라는 점과 김민구와의 포지션 중복 문제로 고민하던 허재 감독은 과감한 결단으로 강병현과 장민국을 내주고 반대급부로 김태술을 받아오게 된다. 이렇게 되면 김태술과 김민구는 확실한 포지션 분담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역대급 백코트진의 전력이 구축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된 상황에서 KCC의 2번 역할을 수행해줄 적임자는 사실상 김효범이 될 수밖에 없다. 신장은 김민구나 강병현 보다 작을지라도 수년전 모비스에서 보여줬던 그의 득점 능력은 2번으로서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모비스를 떠나온 뒤 기량이 쇠퇴한 모습을 보여줬고 또한 KCC에서도 본인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기량회복이 관건이 될 것이다.
지난 시즌 KCC는 타일러 윌커슨 때문에 울고 웃었다. 가공할만한 그의 득점능력은 인정받을만 했지만 들쭉날쭉한 수비력이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KCC의 공격을 이끌던 선수가 바로 김민구다. 윌커슨과 함께 종종 20득점 이상의 경기도 많이 보여주고 또한 윌커슨의 득점력을 믿은 KCC가 윌커슨과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둘의 득점력이 더욱 더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민구가 다음 시즌 뛸 수 없게 되면서 이 두 선수가 함께 코트를 호령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윌커슨이 다음시즌에도 득점력을 유지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윌커슨이 시즌 개막 후 득점 감각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 KCC는 시즌 초반부터 급격하게 무너질 수 도 있는 상황이다. 비 시즌 동안 윌커슨의 분발이 더욱 더 요구되는 이유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김민구의 회복
24살 신인급 선수가 저지른 한순간의 실수는 많은 것을 잃게 만들었다. 천재가드 김태술이 입단하고 소집해제 이후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올 하승진이 골밑을 지키며 지난 시즌 득점1위에 오를 만큼 강한 득점력을 지닌 윌커슨이 잔류하면서 다음 시즌 모비스의 3연패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던 KCC는 김민구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물론 반전의 여지는 남아있다. 김민구의 공백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윌커슨과 조화를 이룰 훌륭한 외국인 선수를 선발할 가능성과 이승현이 참가하는 신인드래프트에서 12.5%의 확률을 뚫고 이승현을 선발한다면 김민구를 잃은 데미지가 어느 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무엇보다 김민구가 치료를 잘 받고 뼈를 깎는 고통의 재활을 거쳐 기적적으로 재기해서 언젠가는 그의 농구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을 위해 코트를 밟는 순간을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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